신상 플로럴 향수 러시, 나에게 어울리는 꽃은?_선배's 어드바이스 #58

송예인 2021. 3. 2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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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맞아 쏟아져 나오는 플로럴 향수 중 내 이미지에 찰떡인 꽃 향 찾기.

꽃샘추위와 미세먼지 속에서도 꽃은 피어난다. 실내엔 이미 찾아왔고 곧 거리도 뒤덮을 꽃들처럼 올봄 플로럴 향수들도 퍼레이드 준비를 마쳤다. 셀 수 없는 세상의 봄꽃은 모두 향기가 다르고 조향사는 상상 속 꽃무더기 속에서 어떤 꽃을 가장 크게 피울까 끊임없이 고뇌한다.

사진 언스플래시

최초로 합성 향료를 다량 사용했던 샤넬 NO.5의 향기 속엔 의외로 재스민 꽃송이들이 만발해 있다. 러시아 황실 조향사 출신 어네스트 보(ERNEST BEAUX)가 새 향수엔 향료가 80가지 이상 들어간다고 했을 때 코코 샤넬이 그중 제일 비싼 게 뭔지 물었고 보가 “그라스산 재스민”이라고 하자 샤넬이 “더 많이 넣어주세요”라고 했기 때문이다. 용기와 이름은 혁신적일 만큼 단순하지만 향기는 무엇보다 호사스러운 향수는 그렇게 당시 여성들의 욕망을 가득 담은 채 탄생했다. 올봄 출시되는 플로럴 향수 원료 중에선, 과연 어떤 꽃이 숨겨진 나의 욕망을 채워줄까?

「 매그놀리아 MAGNOLIA 」
사진 언스플래시
꽃말 고귀함

매그놀리아, 즉 목련은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꽃 중 하나로 잎도 없이 나뭇가지에 크고 화려하게 피어나 이른 봄부터 신제품 향수에 많이 들어간다. 대부분 실제 목련에서 향료를 추출하는 게 아니라 다른 향료들을 조합해 이미지를 구현하는 방식을 쓴다. 매그놀리아가 주가 되면 기본적으로 신선하면서도 고고하고 신비로운 느낌이 든다. 다른 향료들에 의해 이미지가 많이 달라질 수 있다. 흰색에 가까운 파스텔 톤 옷을 자주 입고 이미지가 청초한 사람에게 아우라처럼 잘 어울린다.

에스티로더 뷰티풀 매그놀리아 - 톱 노트부터 사랑에 빠지는 것처럼 매그놀리아가 등장하며 수련, 마테가 보조하고 미들 노트엔 매그놀리아 오일에 가드니아와 로즈 얼티메이트 터키까지 더해지고 시더우드, 샌달우드, 머스크로 마무리하는 매그놀리리아 그 자체. 오드 퍼퓸 75ML, 13만2천원.
바나나 리퍼블릭 78 빈티지 그린 - 1978년 브랜드 창립을 기념한 향수로 그린 시트러스 우디 계열이지만 미들 노트에선 매그놀리아와 재스민 그린티, 휘그가 조화를 이루며 우아하고 매혹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마지막은 시더우드, 머스크, 베티버로 긴 여운을 남긴다. 오드 퍼퓸 75ML 7만6천원.
「 로즈 ROSE 」
사진 언스플래시
꽃말백장미- 결백, 빨간 장미 - 불타는 사랑, 분홍 장미 - 사랑의 맹세

꽃의 여왕이란 말처럼 향기마저 화려하다. 마음이 한없이 들뜨고, 사랑에 빠지고 싶어진다. 호메로스의〈일리아드〉에 아프로디테가 영웅 헥토르의 시신에 로즈 오일을 바르는 장면이 있었을 만큼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최음제나 부인병 약으로 쓰였다. 향료용 장미 중 가장 유명한 건 터키와 불가리아에서 나는 다마스크 장미고, 프랑스의 그라스(GRAS), 모로코의 칼라트음구나(KALAAT M’GOUNA)에선 센티폴리아 장미가 생산된다. 새벽 동트기 전 향기가 최고에 달했을 때 수천 년 전과 똑같은 방법으로 손으로 딴 꽃송이 몇 톤에서 로즈 에센셜 오일 한 병을 겨우 얻는다. 그런 만큼 천연 장미 향료는 식물성 중 가장 비싼 보석같은 존재라, 향수마다 함유한 양도 다르고, 아예 합성 향료를 쓴 것도 많다. 햇살을 좋아하는 장미처럼, 봄이 깊어질수록 장미가 주제인 향수가 쏟아져 나오지만 향과 품질은 천차만별이니 어떤 향료를 썼는지도 주의깊게 살피는 게 좋다.

킬리안 로즈 온 아이스 - 킬리안의 아내, 엘리자베스가 라임을 곁들여 온더락스로 즐기는 헨드릭스 진을 향수로 창조한 향수. 주니퍼 베리 에센스가 강렬하고 신선한 진을 연상시킨 후 센티폴리아 장미가 관능미 넘치게 피어나면 샌달우드와 머스크로 안정감 있게 마무리된다. 50ML 27만원.
마크 제이콥스 데이지 스프링 오 드 뚜왈렛 - 그린 카다멈의 스파이시한 향이 지나가면 터질 듯한 핑크 장미 꽃봉오리 같은 미들 노트가 피어나고 베이스 노트마저 로즈우드라 봄 장미의 상큼하고 톡 쏘는 듯한 느낌을 잘 표현한 밝은 향기. 오 드 트왈렛 50ML 9만3천원.
니콜라이 엔젤리스 페어 - 상큼한 베르가못과 블랙 커런트를 시작으로 장미와 재스민 부케가 달콤한 배와 만나 미묘한 대비를 이루며 패출리, 오크모스, 머스크가 어우러져 부드럽게 마무리 된다. 오드 트왈렛30ML 8만4천원, 100ML 19만8천원.
「 재스민 JASMINE 」
사진 언스플래시
꽃말 당신은 나의 것, 사랑스러움

중국, 대만과 인도, 동남아에서 널리 자라고 차로도 마실 만큼 생활 속에 향기를 불어넣는 재스민, 즉 말리꽃은 향수에서도 그렇다. 플로럴 계열이면 재스민이 안 들어간 걸 찾기가 더 어려울 만큼 이 칼럼에 소개한 다른 향수들도 들어간 게 꽤 있을 정도. 나무에 흐드러지게 피는 재스민은 두드러지지 않으면서도 향기롭다는 느낌이 많이 나며 편안하고 밝은 향이다. 그래서 과거 우울증, 불안증, 무력증 치료에도 널리 쓰였다고 한다. 향료로서는 역시 향수 산업 본산인 프랑스 그라스산을 최고로 치지만 천연 향료는 고가라 합성 향료가 널리 쓰인다. 특유의 안정감 때문인지 재스민이 주가 되거나 조금 더 무게감 있는 향료와 배합되면 자칫 고연령대 느낌이 날 수 있어 조향이 중요하다.

딥티크 오르페옹 - 브랜드 창립자 세 명이 자주 만나던 초기 딥티크 부티크 이웃 살롱 이름으로, 예술적 만남과 공동 창작을 기념하는 플로럴 우디 계열 향수. ‘돌발적 향기’로 재스민이 선택됐으며 시더우드, 통카빈, 주니퍼 베리 등 천연 향이 조화를 이룬다. 오드 퍼퓸 75ML, 22만원.
마이클 코어스 고져스! - 핑크 페퍼, 베르가못과 만다린의 톡 쏘는 상큼한 조합에 이어 재스민 삼박(아라비안 재스민), 튜베로즈, 일랑일랑 등 강렬한 화이트 꽃 향이 피어난 후 마지막은 캐시머란과 통카빈, 시더우드, 괴이악 우드 등 우디 계열과 스티락스, 벤조인, 스웨이드 베이스 노트로 편안하면서도 섹시하게 마무리된다. 50ML 9만8천원, 100ML 12만원.
「 튜베로즈 TUBEROSE 」
사진 픽사베이
꽃말 위험한 관계

영문명 때문에 착각하기 쉽지만 튜베로즈는 장미와 관계가 없는 월하향, 즉 수선화과 꽃이다. 백합목이 그렇듯 수려하고 고혹적인 향이 확 올라와 플로럴 계열 향수를 뿌렸다는 느낌을 확실히 주는 역할. 조향과 농도에 따라 다르지만 어떤 사람은 귀족적이라고, 어떤 사람은 독하다고 느낄 수 있다. 튜베로즈가 주가 된 향수는 세련된 도시인 분위기를 내고 싶을 때 선택하면 좋고 소량으로는 방대한 플로럴 계열 향수에 쓰인다.

디올 쟈도르 인피니심 - 그라스산 튜베로즈가 핵심이 되는 관능적이고 풍부한 플로럴 향수. 베르가못과 블러드 오렌지로 상쾌하게 시작된 향은 튜베로즈, 재스민 삼박, 센티폴리아 로즈로 활짝 피어나고 샌달우드로 그윽하게 마무리된다. 오드 퍼퓸50ML 16만8천원, 100ML 24만4천원.
에어린 메디터래니언 허니써클 인 블룸 - 햇살 가득한 지중해 해안에 피어나는 달콤한 꽃들을 그려낸 향. 베르가못과 자몽으로 상쾌하게 출발, 야생 허니써클과 튜베로즈가 화사한 꽃밭을 그려내고 프로방스 벌꿀 향이 달콤하게 남는다.50ML 15만2천원, 7ML 3만8천원.
「 오렌지꽃 ORANGE FLOWER 」
사진 언스플래시
꽃말 순결

향수를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상상할 수 있는, 말그대로 오렌지 나무에 핀 꽃 향이라 새콤달콤하면서 부담 없는 향이다. 꽃말처럼 순수하고 어린 느낌이 들어서 서양 결혼식 때 신부가 오렌지꽃 다발을 드는 전통이 있었고 플로럴 계열 향수를 처음 쓰는 사람, 십대나이십대초반에게도 잘 어울린다. 보통 시트러스 계열 향료와 조합해 더욱 신선한 분위기를 낸다. 그럴 경우 지속력이 조금 떨어져서 자주 뿌려줘야 된다는 단점은 있다. 남자 향수에도 많이 쓰이는 꽃향.

쇼파드 해피 쇼파드 비가라디아 - 톱 노트에선 비터 오렌지 나무의 쌉싸래한 향을, 미들 노트에선 오렌지 블러섬, 재스민이 피어나 활짝 꽃핀 오렌지 나무 같은 봄 향을 느낄 수 있으며 패출리, 시더우드, 앰버로 마무리하는 인상이 밝은 향수. 40ML 9만7천원, 100ML 17만5천원.
「 라일락 LILAC 」
사진 언스플래시
꽃말 첫사랑, 사랑의 추억

“라일락 꽃향기 맡으면 잊을 수 없는 기억에…”로 시작하는 가수 이문세의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처럼 라일락은 봄의 정점에서 피어나는, 순수한 추억이 떠오르게 하는 향이다. 향수 업계에서 4대 싱글 플로럴 향으로 꼽히지만 최근 향수에선 그리 많이 쓰이지 않을뿐더러 천연 향을 뽑는다 해도 실제 꽃향기기와 달라서 라일락 느낌을 낸 합성 향을 쓰는데, 그 역시 향수의 주가 되지는 않는 경우가 많다. 대신 다른 꽃 향과 함께 들어갔을 때 달콤하고 행복감을 고양하는 향이 되기 때문에 섬유 유연제에 특히 많이 쓰이며 봄 향수에 자주 등장한다.

구찌 길티 뿌르 팜므 - 라일락의 가볍고 신선한 느낌과 깊고 관능적인 느낌이 대비돼 마치 여성의 양면성을 보여주는 것 같은 향. 시트러스 계열에 핑크 페퍼가 더해진 상큼한 톱 노트 후 향기로운 라일락이 피치, 라즈베리의 과일향, 이집트산 제라늄과 조화를 이루고 패출리와 앰버로 묵직하고 따뜻하게 마무리된다. 오드 트왈렛90ML, 가격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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