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명 더 뽑고 전국 로켓생활권 계획 .. '유통대전' 버튼 누른 쿠팡

조인경 2021. 3. 1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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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1조원 투자해 통합물류센터 7곳·직원수도 5만명서 2배 확대
주요 유통기업도 대응 나서 .. 이마트 일일 배송물량 확대 총력
롯데마트, 오프라인 점포 물류거점화 .. 홈플러스는 점포 유휴공간 활용
쿠팡 경영진이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기념 ‘오프닝 벨’을 울렸다. 이날 행사에는 고객과 배송직원, 오픈마켓 셀러 등도 온라인으로 함께 했다. 무대 위에는 김현명 쿠팡 IR 팀장,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 존 터틀 NYSE 부회장, 거라브 아난드 쿠팡 CFO(왼쪽부터)가 서 있다.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고객들이 묻게 되는 세상을 만드는 것. 쿠팡이 미국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신고서에 적은 미션이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그동안 입버릇처럼 강조해온 목표이기도 하다. 이 목표가 현실이 될 날이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NYSE 상장 첫날 공모가 35달러 대비 40% 이상 오른 49.25달러에 거래를 마감하며 성공적인 글로벌 기업공개(IPO) 시장 데뷔를 마쳤기 때문이다. 쿠팡이 이번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은 5조원에 이른다. 이를 통해 쿠팡은 국내 시장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 과정서 온라인 시장의 강자인 포털 기업과 이커머스 기업, 유통 대기업과의 격돌은 불가피하다. 쿠팡발(發) ‘유통 대전’의 서막이 오른 것이다.

‘물류’ 확대 위해 5만명 고용

쿠팡은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국내 물류 시설 확대와 정보기술(IT) 기반 확대에 투입할 계획이다. 쿠팡의 물류 투자는 2014년 도입한 ‘로켓배송’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상품을 직매입해 품질을 보장하고 빠른 배송을 내세워 고객 만족도를 높인 쿠팡만의 서비스로, 이번 상장 과정에서도 투자자들에게 혁신적인 모델로 평가 받았다.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쿠팡은 자체 물류센와 자체 배송시스템을 만들었고 현재 전국 30여개 도시에 100개 이상의 물류센터가 있다.

쿠팡은 이를 확대하기 위해 8억7000만 달러(약 1조원)를 투자해 전국 7개 지역에 풀필먼트(배송, 포장, 보관, 재고관리 등을 통합하는 물류관리 시스템)센터를 세울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쿠팡 물류센터에서 10㎞ 이내에 있는 이른바 ‘로켓생활권’은 더욱 확대된다. 2019년 기준 로켓생활권 소비자가 3400만명이었는데 2025년까지 전국을 생활권에 둔다는 게 쿠팡의 계획이다.

여기엔 5만명의 신규 고용도 수반된다. 쿠팡의 직간접 고용 인력은 2018년 2만5000명에서 2019년 3만 명으로 늘었고 현재 직원 수는 5만 명이다. 여기에서 추가로 2025년까지 5만명을 더 고용하겠다는 것이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쿠팡은 전국에 구축한 물류 및 배송망을 통해 고용을 이끌며 지역일자리 창출의 역할도 한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쿠팡은 로켓배송을 필두로 다양한 서비스로 기존 소비자를 묶어두는 ‘락인효과’를 만들어 왔는데 여기에 대한 투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멤버십 서비스인 ‘로켓와우’, 신선식품 배달 ‘로켓프레시’, 동영상 서비스(OTT) ‘쿠팡 플레이’, 배달 애플리케이션 ‘쿠팡이츠’ 등이다. 이를 바탕으로 쿠팡의 재구매율은 지난해 기준 90%에 달했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국내 주요 온라인 쇼핑몰 중 쿠팡의 1인당 평균 결제 횟수와 재구매율이 가장 높다.

물류센터 대전 가시화

유통 기업들도 대응에 나섰다. 김범석 의장이 "한국의 상거래 시장은 530조원 규모"라며 앞으로도 국내 시장에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온라인쇼핑 시장 1위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지분을 교환하는 ‘혈맹’을 맺고 쿠팡에 맞대응을 선언했다. 다음주엔 오프라인 유통 시장 1위인 이마트와 2500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을 검토 중이다. SSG닷컴을 포함한 이마트는 현재 용인, 김포에 운영중인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NE.O)’ 3곳과 기존 이마트 점포를 활용한 피킹앤드패킹(PP)센터 110여곳을 통해 올해 안에 하루 배송물량을 14만여건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추가 네오 확보와 PP센터 리뉴얼 등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하루 배송물량 36만여건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홈플러스 역시 현재 운영중인 물류센터 3곳과 전국 139개 점포를 통해 배송서비스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홈플러스를 운영중인 MBK파트너스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오픈마켓 플랫폼과 기존 물류망을 결합해 더 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롯데마트는 롯데온, 롯데슈퍼와 함께 총 6개 물류센터, 전국 마트 113곳과 슈퍼 340여곳의 점포 활용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새벽배송 시장에서 급성장중인 신세계 SSG닷컴도 주목을 받고 있다. 신선식품 부문에서 상품력과 배송속도 모두 경쟁력이 있는데다 기존 점포를 활용할 경우 이미 전국적인 물류거점을 갖추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평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유통시장의 승자독식 구조가 더욱 가속화되는 가운데 미래성장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는 곳들은 그만큼 생존경쟁에서 빠르게 도태되고 소비자들에게 잊혀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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