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이미 빨간불" 빅데이터로 본 집값 [부릿지]
집값이 대체 언제까지 오를까. 지난달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률이 1.17%를 기록, 2008년 6월 이후 12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도 처음으로 9억원을 넘어섰다. 지금이라도 더 늦기 전에 집을 사야 하는지, 가격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실수요자의 고민이 깊어진다.
지금 서울 집값은 소득, 물가 대비 어느 수준에 놓인 걸까. 지금 집을 사도 괜찮을까
☞머니투데이 부동산 유튜브 채널 '부릿지'에서 빅데이터로 부동산 시장의 투자 지표를 제시하는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조한송 머니투데이 부동산부 기자
안녕하세요. '부릿지'입니다. 연초부터 계속되는 공급 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 상승세가 계속 되고 있습니다. 거래량이 줄고 집값 상승세가 다소 둔화되기는 했지만, 안정화됐다고 보기는 어려운데요. 그 어느 때보다도 내 집 마련에 관한 판단이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빅데이터로 부동산 시장에 대한 방향성과 투자 지표를 제시하는 '데이터노우즈'의 김기원 대표님을 모시고 얘기를 들어보고자 합니다. 방송에 앞서 말씀을 드리면 부릿지는 상승과 하락, 어떠한 방향성을 가지고 채널을 운영하지 않습니다. 그럼 빅데이터로 부동산 시장을 얼마나 짚어낼 수 있을지 대표님을 모시고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조한송 머니투데이 부동산부 기자
안녕하세요. 먼저 구독자분들께 소개 부탁드릴게요.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빅데이터 부동산투자 2021 대전망' 저자
저는 부동산 알파 리치고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데이터노우즈의 김기원 대표입니다. 2018년 2월에 ' 빅데이터 부동산 투자', 그리고 지난 2월에 '빅데이터 부동산 투자 2021 대전망'이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조한송 머니투데이 부동산부 기자
이력이 좀 다양하시더라고요. 수학과 컴퓨터 사이언스를 전공했고 은행, 증권, 보험사를 거치셨습니다. 부동산 데이터를 연구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빅데이터 부동산투자 2021 대전망' 저자
제가 부동산에 관심을 두게 된 시점이 10여 년 전쯤인데요. 국내에서 부동산 강의 좀 한다고 하는 분들을 다 찾아다녔죠. 수없이 많은 강의를 듣고 나서 가장 궁금했던 건 지금 투자를 해도 되는지, 그리고 투자를 한다면 어디에 해야 하는지였어요.
강의를 듣고 친해진 부동산 전문가들한테 물어봤죠. '지금 부동산 시장이 어디쯤 온 것 같냐'고요. 그분들이 각각의 개발 호재와 시각을 얘기해줬지만 저 스스로 납득이 안 되는 거예요. 사람도 성격, 능력, 체력, 집안 등으로 데이터를 나눌 수 있잖아요. 이런 데이터가 고루 좋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많은 거고요. 이처럼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데이터가 뭐가 있을지 연구를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리치고'라는 빅데이터 시스템을 만들게 된 거죠.
▶조한송 머니투데이 부동산부 기자
부동산 빅데이터라고 하셨는데요. 실거래가, 거래량 등 어떤 데이터를 근간으로 하는지, 그 양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해하실 것 같습니다.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빅데이터 부동산투자 2021 대전망' 저자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데이터가 엄청 많습니다. 가격 데이터는 기본이고요. 입주 물량, 미분양, 수급 데이터가 있어요. 그리고 부동산 시장에 대한 가치 평가를 어떻게 내릴 수 있을지 오랜 기간 고민한 결과 세 가지 데이터를 만들었습니다.
첫 번째가 '전세 대비 저평가' 인덱스입니다. 전셋값을 본질적인 가치로 보고요 투자나 투기 수요가 들어가 매매가와 비교한 거죠. 이 지표가 특정 지역 부동산 시장의 고점과 저점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두 번째가 '소득 대비 저평가', 세 번째가 '물가 대비 저평가' 인덱스입니다. 이러한 데이터를 조합해보면 특정 지역의 부동산 시장의 가격이 지금 어디쯤인지 대략 알 수 있어요.
▶조한송 머니투데이 부동산부 기자
몇 년 치 데이터인가요?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빅데이터 부동산투자 2021 대전망' 저자
종류마다 다른데요. 대략 16~17년 정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합니다.
▶조한송 머니투데이 부동산부 기자
양은 얼마나 될까요.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빅데이터 부동산투자 2021 대전망' 저자
엑셀 데이터로 따지면 한 10억 줄 이상 되겠죠.
▶조한송 머니투데이 부동산부 기자
전세 대비 저평가 인덱스는 전셋값과 매맷값을 비교하는 전세가율과 어떻게 다른가요?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빅데이터 부동산투자 2021 대전망' 저자
전세가율은 전셋값을 매매값으로 나눈거잖아요? 전세 대비 저평가 인덱스는 매매가의 증감률과 전세가의 증감률을 비교한 거예요. 실제 데이터를 가지고 설명하겠습니다. 이게 서울의 전세 대비 저평가 인덱스예요. 보면 언제가 가장 저평가됐나요? 2016년 초중반 정도가 서울의 아파트의 실제 사용가치가 가장 저평가됐죠. 그리고 실제로 2016년 초중반에 서울 아파트를 샀다면 엄청난 대박이 났겠죠.
전세가의 상승률이 더 높다는 얘기는 뭐냐면 사람들이 실제 사용 가치에 대한 의미를 더 많이 부여한다는 거예요. 그만큼 매매가는 거품이 없다고 볼 수 있는 거죠. 그런데 지금은 어때요? 굉장히 안 좋죠? 2014년 이후 전세 대비 저평가 인덱스가 가장 안 좋은 시점이 지금입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전세 대비해서 거품이 많다는 거죠.
▶조한송 머니투데이 부동산부 기자
2019년도부터 부동산 대책이 이어졌잖아요. 이러한 정책적 변수나 투자 심리도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데요. 빅데이터가 이런 것들을 포함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시장을 예측하는 데 한계가 있지 않을까요?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빅데이터 부동산투자 2021 대전망' 저자
맞습니다. 빅데이터가 만능은 아니에요. 하지만 등대로서의 역할은 그 어떤 부동산 전문가보다 낫다고 봐요. 사실 가장 중요한 데이터는 뭐냐면 가격이에요. 정부 대책이나 사람들의 신뢰나 이런 것들이 다 녹아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가격 데이터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보는 게 굉장히 중요하고요.
그리고 큰 흐름에서 보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규제하든가 완화하든가 둘 중 하나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그런 패턴이 계속 반복돼 왔어요. 규제 정책을 펼치고 부동산 시장의 변곡점이 오는데 대략 사흘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게 과거 데이터로 확인됐고요. 반대로 부동산 시장이 안 좋을 때 정부가 완화 정책을 펼쳤고 2~3년 정도 지나면 긍정적인 흐름으로 바뀌는 게 나타나고요.
▶조한송 머니투데이 부동산부 기자
2018년도에도 2017년 말 데이터를 가지고 시장을 전망하셨어요. 당시의 예측, 무엇이 적중했고 무엇이 달랐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빅데이터 부동산투자 2021 대전망' 저자
이게 2018년에 출간한 '빅데이터 부동산 투자'의 핵심 내용입니다. 노란색 지역이 있고 빨간색 지역이 있잖아요? 노란색 지역은 모든 데이터가 좋아서 올라갈 수밖에 없는 곳이에요. 반면 빨간색 지역은 모든 데이터가 다 안 좋아서 떨어질 수밖에 없는 곳이고요.
2017년 말 데이터로 봤을 때 1년 반~2년 동안 좋아질 곳이 어디냐면요. 서울, 대전, 전남이었습니다. 실제로 최근에 가장 많이 상승한 지역이 이 세 곳 이었고요. 반면 경남, 경북, 부산, 울산, 제주도 이 빨간색 지역은 모든 데이터가 안 좋아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는데 실제로 다 떨어졌어요.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빅데이터 부동산투자 2021 대전망' 저자
2019년 말 2020년 초에는 '서울과 주요 고평가된 지역은 2020년과 2021년을 기점으로 지는 해가 될 거고 일부 지방은 뜨는 해가 될 거다'고 전망했어요. 그때 당시만 하더라도 많은 사람이 '인구와 일자리가 줄어드는 지방 아파트 가격이 어떻게 올라가냐'고 했어요. 그 당시만 하더라도 별로 좋지 않았지만, 데이터들은 계속 바뀌잖아요?
지금 서울과 주요 고평가된 지역의 부동산이 지금 예상보다 조금 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요. 여기에는 예상치 못한 두 가지 변수가 있었어요. 첫 번째가 이제 코로나고요 두 번째가 부동산 대책입니다. 작년 하반기에 정부가 임대차 3법을 시행하면서 전셋값이 급등했잖아요. 전셋값이 급등하니까 매수에 나서는 분들이 늘면서 집값 상승세가 더 이어지고는 있어요. 이런 흐름이 올해 말이나 내년까지도 이어질 가능성이 없지는 않아요. 하지만 제가 다양한 데이터로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지금 분명히 (서울 집값이) 어깨 위고 상당히 고점에 있다는 겁니다.
▶조한송 머니투데이 부동산부 기자
올해 부동산 시장에 거대한 변곡점이 나타날 거라고 하셨어요.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변곡점은 언제, 어떤 이슈로 나타날 것으로 보는지 설명 부탁드려요.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빅데이터 부동산투자 2021 대전망' 저자
서울 중심으로 그다음에 전체적인 그림을 데이터 근간으로 설명할게요. 버핏 지수라고 혹시 아세요? 버핏 지수가 뭐냐면 GDP(국내총생산)와 주식 시장의 시가 총액을 비교하는 거예요. 주식 시장의 본질적인 가치를 GDP로 놓고 보는 거죠. 이 원리로 제가 만든 게 GDP 대비한 아파트 시가총액 데이터입니다.
밑의 것이 GDP고요 위가 아파트 시가총액입니다. 이 막대그래프는 GDP 대비 전국 아파트 시가총액 비율입니다. 막대그래프가 빨간색이고 높을수록 GDP 대비 아파트 시가총액의 거품이 많은 거예요. 그런데 막대그래프가 2017, 2018년은 살짝 좀 붉었죠. 2017년부터 막대그래프에 빨간불이 들어오더니 지금은 역사적으로 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이 엄청나죠.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빅데이터 부동산투자 2021 대전망' 저자
서울 데이터만 보면 조금 더 명확하게 보입니다. 2017, 2018년에 빨간불이 들어왔었죠? 그리고 저점은 2014, 2015년입니다. 실제로 이 데이터만 가지고 서울의 아파트를 매매했어도 수익률이 높았을 거에요. 그런데 지금은 어때요. 과거보다 비율이 훨씬 높죠. 그렇다고 해서 당장 집값이 하락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다만 서울 집값이 저평가냐, 고평가냐고 했을때 역사적으로 그 어떤 때보다 가장 거품이 많이 껴있다는 거죠.
다음은 국민순자산과 전국 아파트 시가총액을 비교한 거예요. 국민순자산에는 부동산도 들어갑니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집값에 거품이 많이 껴있는 거죠. 2006년~2008년에 이 비율이 굉장히 높았어요. 실제로 당시 서울 아파트값이 고점이었고요. 그리고 언제가 저점이었냐면 2013, 2014년입니다. 실제로 이때 서울이나 경기도 주요 아파트를 샀으면 굉장히 좋은 타이밍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국민순자산 대비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이 거의 20%에 달해요. 역사적으로 봤을 때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서울은 2007년, 7.3이 가장 고점이었어요. 저점은 2013년 5.1이고요. 그런데 2019년 기준으로 7.2입니다. 작년에 아파트 가격이 더 올랐잖아요? 지금은 2007년 고점 그 이상일 겁니다. 이것만 봐도 본질적인 가치 대비 지금 아파트 가격이 굉장히 고평가됐다는 걸 확인할 수 있어요.
이러한 여러 가지 데이터를 가지고 유추해봤을 때 저는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사이에 변곡점이 올 거라고 봐요. 실제 실거래 데이터를 봐도 지금 서울에서 상당수의 고가 아파트가 전 고점을 갱신하지 못해요.
추가로 거래량 데이터를 가지고 설명해 드릴게요. 과거 거래량이 많았을 때가 2006년 10월이에요. 그러니까 이때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이었던 거죠. 2006년은 연말은 지금과 매우 유사했어요. 많은 사람이 아파트를 못 사서 난리였어요. 하지만 엄청난 거래량이 터지고 나서 1년~1년 반 후에 가격이 내려갔어요. 그리고 2015년에 거래량이 급증했는데 이때는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치고 본격적으로 상승하던 시기에요. 이건 누가 샀냐면 선수들이 산 거예요.
▶조한송 머니투데이 부동산부 기자
어쨌든 하락이든 상승이든 전조현상으로 거래량이 급증했다는 얘기잖아요.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빅데이터 부동산투자 2021 대전망' 저자
네.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6월 사상 최대의 거래량이 발생했어요. 모든 투자의 기본은요 내가 산 가격보다 더 비싸게 사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대중들이 지난해 6월 공황구매를 했어요. 그러면 이후 사줄 사람이 더 있나요? 최근에도 아파트 거래 통계를 보면 20~30대의 매수 비중이 거의 절반에 육박해요. 나중에 이들 매물을 10대가 받아줄 수 있나요?
임대차 3법 영향으로 아직은 집값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어요. 하지만 지표상으로 집값이 고평가됐다는 점이 확인되고 집을 살 수 있는 매수 세력도 점차 약해져요. 하반기부터 보유세(재산세+종부세)도 늘잖아요. 그래서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어느 즈음에는 시장의 변곡점이 올 가능성이 크다고 봐요.
▶조한송 머니투데이 부동산부 기자
정책 이슈도 있었고 최근 들어 거래량이 많이 줄었는데요. 이미 부동산시장이 하락세 들어섰다고 분석하시나요?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빅데이터 부동산투자 2021 대전망' 저자
아니요. 아직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현재는 주식 등 자산 시장의 상황이 좋아요. 그렇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대세 하락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렵고요. 하지만 만약에 혹시라도 주식 시장이 하락하거나 환율이 올라간다면 조금 더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출연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 조한송 머니투데이 부동산부 기자
촬영 이상봉 기자, 김세용 인턴
편집 김세용 인턴
디자이너 신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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