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츠랩]"돌고돌아 결국 여기"..코로나 집콕에 웃은 '한국적 이케아'

장원석 2021. 2. 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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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간다, 한샘
한샘

리모델링 열풍에 3년 만에 매출 2조원 돌파
‘낡은 집도 내부는 깨끗하게’ 수요 충분
‘한국적인 이케아’ 확실한 시장지배력

경기 광명·시흥에 총 7만 가구 규모의 6번째 3기 신도시가 들어섭니다. 3기 신도시 중 덩치가 가장 크네요. 앞서 정부는 2·4 대책 때 2025년까지 전국에 26만3000가구(수도권 18만 가구)의 주택을 지을 신규 택지를 확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공급 확대에 미온적이던 정부가 확실히 기조를 바꾼 듯 보입니다. 물론 당장 공급이 확 늘어나는 건 아닙니다. 아직 2기 신도시도 덜 지었으니까요. 어쨌든 아파트를 많이 지으면 수혜를 보는 곳이 있을 겁니다. 건설사가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껍데기 말고도 집엔 필요한 게 많잖아요? 가구나 인테리어가 대표적이죠. 한샘을 떠올린 이유입니다.

2020년에 한샘은 활짝 웃었습니다. 매출액이 2019년(1조6984억원)보다 21.7% 늘어난 2조674억원을 기록했죠. 역대 가장 좋은 성적표인데, 2017년 이후 3년 만에 매출 2조원대에 복귀한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영업이익도 66.7%나 늘었습니다.

코로나 덕 좀 봤습니다. 재택근무 등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자 사람들은 집 분위기를 바꾸는 데 과감히 지갑을 열었습니다. 가볍게는 가전이나 가구를 새로 사는 거죠. 확 뜯어고치는, 즉 리모델링 수요도 많았습니다.

신혼집이든 리모델링이든 이것저것 알아보신 분이라면 들어보셨을 겁니다. “돌고 돌아 결국 한샘 간다”는 말을. 제품군이 다양한데다 가격도 대략 중간 수준이라 나온 얘길 겁니다. B2B 비중이 큰 현대리바트와 달리 한샘은 B2C가 강점인데요. 지역별로 매장을 많이 보유해 오프라인에 강점이 있지만 한샘몰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전략도 나름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한샘이라고 하면 가구가 먼저 떠오르지만 매출 비중은 가구보다 리모델링(부엌 포함) 부문이 더 큽니다. 한샘의 리모델링 브랜드 리하우스는 이 시장의 강자입니다. 몇 년 전부터 전국 매장을 꾸준히 늘리고, 성장에 대비해왔죠. 강승수 한샘 회장은 불과 6~7년 뒤인 2027년 매출 10조원을 달성할 거라고 공언했는데, 여기엔 리모델링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습니다.

셔터스톡

실제로 리모델링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거로 보입니다. 단기적으로는 ‘1가구 1주택’ ‘실거주’ ‘재건축 규제’ 등을 강조하는 정부 정책과 관련이 있죠. 남의 집 살면 굳이 돈 들여 수리를 안 하지만 당분간 내가 살 집이라면 얘기가 다른 거죠.

이런 집 꾸미기 열풍은 코로나 인한 단기 이슈가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1~2인 가구 비중 증가, 노후 주택 비중 증가 같은 구조적 변화와도 맞물려 있기 때문이죠. 집은 좁고 낡아도 깨끗한 집, 예쁜 집에 살겠다는 밀레니얼 세대가 소비의 주축으로 떠오른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주가 측면에서 한샘의 전성기는 2014년~15년. 이케아의 한국 진출 직후입니다. 이케아는 가구를 꼭 제품 단위로 사야하는 건 아니란 점을 잘 보여줬습니다. 대형 쇼룸을 내놓고 방 전체, 집 전체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모델이죠

이케아 출현이 강력한 위협이었지만 한샘은 가장 한국적인 이케아로 체질 변신을 잘 했습니다. 당시 그 기대감에 주가가 33만원대까지 치고 올라갔죠. 그때와 같은 수준은 아니어도 장사할 여건이 좋아졌고, 좋아질 거란 점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다만, 지난해 가구가 워낙 잘 팔렸으니 올해는 덜 팔릴 수 있습니다. 가구를 해마다 바꾸진 않으니까요. 지난해 리모델링 사업이 잘 된 건 일시적인 주택 거래량 증가에 기인한 측면이 있습니다. 기저효과로 올해는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의미죠. 약 3년 동안 10만원 전후에 묶여 투자자의 관심이 덜한 것도 약점.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어게인 2014는 아니겠지만 결국 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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