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카드 있으면 절대 코로나 안 걸려".. 순복음교회 '황당'
[박정훈 기자]
▲ 이영훈 목사가 일명 '안티 코로나 바이러스 카드'를 들고 효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 유튜브 캡처 |
"카드를 지니고 있으면 절대 코로나가 안 걸립니다. 진짜래. 그래서 전 교회에 나눠드리고 한 달 동안 체크할 겁니다."
이영훈 여의도 순복음교회 담임목사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일명 '안티 코로나 바이러스 카드'를 신도들에게 배포한다고 밝혔다가 구설수에 올랐다.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교회 측은 뒤늦게 배포 계획을 철회했다.
이 목사는 3일 순복음교회 수요예배 설교 시간에 코로나 바이러스를 극복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다가, 갑자기 "코로나 이기는 비결이 있다. 특별한 카드를 연대 교수님이 보내왔다"라면서 한 카드를 소개했다. 그는 "한 달동안 한 사람도 그걸로(카드)로 인해 (확진자가)안 나오면 박사님이 발명한 것을 인정한 것이다. 교무국 통해서 전달이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예배 마지막에 이 목사는 다시 카드에 대해 언급하면서 "한 두 주 동안 안티 코로나 바이러스 카드가 갈 거다. 연세대 박사님께서 여러 가지 검증을 한 후에 3D파장이 나가서 (카드를) 가진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코로나 확진 걸린 사람이 없고 확진 된 사람도 속히 치유가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 몇 개 도시 전체적으로 이 카드를 테스트하고 있다. 여태까지 카드를 가진 사람 중에 한 사람도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여러분 가족 수대로 아이들까지 다 하나씩 드리겠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 후에 신자들 사이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 목사는 "종이 한 장에 역사가 나타나겠나 의심하지 말고 하여간 지니고 (있다가) 한 달 후에 여러분에게 확진자가 나오나 안나오나 확인하겠는데... 지금까지 한 사람도 나온 사람이 없다"라며 "여러분들은 갖고 계시기만 하면 된다. 갖고 계시면 파장이 나와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차단하고 또 죽이고 하는 거니까"라고 덧붙였다.
카드 만든 의대 교수 "코로나19용 유엔카드 효과는 100%" 주장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막는다는 이 카드는 김현원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교수가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지난해(2020년) 11월 <디지털 3D파동이 COVID-19을 해결한다-뉴패러다임 과학은 답을 알고 있다>라는 책을 내고, 이 카드를 부록에 실었다. 김 교수는 이를 '코로나19용 유엔카드'라고 명명했다.
김 교수가 <뉴패러다이머 - 물질너머 뉴패러다임과학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라는 카페에 직접 올린 책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해당 카드는 코로나19의 치료제로 알려진 렘데시비르, 나파모스타트와 같은 물질들의 디지털 3D파동을 담고 있다.
보도자료에서 김 교수는 "이 카드를 지닌 사람은 코로나19으로부터 예방될 수 있고, 확진자와 환자도 쉽게 회복될 수 있다"라며 "책의 부록을 넘어 책 전체에 카드보다 더 강하게 코로나19를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디지털 3D파동을 담았으며 이것 자체가 뉴패러다임 과학을 증거한다"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지난 1월 9일 앞에 언급된 뉴패러다이머 카페에 "지금까지 카드를 지닌 사람들 중에 한 명도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이 없다. 이것 자체가 훌륭한 데이터가 된다"라며 "백신의 기준으로 판단했을 때 우리의 코로나19용 유엔카드의 효과는 100%"라고 썼다. 그는 "임상시험 3상을 준비할 때"라며 "종교단체, 군부대, 특정 도시와 같이 집단적으로 통계처리가 가능한 곳을 선정하여 카드를 공급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매스컴에 날 때가 아니다. 패러다임이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감염병 관련 교수들은 효과가 없다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드의 효과에 대해서는 "책에 다 나와있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순복음교회 측은 "교회 한 장로가 성도들의 건강을 위해 선의로 무료 제공한다고 해서 이영훈 목사가 예배 광고시간에 잠깐 소개했다"라며 "효과가 과학적으로 검증이 안 된 상황에서 깊이 검토하지 못하고 소개하는 바람에 문의가 잇따랐다.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하다. (카드를) 성도들에게 나눠주려던 계획을 중단했다"라고 밝혔다.
순복음교회, 논란 일자 '배포 취소'... 전문가들 "과학적 효과 없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대형교회인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안티 코로나 바이러스 카드'등의 검증되지 않은 코로나19 예방법이 퍼진 상황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부적'처럼 심리적인 안정은 줄 수 있겠으나 과학적 효과는 없다"면서 "대형 교회에서 쓰게되면 교회에 대한 불신만 더 커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역시 "교회에서 비과학적이고 검증이 안 된 걸 권유하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에 노출되도 괜찮다고 여길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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