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집값 9년 만에 최고 상승..'백약이 무효'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11월 기준 전국 주택매매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42%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1년 6.14%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15억 원이 넘는 아파트의 대출을 전면 금지한 지난해 말 12·16 대책에 이어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치면서 올 초 부동산 시장은 숨을 고르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3월과 5월 두 차례 내리자 풍부한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오면서 집값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정부는 2019년 12.16대책 발표 이후 올해도 6.17대책과 7.10대책 등 부동산 대책을 연이어 발표했으나 비규제지역의 풍선효과만 불러일으키며 집값을 안정화에 실패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6월부터 아파트 매매시장이 과열되기 시작하더니 하반기부터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하고 30대의 패닉바잉 현상마저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올해 11월까지 2.40% 오르며 최근 5년 평균 상승률(3.19%)을 밑돌았다. 강남(0.33%), 서초(0.41%), 송파(1.25%) 등 강남 3구는 대출 및 세금 규제로 평균을 하회했다. 반면 중저가 주택이 많은 외곽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자치구별로 보면 노원구가 4.30%로 가장 많이 올랐고, 이어 △구로 3.44% △동대문 3.28% △강북 3.17% △마포 3.10% △영등포 3.04% △도봉 2.93% 등의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경기도는 11월까지 8.08% 오르며 2007년(8.06%) 상승률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랐다. 특히 △용인시 수지구 21.65% △수원시 영통구 21.42%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임대차 입법 개정 이후에 전세시장의 매물 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지방 주택시장 또는 비규제지역으로 거래시장의 가격 상승이나 거래량 움직임 등이 전이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전국 전셋값은 11월까지 3.60% 오르며 2015년(4.58%)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수도권의 경우 경기도가 5.65% 오르며 2011년(13.24%) 이후 9년 만에 최고로 상승했다. 서울(3.01%)과 인천 (5.35%)도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시장에선 내년에도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입주물량이 평년보다 줄어드는데다 내년 부동산시장의 주요 변수로 꼽히는 전세불안 역시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내년 아파트 입주물량의 감소는 전세시장의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 "내년 아파트 시장은 지속하는 전세 수급 불균형이 전셋값 상승과 함께 매매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전세 물건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가 ‘11·19대책’으로 내놓은 전세물량이 시장의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여기에다 코로나19로 인한 저금리 기조가 내년에도 이어져 자산시장에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토지보상금의 주택시장 유입에 따른 집값 상승도 우려된다.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사이 풀리는 토지보상금만 5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중 10%만 주택시장에 유입돼도 집값 상승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부동산중개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 둔화, 보유세 부담 등에 따른 다주택자 매물 증가 등의 영향으로 집값이 올해처럼 두 자릿수 이상 오르기는 힘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올해보다 2배 가량 오른 종합부동산세는 내년 6월 1일 보유한 주택 기준으로 내년 12월에 부과된다. 오른 양도세는 내년 6월 2일 양도분부터 적용키 때문에 그 이전에 다주택자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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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양승진 기자] broady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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