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티지지 교통장관 지명, 미국 첫 성소수자 장관 나오나
하버드대 출신에 7개 국어 구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5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자신과 경쟁했던 피트 부티지지(38)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을 교통부 장관으로 지명했다.
바이든 인수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지명 소식을 전하며 “부티지지 전 시장은 선구자적이고 앞서 생각하는 행정적 리더십을 갖췄다”고 밝혔다. 또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대선에 도전한 주요 후보는 미국 역사상 그가 처음이었고, 주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최연소 후보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가 상원 인준 절차를 통과하면 미국의 첫 ‘LGBTQ’(동성애자·양성애자·성전환자 등 성소수자) 각료가 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위터에서 “부티지지는 지도자이자 애국자이며 문제 해결사”라며 “일자리, 사회기반시설, 기후 문제 등에 도전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부티지지는 “바이든 당선인이 내게 나라를 위해 봉사해달라고 부탁해줘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또 “지금은 수백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사회에 다시 생기를 불어넣는 현대적이고 지속 가능한 인프라를 통해 더 나은 재건을 해야할 때”라고 포부를 밝혔다.
미 교통부 장관은 1년에 900억 달러(약 98조원)의 예산을 다룬다. 블룸버그통신은 부티지지 지명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승객 급감으로 분투 중인 항공사와 운송업체의 회복을 돕는 역할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부티지지는 2월 아이오와에서 치러진 첫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1위를 하며 ‘깜짝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후 경선에서 순위가 떨어지자 한 달 만에 후보에서 물러나며 바이든을 지지했다. 중도 성향에 탁월한 정책 제시 능력으로 눈길을 끌었지만, 연방 정치 경험이 부족하고 동성애자라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는 2015년 커밍아웃했고 2018년 결혼했다.
부티지지는 2012년부터 올해 초까지 인디애나주에서 네 번째로 큰 사우스벤드의 시장을 지냈다. 29세에 처음 시장에 당선된 그는 지역 경제 몰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장 재직 중이던 2014년 휴직을 하고 아프가니스탄에 해군 정보장교로 파병근무를 한 뒤 복귀하기도 했다. 그는 하버드대에서 역사와 문학을 전공하던 중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돼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유학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맥켄지 앤 컴퍼니에서 컨설턴트로 일한 경력도 있다. 스페인어·프랑스어·이탈리아어·아랍어 등 7개 국어를 구사한다고 한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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