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보선 앞두고 부동산 공약 속속..효과·실현 가능성 '글쎄'

노해철 기자 2020. 12. 1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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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공급 두고 "공공주택"vs"재건축 규제 완화"
"공공만으로 주택공급 한계..민간 공급 풀어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보이는 서울의 아파트 단지. 2020.12.2/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노해철 기자 = 여야 정치권에서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각종 부동산 공약을 내놓으면서 대책 효과와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택공급 확대는 같지만 여권은 공공주택을 늘리겠다는 반면, 야권에선 재건축 규제를 완화를 들고나왔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공 주도의 주택공급만으론 충분한 공급 신호를 주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민간에서의 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해선 정비사업 규제 완화가 필요하지만,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상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16일 국회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여당에선 처음으로 서울시장 출마 선언에 나선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시에 공공주택 16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전세난을 겪는 주거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공급량을 늘려 주거 안정을 지원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그는 강변북로와 철도부지 위에 택지를 조성해 약 1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내놨다.

주택공급 방식으로는 토지임대부나 환매조건부 주택 등 공공 자가주택이 거론된다. 이는 변창흠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 내정자가 주장하는 공급 방식이기도 하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공공이 토지 소유권을 갖고 건물만 수분양자에게 넘기는 방식이다. 환매조건부 주택은 공공에 주택을 되팔도록 한 방식이다. 시세 대비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는 대신 과도한 시세차익에 대해서는 공공이 환수하겠다는 취지다.

야권 출마자들도 서울 주택공급 확대를 공약하면서 표심 잡기에 나섰다. 이들은 그동안 정부 규제로 막힌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하는 등 민간을 통한 주택공급에 속도를 내겠다고 자신했다.

지난 3일 서울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국민의힘 소속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향후 5년간 주택 65만 가구를 공급한다고 공약했다. 뉴타운, 재개발 등 정비구역 해제지역 393곳에서 사업을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최대 35층으로 제한한 아파트 층수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달 19일 출마를 선언하면서 한강 변 재건축 단지인 '허니스카이'와 80층 규모 주상복합 건물인 '서울블라썸'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공급 대상은 청년과 신혼부부 등 주거 취약계층이다. 아울러 Δ정비구역 지정요건 완화 Δ노후 불량주택 요건 완화 Δ기부채납 비율 완화 Δ일몰제 완화 등 민간 정비사업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부동산 이슈가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 집값 상승에 전세난까지 겹치면서 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부동산 해법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서울 집값과 전셋값을 잡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충분한 공급"이라며 "유권자들이 각 후보자의 주택공급 공약에 대한 실행 능력이나 현실 가능성을 보고 투표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출범 이후 주거복지로드맵, 3기 신도시 등 공공주택 위주로 공급 정책을 추진해왔지만, 시장에선 그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기 때문이다.

고 겸임교수는 "공공을 통해 주택 공급을 늘리는 것은 좋지만, 수요자들이 원하는 양질의 주택 공급에는 한계가 있다"며 "민간에서도 충분한 공급이 이뤄지도록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함께 추진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제는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건 야권 후보자 중 서울시장 당선자가 나오더라도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는 집값 상승 등을 이유로 정비사업 규제 완화에 대해 난색을 보이고 있다. 현재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안전진단 강화 등 정부 규제로 재건축 사업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현 정부 임기가 1년 반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부동산 정책 기조를 바꾸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정부 정책 기조와 상반된 서울시 공급 정책은 실현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다.

sun9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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