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가서 제자 삼으라' 사명에 침묵하는 구경꾼 신자인가

2020. 12. 16.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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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시대 셀 제자양육을 말한다 <12>
예수마을셀교회 남성 성도들이 지난 2월 경기도 수원 가정에서 셀 리더의 인도로 모임을 하고 있다.


많은 교회가 성경공부를 하고 제자훈련을 한다. 하지만 사단과 치열하게 싸워 코피 터지고 상처 날지라도 두려워하지 않는 성도, 비상하는 독수리처럼 한 영혼을 건져내는 성도가 이 땅에 과연 얼마나 될까.

필자도 국내 유명한 제자훈련을 직접 받아봤다. 여러 선교단체 훈련 자료로 20여년간 직접 제자훈련도 해봤다. 은혜가 있었고 인격성숙도 나타났다.

하지만 결정적 문제가 있었다. 재생산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았다. 설령 전도하더라도 목회자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뒷짐을 졌다. ‘내가 고생해서 전도해왔으니 이제 목사님이 알아서 해주실 차례입니다’라고 여겼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성도가 그저 예수 믿고 천당행 티켓만 받아놓고 산다. 거기서 끝이다. 그들이 속한 삶의 현장에 가면 주께서 하신 마지막 명령 ‘너희는 가서 제자 삼으라’ 앞에서 침묵한다.

교회 내면을 들여다보면 쉽고 편하게 신앙생활하려는 성도가 의외로 많다. 파레토 법칙이 있다. 이 법칙은 상위 20%의 구성원이 나머지 80%의 구성원을 끌고 간다는 것이다.

오늘날 교회 안에서도 이 파레토 법칙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예배당의 좌석만 채워주면 교인으로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는 80%의 열심 없는 교인들, 그리고 80%의 교인들을 섬기느라 20%의 생산적이고 신실한 일꾼들이 세상을 정복할 에너지를 모두 소비하고 탈진한다.

교역자와 몇몇 헌신된 성도만 열심히 노 젓는 전통적 목회를 ‘뱃놀이 목회’라 한다. 그러나 소그룹 중심의 교회는 모든 성도가 함께 노를 젓는 ‘조정 목회’라 비유할 수 있다.

건강한 교회가 되려면 교회가 소비자 중심의 교회에서 생산자 중심의 교회로 가야 한다. 구경꾼 신자가 가득한 교회가 아니라 사역자가 가득한 교회가 돼야 한다는 말이다.

교회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 종류의 사람이 있다. 첫째는 교불자다. 교회를 다니는 불신자다. 한마디로 구원의 확신도 없이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다. 아내 부모 상사 사업의 눈치 등 인간관계 때문에 다니는 사람들이다.

둘째는 신자다. 이들은 구원의 확신은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신앙생활의 중심이 나의 유익과 만족, 필요를 채우는 게 있다. 하나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삶은 후순위다. 신약 시대에 예수님을 따라다녔던 수많은 무리와 같다. 먹는 문제를 해결 받기 위해, 질병을 고치기 위해, 좋은 말씀 듣기 위해 주님을 따라다녔던 무리처럼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 많다. 이들은 가르치고 치유하고 전도하는 일에 관심이 없다. 교회가 하는 일엔 별 관심이 없다. 오직 나만 은혜받고 만족과 필요를 채우기 위해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이다.

셋째는 제자다. 나의 만족과 유익을 넘어 하나님의 만족,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는 사람이다. 예수님께서 가셨던 그 길, 십자가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이다. 예수님은 당신을 따라오는 무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나를 따라오는 목적이 무엇이냐. 너희는 진정 내 제자가 되려고 따라오느냐.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를 부인하고 가족이라는 인정을 내려놓고 십자가를 지라. 목숨을 내놓고 십자가를 져야 한다.” 이 사람이 제자다.

이런 제자가 가득한 건강한 교회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가장 좋은 무기는 바로 셀 제자양육이다. 평신도가 셀 제자양육을 하면 본인이 먼저 엄청난 은혜와 회복을 경험한다. 사람이 확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설교만 듣고 훈련만 받다가 실제 제자양육 현장에서 주인공이 돼 복음을 전하고 제자를 삼아 보니 그 기쁨이 배가 된다. 자연스럽게 감격스러운 삶을 살게 된다.

셀 제자양육은 예수님의 지상 대명령인 제자화 비전에 헌신하는 성도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최고의 현장이다. 셀 제자양육을 통해 교회공동체를 든든히 세우는 소그룹 리더들이 자연스럽게 발굴되고 세워진다.

주님은 “그 열매로 나무를 안다”(마 12:33)고 하셨다. 셀 제자양육을 통해 영혼의 열매를 보는 것이다. 제자양육을 통해 불신자들이 주님께 돌아오고 두세 사람이 모이면 소그룹이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그러면 담임목사는 그 사람을 소그룹 리더로 세운다.

신학교를 나오면 목사 안수를 받는다. 많은 신학교 졸업생이 사역의 열매가 검증되지도 않은 채 목회사역에 뛰어든다. 당연히 본인은 목회가 안 돼 힘들고 가족도, 주변 사람도 어려움을 겪는다.

예수마을셀교회는 셀 제자양육을 진행하면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평신도가 하나님 나라와 교회를 위해 생명 거는 제자로 변화되곤 한다. 열매로 검증된 소그룹 리더 중에는 소명을 받아 신학을 하고 교회를 세우는 사역자로 함께하는 이들도 있다.

예수마을셀교회는 부교역자를 절대 외부에서 초빙하지 않는다. 성도 중에 열매가 있는 제자에게 신학훈련을 시켜 부교역자로 세운다. 자연스레 교회의 DNA를 충분히 이해하며 담임목사와 같은 뜻, 같은 마음으로 같은 열매를 맺는다. 현재 20여명이 목회자 학위과정(국제사역자훈련원)에서 신학 훈련을 받고 있다.

박영 수원 예수마을셀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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