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는 자 눈높이에 맞춘 예수님 전도 방법과 맞닿아"
충북 청주는 한국교회 선교 역사에서 중요한 곳 중 하나다. 미국 북장로교회에서 파송한 프레더릭 S 밀러 선교사(한국명 민노아·1866~1937)가 청주에서 사역했다.
1892년 내한한 밀러 선교사는 1937년 하늘의 부르심을 받기 전까지 청주에서 줄곧 활동하며 중부권 복음화의 초석을 다졌다. 그는 한국 불교의 중심지 중 하나였던 청주에 교회와 근대학교뿐 아니라 경상도와 전라도로 선교를 떠나는 선교사들이 중간에 쉬었다 갈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만들었다. 이곳이 지역 복음 전파의 플랫폼이 됐다.
그로부터 100여년이 지난 지금, 코로나19가 불러온 영적 침체를 몰아내고 청주에 다시금 복음의 불씨를 피우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청주 서원구 미평동 상당교회(안광복 목사)가 복음의전함(이사장 고정민 장로)과 함께 ‘대한민국 방방곡곡 복음심기 캠페인’에 나선 것이다. 이 캠페인은 버스와 택시 등 대중교통수단 광고판에 전도 문구와 복음적 메시지를 담아 ‘예수 복음’을 전하는 전국적 캠페인이다. 지난 4일 안광복 목사와 전화로 인터뷰하며 캠페인 참여 계기와 지역 복음화를 위한 교회의 비전을 들었다.
상당교회는 1976년 개척된 이후 6000명의 성도가 출석하는 교회로 성장한 청주의 대표적 교회 중 하나다. 건물 외벽에 ‘행복한 청주 상당교회’를 붙여 놓을 만큼 지역 복음화와 지역사회 내 교회의 존재 의미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안 목사는 “‘교회가 있어 뭐가 좋으냐’는 지역 주민들의 물음에 답을 줘야 한다는 책임감과 사명감을 늘 느끼고 있었다”면서 “이웃들에게 그저 전도 목적으로 다가가는 것에 그치기보다는 그들의 필요를 어떻게 하면 채워줄 수 있을지 항상 고민했다”고 말했다.
2016년 상당교회에 부임한 안 목사는 지역 교회의 전통적 역할과 전도 방식에서 벗어나 시대에 부응할 수 있는 변화를 모색해왔다. 광고로 예수 복음을 전한다는 이번 캠페인이 하나의 답이 됐다. 전하는 자가 아닌 받는 자의 눈높이와 필요에 맞춰 복음을 전한 예수의 전도 방법과 맞닿아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안 목사는 비대면 시대 복음 전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묻는 말에 “세상이 얼마나 빠르게 변화하고 치열하게 노력하는지 아는가”라고 반문하며 “복음이라는 본질적이고 명백한 내용물을 전하는 도구와 방법은 세상의 눈높이에 맞게 상식적이어야 한다”고 답했다. 공격적이거나 자기중심적인 포장지로 인해 내용물이 왜곡되면 안 된다는 이야기였다.
이어 “믿음은 들음에서 난다고 하는데 복음 광고를 통해 들릴 성령의 음성이 믿지 않는 자들에게 전해져 구원받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코로나19로 많은 이들이 두려워하며 소망을 찾는 이 시기, 절망을 평안과 소망으로 바꿔 참된 기쁨을 주는 복음이 곳곳에 잘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상당교회는 무릎담요와 핫팩, 달력, ‘청주가 따뜻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적힌 카드를 담은 행복드림박스 3000개를 소외계층과 지역 주민에게 나눠주는 연말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상당교회와 복음의전함이 전하는 예수 사랑의 따듯한 메시지도 청주 곳곳의 버스와 택시 광고판에 담겨 내년 초까지 사람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고정민 이사장은 “캠페인을 알리기 위해 수개월째 전국을 방문하면서 복음전파를 향한 성도들의 진심을 느낀다”며 “복음광고를 부착한 버스와 택시들이 우리 교회 앞을 지나가고 우리 교회가 홍보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교회가 하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하나님이 기뻐하실 거라는 믿음을 보여 준 성도들에게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교회에 덧씌워진 부정적 인식이 캠페인에 미칠 영향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고 이사장은 “국내외 도시에서 복음광고 캠페인을 펼쳤는데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으며 시작한 적이 없었다”며 “하지만 하나님께선 복음 전파라는 열매가 더 귀하게 맺히도록 그 과정에서도 이끌어주신다는 걸 체험했다. 오히려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오는 15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대한민국 방방곡곡 복음심기’ 캠페인은 대중교통수단이라는 이동형 매체를 통해 복음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노출해 대중들에게 다가간다. 버스와 택시가 복음광고판이 돼 대중에게 친근한 크리스천 연예인들이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기독교에 대한 국민들의 일부 부정적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도 이바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3만5000원이면 하루 동안 버스와 택시 각 한 대에 복음광고를 실을 수 있다. 800만 기독교인이 버스와 택시를 1대씩만 책임진다면 전국의 모든 버스와 택시에 예수님의 사랑을 싣고 달릴 수 있다. 복음의전함 공식 홈페이지(jeonham.org)나 유선전화(02-6673-0091)로 문의하면 후원방법을 안내받을 수 있다.
임보혁 최기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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