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없는 여행, 군산 1박 2일 코스

정예진 2020. 12. 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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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3시간. 하지만 90년이나 거스른 여행을 할 수 있다.

서울에서 고작 3시간을 갔는데, 시간은 무려 90년을 거슬러 올라왔다. 아직 이런 건물이 있었다니. 이런 건물이 이렇게 예쁘게 서 있었다니. 전북 군산은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도시다. 일제시대의 건축물들이 서 있는 근대문화유산 거리를 걷다보면 왜 군산을 ‘근현대사 야외박물관’이라 부르는지 이해가 간다. 박물관이며 미술관, 도시 곳곳에 자리한 빈티지 스타일의 카페는 여느 도시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맛있는 음식. 짬뽕과 단팥방 말고도 군산에는 먹을 게 참 많다. 군산으로 떠나봅시다.

「 첫째 날 」
째보선창
째보선창
12:00 번성했던 군산을 기억하는 곳, 째보선창

군산은 일제강점기 시절 크게 번성했다. 그 중심이 바로 째보선창이다. 군산을 배경으로 1930년대 식민지 사회를 그린 채만식의 소설 〈탁류〉에도 나온다. “선창은 분주하다. 크고 작은 목선들이 저마다 높고 낮은 돛대를 옹긋중긋 떠받고 물이 안보이게 선창가로 빡빡이 들이밀렸다. 칠산 바다에서 잡아가지고 들어온 젓조기가 한창이다. 은빛인 듯 싱싱하게 번쩍이는 준치도 푼다. 배마다 셈 세는 소리가 아니면 닻 감는 소리로 사공들이 아우성을 친다. 지게 진 짐꾼들과 광주리를 인 아낙네들이 장속같이 분주하다.”

지금의 째보선창은 약간은 무심한 풍경이다. 그나마 째보선창의 옛날을 조금이라도 말해주는 풍경이 생선을 다루는 해산물 사업장과 선박 수리공업사들이다. ‘째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이 선창을 장악하고 있던 객주의 우두머리가 째보였기 때문이라고 하고, 포구의 한쪽 귀퉁이가 움푹 파인 모양을 두고 입술이 째진 것 같다고 해서 ‘째보’라 불렀다고도 한다.

위치 : 전북 군산시 신영동

해성식당

12:30 입에서 사르르 녹는 그 마스 해성식당 반지회무침

해성식당은 반지회의 원조격이다. 20년 전, 근처의 다른 식당이 준치회를 낼 때 해성식당은 반지회를 냈고 준치가 귀해지면서 다른 식당들도 모두 반지회를 내기 시작했다고 한다. 반지는 밴댕이다. 군산에서만 반지로 부른다. 반지가 표준어고 밴댕이는 강화의 사투리다. 잡자마자 급랭시키는 반지회는 냉동이지만 고소한 맛이 살아있다. 상추회보다는 차조기나 깻잎에 싸먹야 더 맛있다. 입에서 사르르 녹는 듯한 부드러운 육질과 갓김치의 매콤 알싸한 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위치 : 전북 군산시 해망로 146-17

문의 : 063-442-5349

해성식당

또는

빈해원
빈해원

12:30 영화 ‘타짜’의 그곳, 빈해원

1956년 개업한 곳으로 군산에서 가장 오래된 중국집이다. 1965년 지금의 건물로 옮겼고, 1970년대 증축했다. 실내로 들어서면 영화 세트장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이층 테라스와 붉은 등, 앤티크 소품들이 홍콩 영화에 나오는 중국의 객잔을 떠올리게 한다. 이런 독특한 분위기 때문에 영화 ‘타짜’에도 등장했다. 빈해원은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문화재로도 등록됐다. 운영 중인 식당이 문화재로 등록된 경우는 일제강점기 건물인 고창 조양식당을 제외하면 없다. 고춧가루가 들어가지 않은 물짜장이 유명하다.

위치 : 전북 군산시 동령길 57

문의 : 063-445-2429

중동호떡
중동호떡

13:30 3대째 이어오는 바삭하고 담백한 호떡, 중동호떡

중동에 자리한 ‘중동호떡’은 1945년부터 문을 열고 있는 호떡집이다. 기름에 튀긴 것이 아니라 밀대로 밀어 기름기 없이 구워낸다. 그만큼 담백하다. 원래는 바로 앞에 위치한 허름한 가게에서 시작했는데, 맞은편으로 이전하여 운영중이다. 번호표를 뽑고 약간은 기다리는 수고는 각오해야 한다.

주소 : 전북 군산시 서래로 52

문의 : 063-445-0849

근대화거리
근대문화거리

14:00 우리는 지금 1930년대에 있습니다, 근대화 거리

이름 그대로 군산의 근대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많은 곳.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을 검색하면 된다. 주변에 군산세관, 조선은행, 근대건축관 등이 들어서 있다. 군산 근대역사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구 군산세관 건물이다. 적벽돌로 지은 건물에 동판으로 얹은 지붕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1908년 대한제국이 벨기에로부터 붉은 벽돌과 건축자재를 수입해 지었다고 전해진다. 서울에 있는 서울역사건물, 한국은행 본점과 함께 국내에 현존하는 서양 고전주의 3대 건축물로 꼽힌다.

위치 : 전북 군산시 해망로 240

히로쓰가옥
히로쓰가옥
히로쓰가옥

16:00 빈티지 군산을 만나다, 히로쓰 가옥과 동국사, 초원사진관

히로쓰 가옥은 군산에서 큰 포목점을 하며 돈을 벌었던 히로쓰가 지은 목조건물이다. 다다미방과 편복도, 일본 붙박이장인 오시이레와 손님을 맞는 도코노마 등 대규모 일식 가옥의 형태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장군의 아들’에서 야쿠자 두목 하야시의 집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영화 ‘타짜’에서 극중 백윤식이 조승우에게 ‘기술’을 가르치던 집도 바로 이곳이다.

동국사

히로쓰 가옥을 지나면 동국사에 닿는다.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일본식 사찰이다. 정면 5칸, 측면 5칸, 가파른 단층식 팔작 지붕을 이고 있는 이 절은 우리나라의 사찰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초원사진관

한석규와 심은하가 주연한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도 대부분을 군산에서 촬영했다. 월명공원으로 가는 언덕 길목에 영화를 촬영한 초원사진관이 영화에 나왔던 그 모습 그대로 남아있다.

위치 : 전북 군산시 신흥동 일대

홍집

18:00 군산 사람들이 사랑하는 로컬 실비집, 홍집

실내는 그냥 밥집 분위기다. 벽에 붙은 메뉴판은 심플하다. ‘맥주 소주 안주일절’. 술을 시키면 안주가 따라나온다. 소라찜, 바지락무침, 간재미회, 박대구이, 붕장어조림, 묵은지 등이 3열 횡대로 늘어선다. 홍집은 통영의 다찌, 마산의 통술집, 진주의 실비집과 비슷하다. 술 한 병에 5,000 정도 하는데 술을 시킬 때 마다 안주가 추가되어 나오는 식이다.

위치 : 전북 군산시 동신영길 47-3

「 둘째 날 」
한일옥
09:00 진하고 깊은 군계일학의 소고기 무국, 한일옥

40년 동안 소고기 무국 하나로 전국구 맛집으로 등극한 곳이다. 이 집 무국은 특별한 육수를 사용하는 것도 아닌데 진하면서도 깊은 맛이 난다. 비결은 한우 안심과 양지 등 3종류의 쇠고기 부위를 물에 넣고 1시간 이상 푹 끓여내는 것. 무는 보통 깍둑썰기로 두툼하게 썰어 넣고 끓이지만 햇무가 날 때는 무가 질겨지기 때문에 다소 얇게 써는 것이 노하우라면 노하우다.

위치 : 전북 군산시 구영3길 63

문의 : 063-446-5491

또는

똘이네집
똘이네집

09:00 시원하고 얼큰한 졸복탕 한 그릇, 똘이네집

군산 사람들이 손꼽는 졸복 매운탕집이다. 군산 앞바다에서 잡은 자잘한 졸복과 아욱, 콩나물, 미나리를 넣고 국을 끓이는데, 특히 아욱이 구수한 맛과 감칠맛을 더한다. 양은쟁반에 함께 따라나오는 반찬도 푸짐하다. 새우장도 보이고 갈치조림도 있다. 시금치며 무채나물도 먹음직스럽다. 이 집은 아욱은 미리 넣지 않고 한참 끓인 다음 마지막에 넣는데, 익는 대로 건져 먹는 맛이 그만이다. 짭짤면서도 고소한 맛의 졸복튀김도 별미.

위치 : 전북 군산시 구시장로 62

문의 : 063-443-1784

경암동 철길마을
경암동 철길마을
경암동 철길마을

10:30 오직 군산에서만 만날 수 있는 풍경, 경암동 철길마을

경암동 철길마을은 오직 군산에서만 만날 수 있는 풍경을 지닌 곳이다. 낡은 판자집들이 양편으로 늘어서있고 그 가운데로 철길이 놓여있다. 이곳에 처음 철길이 놓인 때는 1944년 4월 4일. 군산시 조촌동에 소재한 신문용지 제조업체 ‘페이퍼코리아’사의 생산품과 원료를 실어 나르기 위해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기차가 다니는 모습은 볼 수 없다. 2008년 7월 1일부터 통행이 멈췄다.

카페 리즈
카페 리즈

12:00 군산에서 맛보는 스페셜 티, 카페 리즈

은파호수공원 앞에 자리하고 있다. 1층은 로스터리 공장이고 2층은 카페로 운영하는데 콜럼비아 유기농 인증을 받은 커피를 비롯해 FLO(공정무역), 레인포레스트 등 다양한 인증을 받은 커피, 게이샤 등 스페셜 티를 맛볼 수 있다. 로스팅 체험도 해볼 수 있다.

위치 : 전라북도 군산시 백토로 26

문의 : 063-466-7689

맛스넥하우스

13:00 어마어마한 양과 그에 뒤지지 않는 맛, 맛스넥하우스

고기볶음밥, 제육덮밥, 오징어덮밥, 쫄면, 떡볶이, 비빔국수 등을 판다. 양이 아주 푸짐하다. 접시를 받아들면 입이 떡 벌어진다. 접시를 들기도 힘들 정도다. 물론 맛도 좋다. 재미있고 유쾌한 집이다. 가보시길.

위치 : 전북 군산시 경암로 48 동부시장

문의 : 063-442-6644

또는

뽀빠이냉면

13:00 진한 감칠맛이 일품, 뽀빠이 냉면

60년이 넘은 냉면집으로 닭과 돼지, 소뼈로 육수를 내고 간장으로 간을 한다고 한다. 약간 검은 빛을 띤 육수에 면이 소복하게 담겨있고 잘게 찢은 닭고기와 돼지고기 수육, 채 썬 오이가 푸짐하게 올라가 있다. 서울에서 먹는 냉면과는 많이 다른 맛이다. 훨씬 진하고 강하다.

위치 : 전북 군산시 장재길 12-4

문의 : 063-446-1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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