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마법'..제주 빼고 매매·전세 다 '동반급등' 했다
17개 시도 중 제주 제외하고
아파트 매매 및 전세가 다 올라
속초 13억·울산 15억·대전 22억
지역별 최고가 기록 줄줄이 다시 써
주거 상향 욕구 등 내부요인 외면
저금리 등 외부원인으로 돌린 탓
수요억제 위주 정책 재검토해야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정부의 원인 파악과 처방·보완책이 모두 틀렸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저금리 등 외부 환경에 따른 불안 요소가 가장 크다고 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주거 상향 욕구 등 내부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풀이한다. 정부가 과잉 유동성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수요 억제에만 초점을 둔다면 앞으로도 주택 시장 안정화는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하지만 집값과 전세는 정반대로 갔다. 서울경제가 한국감정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11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제주도를 제외한 16곳에서 아파트 매매·전세가가 다 같이 껑충 뛰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5.85%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90% 하락했다. 수도권도 전년에는 -0.72%의 변동률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6.75%로 폭등했다. 지방도 -3.02%에서 4.97%로 상승했다. 전세가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1~11월 전국과 수도권·지방 모두 전세가가 1.1~2.7% 하락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현재까지 전국은 6.29%, 수도권은 6.94%, 지방은 5.67% 올랐다.
지역별로는 최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강원도 속초 ‘속초롯데캐슬인더스카이’ 전용 128㎡는 올 9월 분양권이 13억 4,000만 원에 팔리며 강원 지역 최고가를 새로 썼다. 울산 역시 ‘신정롯데킹덤’ 207㎡가 10월 15억 3,500만 원에 거래되며 종전 최고가를 넘어섰다. 대전에서는 7월 ‘스마트시티2단지’ 189㎡가 22억 원에 거래되면서 새로운 기록을 수립했다. 충북 청주와 충남 천안도 올 들어 각각 13억 원, 16억 원가량에 거래가 이뤄지며 지난해보다 거래 최고가가 2억~4억 원가량 상승했다. 전월세 시장도 다르지 않다. 수원 ‘자연앤힐스테이트’ 전용 84㎡는 지난달 9억 원에 전세 계약됐다. 서울 외곽 지역의 구축 아파트 매매가를 넘어서는 가격에 임대차 계약이 이뤄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가격 상승은 수요가 대폭 늘었는데 공급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 들어 3·4분기까지 신규 전입 가구 수는 7만 8,228가구에 달했다. 이는 2010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신규 전입 가구가 이처럼 늘어난 것은 생활 패턴의 변화와 ‘로또 청약’ 기대감으로 인해 가구 분화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수석 연구위원은 “주택 동향을 살피려면 인구수가 아닌 가구 수 추이를 살펴봐야 한다”며 “총인구는 줄어도 가구 분화가 급증하면서 주택 수요가 늘었는데 이들은 1~2인 가구지만 주거 편의성이 높은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압도적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여당이 막무가내로 밀어붙인 임대차 3법이 기름을 끼얹은 상황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임대차법을 시행하면서 전세가가 매매가까지 끌어올리는 부정적 파급효과가 발생했다”며 “포퓰리즘적 정책이 오히려 시장 불안을 일으켜 서민 주거 안정이 더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부동산 시장 불안은 내년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부는 내년 6월 이후 전월세신고제도 시행할 예정인데 또 한번 임대차 시장을 자극할 것으로 우려된다. 서진형 경인여대 경영학과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내년 초까지 임대차 2법의 영향이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 하반기에는 전월세신고제 영향으로 또 시장이 불안해질 것”이라며 “정부는 무엇이 시장 불안을 일으켰는지 원인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 수요 억제 위주의 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동효·박윤선기자 kdhy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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