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지쳤다" 전국 확산에..지방 아파트 값 8년만에 최고 상승
지방 상승률은 2012년 통계작성 이래 최고치
"61주 연속 상승 전세난에 매수로 돌아선 탓"
서울 외곽과 수도권에서는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들이 중저가 주택 매수에 나서며 집값이 안정되지 않고 있고, 김포·부산 등 비규제지역에는 투자수요가 몰리며 집값이 단기간에 급등하고 있다. 정부가 전세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묘수를 찾기는 쉽지 않아 전세난 장기화가 우려된다. 다만, 부산·김포 등 집값이 뛰어오르는 비규제지역에 대해서는 정부가 다시 규제지역으로 묶어 집값 상승을 억누를 가능성이 있다.
서울의 아파트값은 이번 주 0.02% 올라 지난주와 같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10주 연속으로 0.01% 올랐던 것에서 상승 폭을 소폭 키운 것이다. 서울에서는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눈에 띄었다.
지난주 0.08% 상승으로 서울에서 가장 상승률이 높았던 중랑구는 이번 주 0.04%로 강북구(0.03%→0.04%)와 함께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광진구(0.01%→0.03%)와 강서구(0.02%→0.03%), 관악·노원구(0.03%→0.03%) 등 4곳이 다음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강남 3구는 전반적으로 매물이 쌓이면서 고가 단지 위주로 하락세를 보였지만, 일부 중소형 위주로 가격이 상승하며 강남·서초·송파구 모두 보합(0.00%)을 기록했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0.15% 올라 지난주와 같은 상승률을 보였다. 경기도는 지난주와 같이 0.23% 상승했으나 인천은 지난주 0.15% 상승에서 이번 주 0.16% 상승으로 오름폭을 키웠다. 6·17 대책에서 비규제지역으로 남은 김포시는 아파트값이 지난주 1.94% 오른 데 이어 이번 주 1.91% 상승하면서 2주 만에 무려 4% 가깝게 폭등했다. 김포 A 공인 관계자는 “서울 전세난에 쫓긴 수요가 아직 상대적으로 저렴한 김포에 아예 집을 사러 내려오고 있다. 지하철이 닿는 단지를 중심으로 한 달 새 1억∼1억5,000만원씩 뛰었고, 이제는 집주인들이 물건을 거둬들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방의 집값도 들썩이며 불안한 모습이다. 지방 아파트값은 이번 주 0.27% 올라 한국감정원이 이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2년 6월 이후 8년 4개월 만에 최고 상승을 기록했다. 지방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을 말한다. 수도권인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의 아파트값도 지난주 0.29% 오른 데 이어 이번주 0.39% 상승하며 역대 최고 상승을 기록했다. 5대 광역시 중 부산은 이번 주 0.56% 올라 역시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 상승을 기록했다. 부산은 작년 11월 모든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수도권보다 대출 청약, 세제 등에서 느슨한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
대구 수성구는 투기과열지구임에도 지난주 0.69% 상승에 이어 이번 주 1.11% 오르며 상승 폭이 눈에 띄게 커졌다. 대전 유성구(0.76%→0.67%)나 울산 남구(0.48%→0.53%) 등 지방 광역시의 인기 지역 집값 상승률도 이번 주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8개도 아파트값 상승률 역시 이번 주 0.16%를 기록해 2013년 10월 둘째 주(0.16%) 이후 7년여만에 최고로 올랐다.
전세 물량 부족이 초래한 전세난도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이번 주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은 0.27% 올라 전주 대비 0.04%포인트 올랐다. 61주 연속 상승이다. 서울은 0.12%에서 0.14%로 오름폭을 키워 71주 연속 상승을 이어갔다.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은 새 임대차법이 본격 시행된 8월 첫째 주 0.17% 상승해 올해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10월 1∼3주 0.08% 상승을 유지한 데 이어 4주 0.10%, 11월 1주 0.12%, 2주 0.14%로 최근 들어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이번 주 경기(0.24%→0.23%)는 전주 대비 상승률은 둔화했으나 몇몇 지역이 높은 수치를 보인다. 경기도에서는 고양 덕양구(0.44%)를 비롯해 고양 일산 동구(0.36%)·서구(0.32%), 광명시(0.39%), 의정부시(0.39%), 양주시(0.37%), 용인 기흥구(0.33%), 화성시(0.31%), 성남 중원구(0.31%), 구리시(0.30%)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인천(0.48%→0.61%)은 상승 폭이 커졌다. 지방도 지난주 0.23%에서 이번 주 0.29%로 아파트 전셋값 상승 폭이 커졌다. 세종의 전셋값은 지난주 1.26%에서 이번 주 1.16%로 상승 폭을 줄였다. 부산은 남구(0.59%)와 연제구·동래구(0.54%)·기장구(0.52%)·해운대구(0.45%) 등을 중심으로, 대구는 수성구(0.82%), 울산은 북구(0.59%)와 남구(0.56%), 대전은 유성구(0.51%) 중심으로 각각 상승률이 높았다. 감정원은 “청약 대기 수요, 거주요건 강화 등의 영향으로 거래 가능한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하는 가운데 학군과 역세권 등 정주 여건이 양호한 단지 위주로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지웅배 인턴기자 sedation@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