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엉킨 실타래'된 전세난

문제원 2020. 11. 9.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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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당이 이르면 11일 전세난 해소를 위한 추가대책을 내놓을 전망이다.

정부는 이 같은 관련보도에 "확정된 바가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대책 발표는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6일 "확실한 대책이 있으면 정부가 (이미 발표)했을 것"이라며 효과적인 단기대책을 내놓기 힘든 상황을 에둘러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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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정부와 여당이 이르면 11일 전세난 해소를 위한 추가대책을 내놓을 전망이다. 정부는 이 같은 관련보도에 "확정된 바가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대책 발표는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잇따른 규제로 이미 국내 부동산 시장은 '엉킨 실타래'처럼 왜곡되고 흩트러져,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회복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대책을 내놓으면 부작용이 발생해 집값이 오르고, 이를 잡기 위해 후속대책을 발표하면 다시 부작용이 일어나 시장이 불안정해지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지만 정부는 쉽사리 이 같은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쌓인 규제를 되돌리지도, 부작용만 잡는 묘책을 내지도 못하니 시장에선 정부가 대책을 검토할 때마다 우려부터 나온다.

조만간 발표될 대책도 마찬가지다. 정부 안팎에 따르면 후속대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공실인 주택을 매입하거나 임대해 전세로 공급하는 방안에 초점이 맞춰질 예정이다. 새 임대차법 등 기존 규제를 유지하면서 단기간에 전세물량을 늘리는 방법을 찾다보니 결국 정부예산을 투입해 공급을 늘리는 수밖에 없을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하지만 매입임대 등의 경우 구조상 질 좋은 물량을 많이 풀기 어렵다. 공공기관이 다가구·다세대주택 등을 중심으로 매입신청을 받아 감정평가금액으로 사들인 뒤 전세로 공급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좋은 입지에 중산층이 살고 싶어하는 집이 나오기 힘든 탓이다. 인기가 많은 아파트는 매입가, 관리비, 입지환경 등 매입요건이 더욱 까다롭다.

업계 관계자는 "집주인이 집을 내놓아도 외곽지역이나 빌라 등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세임대 역시 저소득층을 위한 제도인데다 공공의 예산부담이 큰 것을 고려하면 효과가 제한적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6일 "확실한 대책이 있으면 정부가 (이미 발표)했을 것"이라며 효과적인 단기대책을 내놓기 힘든 상황을 에둘러 표현했다.

매듭은 묶기보다 풀기가 더 어렵다. 정부가 시장을 규제하고 억압할수록 매듭이 커지고 복잡해지면 시장을 원상회복시키기도 그만큼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시장의 기능을 무시한 채 쉽게쉽게 대책을 내놓는 것이 위험한 이유다. 그럼에도 여당은 최근 임차기간을 6년으로 확대하는 법안을 발의하는 등 규제 일변도로 달리는 분위기다. 실타래를 풀려는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문이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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