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미의 영화로 보는 세상] 계층 간의 갈등을 다룬 영화, '마틴 에덴'

데스크 2020. 11. 5.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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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표적인 소설가 잭 런던, 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나 독학으로 글을 깨우친 노동자였다.

11살부터 배를 타기 시작한 가난한 노동자 마틴 에덴(루카 마리넬리 분)이 상류층 집안의 여성 엘리나(제시카 그래시 분)를 만나 사랑하면서 변화하는 과정을 그려냈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선박 노동자의 삶을 살았던 마틴과 엘레나에게는 좁힐 수 없는 간극이 존재한다.

영화 '마틴 에덴'은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이 심해지면서 사회주의 경향이 다시 높아지는 지금 우리에게 시사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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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표적인 소설가 잭 런던, 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나 독학으로 글을 깨우친 노동자였다. 어린 시절 재혼한 어머니, 철도 선로에서 부상당한 새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한 채 선원과 광부로 힘겨운 삶을 살아야 했다. 어린 시절부터 노동자의 삶을 살았던 그는 사회노동당원으로 활동하면서 마르크스와 스펜서 등의 저서를 탐독했다. 1900년 첫 단편소설 ‘늑대의 아들’을 출간해 가난을 벗었으며 이어 ‘야생의 부름’과 ‘바다표범’ 등의 작품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미국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작가가 되었다. 1909년 발표한 ‘마틴 에덴’은 자전적인 소설로 하루아침에 부와 명예를 얻게 된 가난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최근 개봉한 피에트로 마르첼로 감독의 영화 ‘마틴 에덴’은 잭 런던의 동명 소설을 스크린에 담은 것으로 원작의 배경이었던 1900년대 샌프란시스코를 1950년대 나폴리로 옮겼다. 11살부터 배를 타기 시작한 가난한 노동자 마틴 에덴(루카 마리넬리 분)이 상류층 집안의 여성 엘리나(제시카 그래시 분)를 만나 사랑하면서 변화하는 과정을 그려냈다.


영화는 주인공의 사랑을 통해 사회계급 간의 갈등을 다룬다. 초등학교 중퇴자인 마틴은 음악, 미술, 문학 등 모든 지적인 분야에서 뛰어난 수준을 보이는 엘리나와 사랑에 빠지면서 그녀의 사랑을 얻기 위해 독서를 통해 지식을 쌓으면서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선박 노동자의 삶을 살았던 마틴과 엘레나에게는 좁힐 수 없는 간극이 존재한다. 엘레나는 가난한 자의 아픔을 들여다보지 못하고 생계에 허덕이며 글 쓰는 마틴을 이해하지 못한다. 엘레나의 집 안에서는 그의 직업과 신분을 못 마땅히 여긴다. 영화는 신분의 차이를 느끼는 에덴의 모습을 통해 계급사회의 대한 비판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집단의 이익을 위해 개인이 무시되는 사회주의의 문제점 또한 비판한다. 개인주의자인 마틴은 노동조합원들의 파업 토론회에서 사회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그는 ‘사회정의와 자유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개별조합원보다 집단주의만 추종할 때 노예사회가 구축된다.’ 면서 노동조합이 조합원들의 주인행세를 한다고 비판한다.


클래식함을 무기로 시대를 초월하는 영화 ‘마틴 에덴’에서는 이탈리아 거장들이 남긴 네오리얼리즘의 유산을 발견할 수 있다. 로베르트 롯셀리니, 비토리오 데시카, 루키노 비스콘티 등의 감독들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피폐해진 사회와 민중들의 힘겨운 삶을 사실적인 기법으로 포착해 냈다. 그들의 전통을 잇는 듯 피에트로 마르첼로 감독은 다큐멘터리 영상을 삽입하고 16mm 필름카메라로 찍은 낡은 분위기 등으로 20세기 초 전후 이탈리아의 기운을 소환해 시공간의 경계를 흩트리면서 당시의 어두운 시대적 상황을 재현했다.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시대는 산업화로 노동자들의 삶이 힘들어지면서 자본주의를 비판하며 사회주의가 확산되던 시기였다. 또한 소설에 배경이 되었던 시기의 미국에서도 남북전쟁의 승리로 노예제도가 폐지되고 기존의 질서 무너지면서 많은 노동자들이 사회주의에 동조할 때였다. 잭 런던은 사회주의에 심취했지만 그 안에서 노동조합이라는 집단을 위해 개인이 무시되어 가는 모습에 실망한다. 피에르 마르첼로 감독 역시 이 영화를 통해 시대를 관통하며 심화되고 있는 계급사회에 대한 비판과 함께 사회주의가 전체주의로 치닫게 될 것에 대한 우려를 작품 속에 투영시켰다. 영화 ‘마틴 에덴’은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이 심해지면서 사회주의 경향이 다시 높아지는 지금 우리에게 시사점을 준다.


양경미 / 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 영화평론가film10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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