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가서 제자 삼으라"..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 따른다

김아영 2020. 11. 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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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가 평신도 양육하는 제자훈련 사역 고양 창대교회
경기도 고양 창대교회 청년들이 지난 1일 예배당에서 말씀을 나누며 토론하고 있다. 고양=강민석 선임기자


“너희는 가서 제자 삼으라.”(마 28:19) 지난 1일 방문한 경기도 고양 강촌로 창대교회(이문선 목사)에선 이 말씀 구절을 식당 게시판 등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천국으로 승천하시기 전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이다. 교회가 ‘제자훈련’ 사역에 주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찬양 예배가 끝난 오후 4시 청년들은 제자훈련을 하기 위해 예배당과 사무실 등으로 삼삼오오 흩어졌다. 리더 최수민(26)씨는 이수민(22) 김지민(22)씨와 대화하고 있었다. 최씨는 “지난주 말씀을 기억하면서 한 주간 잘살았어요”라고 물었다. 이씨는 “잊어버려서 X입니다(하지 못했어요)”라고 솔직하게 답한 뒤 미소를 지었다. 김씨는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라는 말씀이었는데 주일에 큐티만이라도 안 놓치려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책 ‘그리스도인의 예배’를 읽으며 거룩하게 지키는 안식일에 관해 토론했다. 최씨는 “하나님을 만나는 예배는 축복의 시간”이라며 “우리가 중요한 사람을 만날 때 준비를 잘하는 것처럼 예배 10분 전에 오는 것부터 해보자”고 독려했다.

이들은 제자훈련에 만족감을 보였다. 최씨는 “제자훈련을 하면서 제일 좋은 점은 주님을 인격적으로 알아가는 것”이라며 “제자훈련은 단순히 성경을 공부하는 게 아니라 다른 지체들과 삶을 나누고 말씀을 적용해 사는 것이다. 나부터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고 다른 사람이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도록 세우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하나님을 잘 알도록 도와주는 주위 환경이 있다는 게 좋다. 저를 사랑해주고 제 이야기를 들어주는 이들이 있어 감사하다”고 밝혔다.

형제들도 진지한 태도로 제자훈련에 참여했다. 고성현(26)씨는 “혼자 말씀을 보면 묵상한 내용의 방향성이 맞는지 의문이 들 때도 있는데 리더와 함께 말씀을 보면서 방향을 잘 맞춰가게 된다”고 밝혔다. 배준환(25)씨는 “제자훈련을 하면서 하나님에 대해 깊이 알게 된다. 이런 이유로 우리 교회에 형제 비율이 높은 것 같다”고 했다.

이문선 창대교회 목사가 예수님의 지상 명령을 상징하는(마 28:19) 세계 지도 앞에서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이 목사가 청년들과 주먹 인사를 하는 장면. 고양=강민석 선임기자


이문선 목사는 1992년 1월 마태복음 9장 35~38절을 묵상하던 중 예수님이 모든 도시와 마을을 두루 다니며 가르치고 전파하며 고치는 사역을 통해 그리스도의 제자를 양성하는 ‘두루 선교’에 대한 비전을 받았다. 이후 한 영혼에 집중하는 제자훈련 사역을 힘쓰며 2000년 두루제자훈련원을 설립했다.

시작은 이 목사의 가정에서였다. 이 목사는 97년 고등학생인 딸, 딸의 친구 한 명과 제자훈련을 진행했다. 함께하는 이들이 5명, 10명, 20명으로 늘어났다. 도중에 훈련을 지속하지 못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계속 남아 있던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가서도 훈련을 받아 연세대 서울대 이화여대 등에서 제자훈련 모임이 활성화됐다.

이 목사의 딸은 대학 졸업 후 다음세대를 키우라는 말씀에 순종해 미션스쿨에서 영어 교사로 일했다. 한 학기가 지나자 16명의 교사가 모였다. 학생들을 제자훈련 하러 갔는데 하나님은 오히려 교사들을 붙여주셨다. 이 목사의 딸은 이들을 네 그룹으로 나눠 양육했고 교사들이 학생들을 양육하도록 도왔다. 한 교사는 두루제자훈련원 교재로 100여명 학생들이 양육 받고 있다고 했다.

이 목사는 “제자훈련은 교회에 주신 명령이고 목회자뿐 아니라 모든 평신도가 해야 할 사역”이라며 “21세기는 평신도의 시대다. 목회자보다 평신도가 다른 평신도를 돌보며 제자훈련 사역을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본질을 추구한 이 사역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성도들이 제자훈련 사역을 할 때 사용하는 교재. 고양=강민석 선임기자


교재는 15권이며 각 권은 7과 체제로 돼 있다. 제자양육 1년, 제자훈련 1년, 제자무장 1년으로 구성됐으나 현장 상황에 따라 단기로 1년 4개월, 장기로 6년도 할 수 있다. 이 과정은 평신도들도 누구나 가르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구성됐다.

교회는 두루제자훈련원과 협력해 수도권 26개 캠퍼스에서도 제자훈련 사역을 한다. 성도들은 대부분 캠퍼스와 일터 등에서 그리스도의 제자를 세우는 역할을 자발적으로 한다. 이 목사는 “성도들이 말씀에 자신을 비춰보니 믿음이 성장하고 이로 인해 교회 분위기가 성숙하고 건강해진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2008년부터 세미나를 열고 제자훈련 사역의 노하우를 한국교회에 공유한다. 전국 100개 이상의 지역에서 제자훈련 사역에 동참하며 긍정적 변화를 경험했다. 총신대 신학대학원은 2012년부터 선택강좌로 ‘새신자 교육과 제자훈련’을 개설했다.

이 목사는 “이 세미나에 특히 60세 이상의 목회자들이 많이 오신다. 이 사역은 은퇴 후에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두루제자훈련원이 주관하는 제14기 ‘두루제자 양육 전국 콘퍼런스’는 내년 1월 18~20일 경기도 파주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 국제홀, 25~27일 대구 광진중앙교회에서 열린다.

고양=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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