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 없어요" 전국 전세난 19년만에 최악

성유진 기자 2020. 11. 1.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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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신규 임대차 시장에서 매물 부족과 이에 따른 전셋값 상승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잠실동 일대 아파트단지. 2020.10.25/연합뉴스

전·월세 상한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새 임대차법 시행 3개월 만에 전세난을 보여주는 수치가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서울 등 수도권은 물론 지방에서도 전셋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1일 KB국민은행 ‘월간 주택시장 동향’에 따르면 10월 전국 전세수급지수는 191.1로 집계됐다. 2001년 8월(193.7) 이후 19년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 지수는 KB국민은행이 협력 공인중개업소들을 대상으로 전세 공급과 수요 중 어느 쪽이 많은지를 조사해 만드는 지표다. 0~200 범위로, 100을 넘을수록 수요보다 공급이 적다는 의미다.

전국 전세수급지수는 올해 5월 160을 넘긴 후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8월 180.5로 껑충 뛰었다. 이후 ‘전세 품귀’ 현상이 계속되며 9월(187), 10월(191.1) 연이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서울도, 대구도, 광주도 전세난 심각

지역별로 보면 서울 전세수급지수가 10월 191.8로 2015년 10월(193.8)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수도권 전체로는 194를 기록해 2013년 9월(195) 이후 7년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대구(197.1)는 이 조사에서 6개 광역시 수치를 따로 집계한 2003년 7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고, 광주(196.1), 울산(189.9), 부산(186.4), 대전(191)은 각각 9년 7개월, 9년 8개월, 5년 7개월, 3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곳곳에서 전셋값이 급등하고 있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전용면적 60㎡)는 지난달 20일 4억15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 6월 최고 거래가가 3억300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개월 새 8500만원 올랐다. 강남권에선 2억~3억씩 오른 단지도 적지 않다.

지방도 대전·울산 등 주요 광역시를 중심으로 1억원씩 전셋값이 올랐다. 대전 유성구 상대동 도안신도시 ‘트리풀시티’(102㎡)는 지난달 23일 6억5000만원(27층)에 최고가 전세 거래가 성사됐다. 4월(4억3000만원)과 비교하면 전셋값이 2억원 이상 뛰었다.

◇마땅한 해법 없는 정부

전세난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고 있지 않지만, 정부가 내놓을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표준임대료 제도나 전·월세 상한제를 신규 주택에 적용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내놨지만, 반발과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두 방안 모두 내년 6월 전·월세 신고제가 시행돼 임대료 시세를 파악할 수 있어야 가능한 방안이다.

정부가 최근 언급한 ‘중대형 임대주택’이나 ‘지분적립형 분양 주택’ 등은 최소 2~3년 세월이 걸려 당장의 대책이 되기 어렵고, 성공 여부도 미지수다. 당장 내년 서울 입주 물량이 올해의 60%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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