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른섹시'의 정석 2PM우영

2020. 10. 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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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은 더 이상 자신이 보여지는 이미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고 했다. 시종일관 단단한 말을 내뱉는 그의 표정은 꽤 명쾌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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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하고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죠. 공백기가 있었음에도 방송에 나오는 모습을 보면 ‘갓 전역한 티’가 안 나는 것 같아요.

공백기에 대한 걱정을 많이 안 해서 그럴지도요. 보통 춤추는 사람들은 으레 춤을 못 추는 시기가 생기면 몸이 굳을까 봐 걱정해요. 그런데 저는 걱정 안 했어요. 군대에서도 어떤 식으로든 몸을 쓸 테고 다른 움직임을 체득하면 또 그게 제 춤이 될 거라 생각했거든요.

카메라 앞에 다시 섰을 때는 어떤 기분이 들었어요?

복귀하고 나서 제일 처음 카메라에 선 게 모 연예 프로그램이었거든요? 한창 ‘우리집’이 화제가 됐던 시기라 군복 입은 채로 막 상모돌리기를 했어요. 상모를 실제로 쓰고 춤을 췄는데, 상모가 진짜 돌아가더라고요. 하하. 그때 기분은… 그냥 카메라 처음 보는 사람처럼 다 신기했어요. 그리고 요즘도 계속 설레요. 군대 잘 다녀온 것 같아요. 하하.

공백기를 가진 동안 가요계 트렌드 또한 많이 변했죠. 요즘 가요계엔 ‘이러면 성공한다’라는 공식이 없어요. 젊은 층에선 ‘테스형’이 유행이고, 묻혔던 곡이 유튜브 알고리즘에 의해 차트에서 역주행하는 현상이 빈번해요. ‘우리집’으로 그 점을 체험한 장본인으로서 어떤 생각이 드나요?

저도 고민하고 이야기해보고 싶었던 주제인데요, 사실 혼란스러울 수 있죠.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단 생각도 들고요. 제가 택한 방법은 그냥 계속해서 해보는 거예요. 이게 맞고 저건 틀렸고, 또 ‘이게 유행이니까 빨리 해야지’라고 생각하는 건 무의미해요. 흥행할 만한 음악이나 비주얼 작업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단 내가 좋아하고 또 할 수 있는 걸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지금처럼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을 때는요.

한편으론 유희의 대상이 늘어난 것도 같아요. 요즘 가요계는 재미있어요. 사람들이 노래와 무대만 즐기는 게 아니라 그에 대한 반응 또한 콘텐츠가 되잖아요. 우영 씨와 관련된 콘텐츠만 봐도 ‘도입부 장인’, ‘사투리 모음집’ 등의 콘텐츠가 인기고, 그에 관한 주접 댓글도 재미있고요. 우영 씨도 가끔 본인의 콘텐츠를 찾아보나요?

하도 ‘우리집’이 난리였으니 모니터 차원에서 ‘우리집’ 교차 편집 영상 같은 걸 찾아본 적은 있어요. 아! 저는 예전에 우리가 했던 예능 같은 거 찾아봐요. 보다 보면 ‘이때 진짜 웃겼지, 이때 진짜 고생했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하.

아무리 가요계의 흐름이 변했다고 해도 뮤지션으로서 한결같이 가지는 마음 같은 게 있을 것 같아요.

맞아요. 앞서 이야기했듯 흐름에 휩쓸리지 않는 거예요. 그리고 (박)진영이 형도 그렇고, 나훈아 선배님도 정말 오래도록 음악을 해오셨잖아요. 저는 ‘나도 저렇게 오래 해야만 해’라고 부담을 느끼기보단 자연스럽게 내 속에서 생겨나는 의지로, 내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는 시간을 길게 가졌으면 좋겠어요.

혹시 ‘우리집’처럼 역주행했으면 하는 곡이 있나요?

진영이 형이 작곡한 ‘이 노래를 듣고 돌아와’라는 곡이오. 안무도 좋고, ‘우리집’과 흐름을 같이하는 클래식한 의상도 좋았어요.

빨리 ‘우리집’ 신드롬을 이어가야죠. 우영 씨도 최근에 하루빨리 2PM 완전체로 컴백하고 싶다고 밝혔는데, 원하는 그림이 있어요?

요즘은 ‘다음 앨범은 어떤 식으로 내야 할까’라는 생각을 잘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면 내가 어떤 춤을 추고 싶은지 또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 잊게 되는 것 같아서요. 뭘 부르고 싶은지, 또 춤과 관련해서 떠오르는 감정 그리고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최근 방송에서 “삶의 방식이 뚜렷해졌다”라고 말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 같네요.

저는 이미 충분히 흔들려본 것 같아요. 내가 뭘 좋아하는지 잊은 채로 스스로를 채찍질하기에 바빴던 시기였죠. 이제 그러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30대 초반의 나이에 그런 이야길 한다는 건 우영 씨가 그만큼 이른 나이에 많은 걸 겪고, 느끼고, 몸으로 부딪쳐봤기 때문이겠죠. 그 시간엔 2PM 멤버들이 함께 있었고요.

맞아요. 진짜 멤버들 덕에 견뎠죠. 우리끼리 서로 “바보 같다”라고 말 많이 해요. 멤버들이 계산적이지가 않아요. 우린 일로 엮인 사이는 지났다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는 활동을 쉬고 있더라도 평소에도 그냥 2PM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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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프한 콘셉트 탓인지 2PM 앞에는 늘 ‘남성미’라는 말이 붙었어요. 남성미에 대한 정의는 과거와 지금, 결을 달리하는데 본인이 생각하는 남성미는 어떤 거예요?

‘제대로 삶을 살아갈 줄 아는 놈’이오. 무슨 말이냐면 스스로를 제대로 마주하고 또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가끔은 그냥 “저 이거 못 해요”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사실 예전엔 포장하기 급급해서 내가 모르고, 부족한 걸 숨기려고 했거든요. 그냥 내가 모나고 별로인 부분을 인정할 수 있는 게 ‘멋진 놈’인 것 같아요.

우영 씨는 지금 한창 자신에 대해 알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최근 MBC 〈나 혼자 산다〉에서 프로 자취러 ‘장박사’의 모습이 화제가 됐는데. 자취 8년 차로 살면서 깨달은 게 있다면요?

아무도 옆에 없을수록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는 거요. 혼자 사는 자유를 만끽하는 건 잠깐이에요. 혼자 살면 내 몸을 망치는 불규칙하고 이상한 습관이 생기기 딱 좋거든요. 혼자 산다는 건 스스로를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는 거예요. 이 시간을 잘 쓰면 더 성숙해지는데, 그렇지 못하면 그 반대일 수도 있어요.

몸과 마음이 건강한 시기를 지나고 있는 것 같네요.

표현이 좀 이상한데 그러고 싶어 별의별 짓을 다 해봤어요. 하하.

코스모 독자들을 위해 ‘장박사’의 건강 팁 또는 자취 팁을 하나 알려준다면요?

으하하. 별거 아닌데요, 일어나서 무조건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셔요. 절대 차가운 물 말고. 따뜻한 물을 음미하듯 천천히 마시면 보양식 먹은 것처럼 뜨뜻해지는 기분이 들면서 속이 편안하고 개운해져요. 허한 느낌도 사라지고.

흰 티셔츠의 노란 기 빼려고 노력했던 것처럼, 요즘 매진하는 게 있나요?

데님이오. 청바지, 청재킷 물 빠지지 않게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하하.

본인의 영향력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발휘됐으면 좋겠는지 생각해본 적 있나요?

제 행동이 누군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건 피할 수 없잖아요. 저는 대중에게 노출돼 있는 사람이니까요. 한때는 그게 뭔지도 모른 채 무조건 조심하고 또 숨어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지금은 그 전보단 제가 가진 영향력을 이해하고 또 경계하게 된 것 같아요. 앞으론 그 영향력을 필요한 순간에 제대로 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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