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방목해 쇠똥구리 복원한다..'신두리사구' 생태복원 나선 태안군

김방현 2020. 10. 7.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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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군, 신두리 해안사구에 2마리 방목
인공사료 대신 야생식물 등으로만 키워

충남 태안군이 한우를 방목해 쇠똥구리 복원에 나섰다. 국내 최대 규모 해안사구(砂丘)이자 천연기념물 제431호인 신두리 해안사구 생태환경 복원을 위해서다.

충남 태안군 원북면 신두리 해안사구에 소를 방묵하고 있다. [사진 태안군]



"해안사구서 2001년 이후 쇠똥구리 사라져"
7일 태안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 4월부터 이원면 신두리 해안사구에 한우 2마리를 방목해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쇠똥구리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이 한우는 인근 주민에게 마리당 300만원을 주고 임차했다. 별도의 한우 관리인도 두고 있다.

신두리 해안사구는 태안의 대표적인 쇠똥구리 서식지였다. 하지만 쇠똥구리는 자연 생태계 변화로 2001년 이후 관찰되지 않고 있다. 쇠똥구리는 국내 다른 지역에서도 2004년 이후 자취를 감췄다. 현재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가 2019년 몽골에서 쇠똥구리를 들여와 증식 방안을 연구 중이다. 태안군 관계자는 “소를 방목해 키우는 농가가 없는 데다 해안사구가 갈수록 건조해서 쇠똥구리가 살기에 부적절한 환경으로 바뀐 게 쇠똥구리 멸종의 요인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한우 1마리당 하루 17㎏의 먹이 필요
태안군은 신두리 해안사구에 한우를 방목한 다음 풀을 뜯어 먹게 하고 배설을 유도하고 있다. 한우 1마리당 하루 최대 17㎏의 먹이가 필요하다고 한다. 신두리 사구에는 갯그령·산조풀·갯쇠보리 등 한우가 좋아하는 식물이 많다.

한우에는 콩죽·콩 껍질 등 유기농 사료도 먹이로 준다. 기생충 약이나 방부제 등이 섞인 배합사료를 먹고 자란 한우 배설물에서는 쇠똥구리가 서식하지 않기 때문이다. 구충제와 항생제도 먹이지 않는다. 한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신두리사구에 방목한다. 오후 6시 이후에는 해안사구 관리소에 마련된 외양간에서 관리한다.

'한국의 사막'으로 불리는 충남 태안군 원북면 신두리 해안사구(천연기념물 431호)에 모래가 가득하다. [연합뉴스]



70여종 희귀 동식물 사는 '생태 보고(寶庫)'
태안군은 내년에 방목 한우를 3마리로 늘리고 동물 배설물을 먹고 자라는 곤충을 집중적으로 관찰할 계획이다. 한우 배설물이 소똥구리 먹이로 안전한지와 식물 섭취량 관찰을 통해 사육 면적도 확인한다. 생태계 교란 외래식물인 도깨비가지와 돼지풀 등은 제거한다. 태안군은 “내년에도 쇠똥구리가 생기지 않으면 국립생태원에서 기르는 쇠똥구리를 신두리 해안사구에서 키우고 신두리사구센터 주변에 소똥구리 생태관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가세로 태안군수는 "한우 방목을 활용한 쇠똥구리 복원을 통해 신두리 해안사구를 국내 최고의 생태관광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신두리 해안사구는 한국의 사막으로 불릴 정도로 넓은 모래사장이다. 길이 약 3.4㎞, 너비 500m~1.3㎞에 달한다. 인접 해역이 대체로 모래로 구성되어 있어 간조 때면 넓은 모래 개펄과 사빈(砂濱·모래퇴적지형)이 드러난다. 이곳에는 70여종의 희귀 동식물이 사는 생태의 보고(寶庫)로 불린다. 종달새·맹꽁이·금개구리·꼬마물떼새 등 동물과 갯완두·갯메꽃 ·갯방풍 등 식물도 눈에 띈다.

태안=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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