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재건축 청신호에 '들뜬' 목동..한달새 수억 뛰었다

임온유 2020. 7. 30.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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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기자가 찾은 서울 양천구 목동 일대 중개업소들은 유독 들뜬 분위기였다.

신시가지 일대 아파트 재건축의 청사진인 '목동지구 택지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의 교통영향평가 통과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번 지구단위계획은 목동ㆍ신정동 일대 신시가지아파트 1~14단지 개발에 관한 마스터플랜이다.

양천구청 관계자는 "목동지구 택지개발사업은 이 일대 아파트들이 같은 색깔을 유지하면서 재건축되기 위한 마스터플랜"이라면서 "계획이 확정되면 이후 단지별로 정비구역 지정 신청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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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지구 택지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 교통영향평가
용적률 상향 등 재건축 규제 완화 조짐
실거주 요건 강화에도 몸값 올라가는 목동
"집값은 못누르고 전세난만 부추겼다" 지적도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집 사라는 시그널 아닌가요."(목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

29일 오후 기자가 찾은 서울 양천구 목동 일대 중개업소들은 유독 들뜬 분위기였다. 신시가지 일대 아파트 재건축의 청사진인 '목동지구 택지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의 교통영향평가 통과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정부와 서울시가 재건축 단지 용적률 상향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호재로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신시가지 5ㆍ6단지 인근 B공인 대표는 "1년 가까이 걸린 교통영향평가를 통과하고, 재건축 용적률을 높이겠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면서 "주택 공급이 워낙 부족하니 정부가 재건축 규제를 풀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번 지구단위계획은 목동ㆍ신정동 일대 신시가지아파트 1~14단지 개발에 관한 마스터플랜이다. 계획안의 골자는 기존 총 2만6629가구 규모인 신시가지를 최고 35층, 5만3375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것이다. 이 계획만으로도 이 일대 아파트 가구수는 2배 이상 늘어난다. 주택 공급 확대 방안으로 거론되는 용적률 상향이 현실화할 경우 건립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현재 정부 주택공급확대 태스크포스(TF)는 공공임대ㆍ공공분양을 조건으로 용적률을 높여주는 재건축 규제 완화를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재건축 1차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신시가지 11단지 인근 C공인 관계자는 "목동은 용적률이 120~130%대로 낮아 재건축이 이뤄질 경우 추가 부담금도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여기에 용적률 상향까지 이뤄지면 사업성은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 아파트

지구단위계획안은 교통영향평가 관문을 넘어서면서 앞으로 양천구의 지구단위계획 입안, 도시ㆍ건축 공동위원회 심의, 지구단위계획 결정 및 고시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양천구청 관계자는 "목동지구 택지개발사업은 이 일대 아파트들이 같은 색깔을 유지하면서 재건축되기 위한 마스터플랜"이라면서 "계획이 확정되면 이후 단지별로 정비구역 지정 신청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재건축 추진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6단지다. 지난달 정밀안전진단에 이어 적정성 검토까지 통과했다. 11단지와 13단지도 1차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후 적정성 검토를 앞두고 있다. 1ㆍ14단지는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목동 3ㆍ10단지도 정밀안전진단을 위한 용역 공고를 냈다.

6ㆍ17 부동산 대책으로 재건축 실거주ㆍ안전진단 요건 등이 강화돼 주춤하는 듯하던 목동 아파트값은 잇따른 호재에 연일 신고가를 경신 중이다. 지난 16일 5단지 115.47㎡(전용면적)는 역대 최고가(22억원)보다 1억6000만원 높은 23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6ㆍ17 대책 직후인 지난달 21일의 매매가 21억2000만원과 비교하면 2억4000만원이 뛰었다. 2단지 65.25㎡ 역시 이달 3일과 4일 신고가인 14억9000만원에 잇따라 거래됐다. 지난달 실거래가 13억원 대비 1억9000만원이나 올랐다. 7단지 인근 D공인 관계자는 "값이 뛰다 보니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되는 15억원 안팎 아파트 매수자들은 서둘러 대출 은행을 바꿔 잔금을 치르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재건축 실거주 요건 강화로 직접 거주하려는 집주인이 늘면서 집값은 못 잡고 전세난만 심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지역 E공인 관계자는 "학군이 좋다 보니 전세가 없어서 난리"라며 "현재는 오는 10월 이후 입주 가능한 전세 매물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정부가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하면 오히려 목동 집값 상승세는 더 가팔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태릉골프장 등 유휴부지를 개발하겠다고 하지만 중산층은 학군이나 입지가 좋은 곳에 살기를 원한다"면서 "정비구역 지정이 이뤄지면 가격은 더 뛸 것"으로 내다봤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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