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공급 이전에 투기 막을 법과 제도 마련돼야".. 부동산 입법에 속도 올리는 여당 (종합)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부동산이 더 이상 투기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통한 안전장치를 마련한 후에야 공급 방안을 내놓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에서의 관련 규제를 담은 입법 절차에 속도를 내며 이번 임시국회 안에 입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28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김 장관은 "이달 말까지 주택 공급 방안을 정부에서 연구해 내놓겠다고 했는데 언제쯤 발표 예정이냐"는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대해 "법안이 먼저 좀 (마련)돼야하지 않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김 장관은 이어 안전장치를 먼저 마련하겠다는 취지냐는 진 의원의 질문에는 "제도적으로 보다 명확하게 돼야 한다"며 "(공급 방안이) 또 다른 불쏘시개가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규제책이 보다 시급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김 장관의 발언을 토대로 하면 부동산 공급 방안의 발표시기는 일러야 다음 주가 될 전망이다. 정부가 이달 중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스스로 시한을 정한 만큼 이번 주 내 발표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지만 다시 7월 임시국회를 통해 관련 제도를 완비한 후에 대책을 발표하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현재 여당인 민주당은 다음달 4일 본회의를 통해 부동산과 관련해 현재 입안된 법안들을 처리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임시국회 안에 끝낸다'… 법안 처리에 속도내는 민주당
실제로 이날 국토위 회의에서는 여당 의원들의 법안이 대거 통과됐다. 박상혁 의원이 대표발의한 '공공주택 특별법'과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박홍근·진성준 의원이 대표 발의한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강준현 의원의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윤관석·이원욱 의원의 '주택법', 문정복 의원의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등의 일부개정법률안이 모두 회의를 통과했다.
이날 토론 과정에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김현미 장관에게 주택임대차보호법에 관한 의견을 묻기도 했다. 효과적 주거 안정을 위해서는 9년의 임차기간을 보장하고 5% 상한율도 지나치게 높다는 심 의원의 질의에 대해 김 장관은 "장기간 임대기간을 보장한다면 세입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면서도 "현실적으로 임대인 입장에게 어려운 점이 있을 것"이라며 현재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는 2+2년 안이 적합하다고 답했다. 상한율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 별로 삶의 조건이 다르다"며 5%를 상한으로 하고 실제 상한율은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조례로 정하는 안을 지지했다.
김 장관은 아파트 주택임대사업자를 폐지할 경우 다세대나 빌라로 투자 수요가 몰리는 '풍선 효과'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그는 "2018년 9·13 대책을 발표할 때 조정대상지역에서 신규 주택을 매입해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경우 세제혜택을 주지 않기로 이미 발표했다"며 "주어진 혜택이 크지 않고 가격 상승도 그리 크지 않아 시세차익을 노리고 들어가는 것도 제한적이라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박상혁 민주당 의원의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을 수도권 외 집값과 분양가 상승률이 높은 세종과 대구 등 광역시로까지 확대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의에 대해 김 장관은 "시장 불안 우려가 있고 고분양가 책정, 정비사업 이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용 지역을 결정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한 번 더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이어 김 장관은 "각 지자체 별로 분양가심의위원회가 있다"며 이를 통해 충분히 분양가 통제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공공임대주택의 사회적 차별 문제에 대해서는 건축비 상향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개진했다. 문진석 민주당 의원이 LH의 주택 브랜드인 '휴먼시아'에 사는 아이들이 '휴거'라고 불리며 왕따를 당한다는 설명에 "공공임대주택의 품질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에는 적극 공감한다"고 호응한 김 장관은 "좋은 임대주택을 지으려면 건축비를 올려야 하는데 이를 기획재정부에서 책정한다"며 내년도 예산안 심사과정에서 건축비 상향에 협조해줄 것을 의원들에게 건의하기도 했다.
이날 회의는 보수 야당인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모두 퇴장한 상태에서 이뤄졌다. 이날 국토위 소속 통합당 의원들은 여당이 일방적인 의사진행을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본격적인 법안 토론에 앞서 퇴장했다. 이들은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이 "국회의 전통과 관례를 무시한 채 청와대 하명에 따르고 있다"며 "민주당 법안만 골라 통과 강행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洪 "공급대책 거의 마련했다"
한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외부적으로 발표를 안 해서 그렇지 회의를 계속하고 있다"며 "국민들에게 제시할 공급대책을 거의 마련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공급대책을 검토하고 있지만 내용을 말하기는 어렵다"며 내용이 공개될 경우 시장의 충격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다양한 대안에 대해서는 "용적률 문제나 층고 제한, 새로운 주택지 발굴 등 여러 노력은 같이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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