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표지·제목 보며 상상에 시동 거세요 책 읽은 후 경험치가 달라집니다

2020. 7. 27. 09: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채연(왼쪽)·박지민 학생기자가 여름방학 맞춤 독서법을 배우기 위해 작은 도서관 '이아이야'에 모였다.

독서는 심신을 수양하고 교양을 쌓기 위해 책을 읽는 행위입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방학은 체계적인 독서를 하기에 안성맞춤이죠. 박지민·한채연 학생기자가 짧은 여름방학 효율적으로 책 읽는 법을 배우기 위해 작은 도서관 ‘이아이야’에 모였어요. 오늘의 선생님은 안효정 한우리 독서활동가입니다.

집에서 책 읽으며 상식 키우기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들 하는데, 독서를 습관화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지민 학생기자가 궁금해했죠. “‘밥은 왜 먹어야 할까요?’라는 질문처럼 들려요. 그만큼 당연한 일이라는 겁니다. 우리는 균형 있는 식사를 통해 에너지를 얻고 건강하게 살아가죠. 밥이 몸을 움직이게 하는 근원이라면, 독서는 두뇌와 마음의 양식이에요. 작가는 책 한 권을 쓰기 위해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총동원합니다. 독자는 그 엄청난 축적물을 누리기만 하면 돼요. 적은 비용으로 높은 수준의 삶을 간접 경험할 수 있죠.”

안효정 한우리 독서활동가가 독서 활동을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책은 일주일에 한 권 정도 읽는 것을 권장하지만, 한 달에 한 권을 읽더라도 깊이 있게 읽는 것이 좋습니다. 독서 능력에는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읽거나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은 금물이에요. 나에게 맞는 책을 고르고 싶다면 번거롭더라도 발품을 팔아야 해요. 서점에 들러 관심 분야의 책도 찾고, 유행하는 신간도 만나보세요. 이때 책 내용만큼 시각적인 면도 고려해야 합니다. 예쁜 책이 아니라 글씨체·글자 크기·삽화·여백 등을 살펴 읽을 때 눈과 뇌가 피로하지 않은 책을 골라보세요. 책을 읽을 땐 알맞은 장소와 바른 자세가 중요합니다. 불빛 바로 아래에서 책을 읽으면 빛이 반사돼 눈에 부담을 줄 수 있어요. 자세가 흐트러질 경우 집중력이 떨어지기도 하죠.

“재미있게 본 책을 친구에게 추천하곤 하는데, 잘 읽지 않더라고요. 편견 없이 책에 다가가는 방법은 없을까요?” 채연 학생기자가 질문했어요. “표지와 제목만 보고 ‘이 책은 지루할 거야’라고 단정 짓는 것은 옳지 않아요. 브리타 테켄트럽의 책 『빨간 벽』에는 호기심 많은 쥐가 등장하는데요. 동물 마을을 둘러싼 빨간 벽에 대해 그 누구도 의문을 갖지 않죠. 벽 너머에 어떤 세상이 존재할지 끊임없이 궁금해하던 쥐는 파랑새의 도움을 받아 탈출합니다. 그러자 상상도 못 할 일이 벌어져요. 마을을 가로막고 있던 빨간 벽이 사라진 겁니다. 빨간 벽은 처음부터 없었던 거죠. 여러분의 마음에도 재미있는 책과 재미없는 책을 나누는 빨간 벽이 있지는 않나요. 취향이 아니라며 벽을 쌓기보다는 열린 마음으로 책을 만나보세요.”

채연·지민 학생기자가 안효정 독서활동가와 함께 책 『중요한 문제』를 읽으며 이야기하고 있다.

독서는 크게 ‘독서 전 활동-독서-독서 후 활동’ 세 가지로 나뉩니다. 학생기자단이 조원희 작가의 『중요한 문제』를 통해 순서대로 체험해봤죠. 독서 전 활동에서는 책 표지나 목차를 보고 이야기를 추측해 봅니다. 책을 읽은 후 내가 예상한 내용과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면 더욱 효과적인 독서가 되죠. “표지를 살펴볼까요. 남자의 표정이 어떤가요?” “고뇌하는 얼굴이에요.”(지민) “진지해 보여요.”(채연) “그렇다면 이 남자는 어떤 ‘중요한 문제’로 고민하는 걸까요?” “인종차별로 고민하는 것 같아요.”(지민) “사회 문제 때문일 거예요.”(채연) 표지와 제목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었죠.

독서 전 활동'의 일환으로 각자에게 맞는 그림카드를 고르고 있는 소중 학생기자단.

두 사람 앞에 수십 장의 그림카드가 놓였습니다. “최근 여러분이 겪고 있는 ‘중요한 문제’를 표현한 카드 2장을 골라보세요. 카드를 고른 이유와 해결법을 함께 생각해 볼 거예요.” 채연 학생기자는 알람시계와 지각 카드를 골랐어요. 학교까지의 거리가 멀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 힘들대요. 지민 학생기자는 친구 문제와 화났을 때 물건을 던지는 버릇을 고치고 싶다고 털어놨습니다. ‘듣기 싫은 노래를 알람으로 설정하기’ ‘화가 날 땐 명상’ 등의 해결책이 나왔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네요. 그럼 『중요한 문제』 속 주인공은 무슨 문제가 있는지 살펴봅시다.” 주인공 네모 씨는 원형 탈모로 고생하고 있었어요. 책 말미 그만의 기발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했죠. “책을 읽고 나니 어떤 생각이 드나요? 여러분의 ‘중요한 문제’가 조금 다르게 다가오지 않나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조건 애쓰기보다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겠네요.” 채연 학생기자가 말했어요. “독서 전 활동 없이 그냥 책을 읽었을 때는 느낄 수 없는 부분이죠. 책을 읽기 전 충분히 생각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제 독서 후 활동, 독후감을 써볼까요. “감상문에는 책 제목 외에도 지은이·출판사·읽은 날짜 등을 함께 기록하세요. 지은이를 적어 놓으면 나중에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발견하기 쉽죠. 읽은 날짜를 기록한 뒤, 같은 책을 반복해 읽어도 좋아요. 저는 『몽실 언니』를 세 번이나 읽었는데요. 상황이나 기분에 따라 시점이 달라진답니다. 처음에는 몽실이었다가 두 번째 읽을 때는 북촌댁의 입장에서 생각해봤죠. 마지막에는 아버지가 되기도 했어요. 여러분도 경험해 보세요.”

독후감은 처음-가운데-끝의 형식에 맞춰 기본에 충실하게 작성합니다. 가끔 독후감을 줄거리 요약으로 받아들이는 친구들도 있는데, 생각과 느낌을 담아 정리하는 게 중요해요. 독후감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독서 전 활동을 떠올리세요. 책을 읽기 전 추측한 내용을 넣으면 멋진 서문이 완성되죠. 예를 들어 ‘『중요한 문제』라는 제목을 보고 최근 미국에서 벌어진 흑인 인종차별 문제가 떠올랐다’라고 시작하는 식입니다. 목차를 활용해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 천천히 기억을 되감는 것도 좋아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입체 독서 계획표를 만들고 있다. 책상에 세워놓고 틈틈이 계획표를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하다.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면 독서 계획표를 토대로 체계적으로 읽는 게 좋아요. 1년 동안 몇 권의 책을 읽을지 연간계획을 세우고, 월간·계획·일일계획 순으로 범위를 좁혀가며 스스로와 약속하세요. 지킬 수 있는 약속만 계획표에 적습니다. 오늘은 여름방학 맞춤 독서 계획표를 세워볼 거예요.”

지민·채연 학생기자는 청소년 추천도서 목록을 보며 이번 방학에 읽고 싶은 책 5권을 각각 골랐어요. 책 선정을 마쳤다면 정사각형 종이를 준비합니다. 가로로 한 번, 세로로 한 번 접은 뒤 종이를 펼치면 십자가 모양의 선이 남죠. 그중 하나의 선만 가위로 잘라요. 왼쪽 위 칸은 제목·지은이·출판사 등을 적는 책 목록으로 꾸미고요. 오른쪽에는 독서 목표를 씁니다. 지민 학생기자는 ‘주말 밤 30분 책 읽기’를, 채연 학생기자는 ‘영어 원서 읽고 독후감 작성하기’를 적었죠. 빈칸 둘 중 하나에 독서 계획표 제목을 적어줍니다. ‘슬기로운 독서 생활’(지민), ‘규칙적인 독서 계획표’(채연)가 완성됐어요. “주로 표 모양의 독서 계획표를 만들죠. 하지만 책 사이에 끼워놨다가 잃어버리기도 하고, 잘 보지 않게 됩니다. 이렇게 만들어 밑면을 풀칠한 후 붙여주면요. 짜잔. 책상에 세워놓을 수 있는 입체 독서 계획표로 변신하죠. 눈에 잘 띄기 때문에 실천율도 더 높아질 거예요.”

“제 직업을 ‘독서지도사’보다는 ‘독서활동가’로 소개하곤 해요. 지도사는 남을 가르쳐 이끌고 지도하는 반면, 활동가는 어떤 일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 적극적으로 힘쓰는 사람을 말하죠. 전 여러분을 가르치는 사람이기보다 책을 읽고, 재미있게 이야기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사람이 되고 싶거든요. 이번 여름방학 멋진 독서 활동을 통해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한 뼘 성장하는 소중 친구들이 되길 바랍니다.”

글=박소윤 기자 park.soyoon@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박지민(서울 신동중 1)·한채연(경기도 불곡중 1) 학생기자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

평소 공부와 학원에 집중하느라 독서는 뒷전이었어요. 하지만 이번 취재를 통해 독서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습니다. 『중요한 문제』라는 책을 함께 읽으며 각자의 생각을 자유롭게 펼쳤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소중 독자 여러분도 친구와 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좋은 독서 후 활동이 될 거예요. 박지민(서울 신동중 1) 학생기자

독서 전 활동을 하며 제 고민을 털어놓았어요. 책을 읽고 나니 고민하던 일이 다르게 느껴졌죠. 책을 통해 고민이 해결되기도 하고, 제 생각도 한층 성장할 수 있다는 걸 느꼈어요. 독서 계획표를 만들며 오랜만에 읽고 싶은 책도 맘껏 골랐어요. 이번 방학은 편견 없이 여러 분야의 책을 읽으며 알차게 보낼 생각이에요. 한채연(경기도 불곡중 1) 학생기자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