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커지는 규제 반발 '촛불'.. 정부는 설익은 공급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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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시장 저항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전날 6·17 7·10 등 정부 부동산 대책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대규모 촛불집회를 벌이며 함께 진행한 '실검 챌린지' 여파다.
첫 집회에 참석했던 한 시민은 "정부 소급 규제에 반발해 집회에 나갔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부동산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방향 자체에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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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시장 저항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부동산 규제 철회를 주장하며 시작됐던 집회는 어느덧 총선 불복과 정권 퇴진론까지 흡수하며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부동산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신뢰를 심어줬어야 할 정부는 설익은 공급대책을 흘렸다 주워 담기를 반복하며 혼란만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검색 포털에는 ‘나라가 니꺼냐’는 검색어가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지켰다. 전날 6·17 7·10 등 정부 부동산 대책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대규모 촛불집회를 벌이며 함께 진행한 ‘실검 챌린지’ 여파다.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소통 없이 밀어붙인다’는 시장의 불만이 담겼다.
‘6·17 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시민모임’과 ‘7·10 취득세 소급적용 피해자모임’ 등 부동산 대책 반대 시민이 주도한 집회에는 경찰 추산 1500여명(주최 측 추산 500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 4일 영등포구 신도림역 일대에서 벌였던 첫 집회에 비하면 규모가 10배 이상 늘어났다.
규모가 커지면서 집회 성격도 크게 바뀌었다. 첫 집회에 참석자들은 주로 6·17 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이 확대되며 대출 규제가 소급적용돼 피해를 겪게 된 인천, 경기 지역 일대의 무주택자들이었다. 하지만 이후 정부가 무주택자와 1주택자(처분 조건)에 한해 종전 규제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집회 주축 세력에서 이탈했다.
대신 최근에는 정부가 6·17 대책과 7·10 대책에서 일관되게 규제한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가 집회를 주도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정부 부동산 철학 전반을 성토한다. 집회 참석자 중 ‘시민모임’ 인터넷카페 대표로 자신을 소개한 한 중년 여성은 연단에 올라 “자유시장경제에서 본인이 피땀 흘려 집 사고 월세 받는 게 왜 불법이고 적폐인가”라고 말했다.
집회는 정권 퇴진운동의 성향마저 보이고 있다. 부동산 대책에 현 정권의 정치철학이 깊이 반영된 만큼 피할 수 없는 반발이었다. 집회 현장에서는 ‘대통령은 퇴진하라’고 쓴 피켓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게 됐고 집회 커뮤니티에서는 ‘4월 총선 불복 운동을 병행하자’는 의견도 자주 올라왔다.
물론 정부 부동산 대책에 반발하는 시민 가운데도 이를 정치 의제로 확장하는 대신 보다 신중한 대책 수립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첫 집회에 참석했던 한 시민은 “정부 소급 규제에 반발해 집회에 나갔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부동산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방향 자체에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결국 정부가 시민이 수긍하지 못할 규제를 설계하면서 정치적 저항을 자초한 셈이다. 하지만 부동산 의제의 정치화는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정부나 시민들이나 정치 논리로는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정부가 무주택자에겐 내 집 마련의 길을 제시하는 동시에 다주택자를 투기 세력으로 몰지 말고 납세 부분에서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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