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 원하는 3040, 청약만 보지 말고 입주권·경매 노려보라"
"코로나 때문에 집값이 폭락할 것이라고들 예상했지만, 올 초보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6.3%(5512만원) 올랐어요. 집을 살 생각이라면 더 이상 망설이면 안 됩니다."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0 대한민국 부동산 트렌드쇼'의 세미나 현장. 첫 연사로 나선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가 시작부터 '돌직구'를 날렸다. 그는 "집값 떨어지길 기다리던 사람들에게 최근 2~3년은 고통의 연속이었다"며 "지금이라도 움직이지 않으면 앞으로 서울에서 내 집을 장만하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문 정부 출범 이후 22번째 부동산 정책인 7·10 대책이 나왔지만, 부동산 값은 안정되기는커녕 더 불안하다. 이달 말 나온다는 공급 대책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관심이 쏠린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예비 신혼부부인 김명현·조윤주씨는 "내후년 결혼할 예정이라 집을 장만하려는데 집값은 계속 오르고 소득과 괴리가 커서 불안감이 크다"고 했다.
이날 '부동산 트렌드쇼'에선 대한민국 최고의 부동산 전문가들이 총출동해 이런 불안감과 고민에 대한 해법들을 제시했다.
◇"청약 어렵다면 눈높이 낮춰 집 사라"
앞서 본지가 부동산 트렌드쇼 연사 6명으로부터 가장 유망한 부동산 투자 상품을 조사했을 때, 4명이 '청약'이라고 답했다. 실제 청약은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최고의 투자 방법으로 꼽힌다. 하지만 청약은 상당수 실수요자에게 '그림의 떡'이다. 분양 물량은 적은 반면 청약 대기 수요가 워낙 많기 때문에 부양가족이 특별히 많은 경우가 아니라면 30~40대는 대부분 가점(加點) 경쟁에서 밀린다.
전문가들은 "젊은 실수요자들은 청약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며 "입주권·경매 등 다른 대안도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주현 월천재테크 대표는 "지금은 '살고 싶은 집'보다 '살 수 있는 집'을 먼저 사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입주권이나 분양권을 눈여겨보라고 했다. 아직 새집의 가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나마 싸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우 대표 역시 "서울 주택 시장에서 코로나 충격이 거의 사라져 가고 있기 때문에 실수요자는 기존 주택을 적극적으로 매수해야 한다"고 했다. 유망 추천 지역으로는 영등포구 신길동, 강동구 고덕동을 꼽았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자금이 부족한 실수요자라면 경매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경매 감정가는 보통 시세의 95% 수준에서 매겨지고, 유찰될 때마다 20~30%씩 가격이 낮아지는데, 지금 경매로 나오는 물건은 6개월 전쯤 감정평가를 받았고, 그동안 집값이 올랐기 때문에 감정가가 현재 시세보다 저렴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좀 더 기다리라"는 의견도
반면, 당장 서울 집을 사기보단 좀 더 기다리란 의견도 나왔다.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는 "빅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내년 가을 서울 집값이 고점에 도달하는 것으로 나왔다"며 "지금 서울은 확실한 고평가 구간에 들었으므로, 지금 집을 사는 것은 바람직한 의사 결정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 대표는 통화량, 토지보상금, 입주물량, 전셋값, 소득, 물가, 주택 구매력 지수, 정부 정책 등의 지표를 토대로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그는 특히 2017~2018년 몰렸던 단기(4년) 등록 임대주택이 시장에 나오면서 집값 하락을 부채질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역시 당장 서울 집을 사기보단 하남 교산 등 3기 신도시를 노려보라고 조언했다. 고 원장은 "2기 신도시 조성 당시 대규모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미분양이 속출했지만, 이후 이 지역 집값이 크게 올랐다"며 "3기 신도시 역시 분양가가 저렴한 데다 물량이 많아 무주택자인 경우 가점이 낮아도 당첨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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