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통째로 샀던 사모펀드, 비판 쏟아지자 다시 팔기로

박세환 2020. 7. 2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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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한복판의 나홀로 아파트를 통째로 사들여 논란이 됐던 사모펀드가 결국 아파트를 팔고 펀드를 청산하기로 결정했다.

사모펀드가 아파트 매입을 위해 새마을금고로부터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서 LTV(담보인정비율)에 따른 한도보다 100억원 가량 많은 270억여원을 빌렸다는 의혹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모펀드의 아파트 매입을 거론하며 "강남 한복판에서 금융과 부동산의 로맨스가 일어나고야 말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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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부동산 전문 사모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삼성월드타워' 아파트를 통째로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월드타워 아파트의 모습. 권현구 기자

강남 한복판의 나홀로 아파트를 통째로 사들여 논란이 됐던 사모펀드가 결국 아파트를 팔고 펀드를 청산하기로 결정했다. 아파트는 빠른 시일 내에 이익 없이 매각하고 투자금과 대출금은 각각 수익자와 대출기관에 돌려줄 예정이다. 지난달 말 아파트 매입 이후 불과 한달여 만에 매각이 결정됐다.

이지스자산운용은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부동산 펀드를 통해 매입한 삼성월드타워 리모델링 사업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지스운용은 이날 펀드청산심의회를 거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최근 주택시장 가격이 불안정한 가운데 정부의 정책 기조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11층 규모의 삼성월드타워는 지하철 7호선·분당선인 강남구청역과 가까운 곳에 있다. 58.8m², 84.7m² 등 면적의 46가구로 구성돼 있다. 1997년 입주가 시작돼 20년이 넘은 만큼 이지스자산운용은 해당 건물을 리모델링한 뒤 분양하는 방식으로 차익을 남기려는 계산이었다. 아파트 매입에는 총 410억여원이 들었다.

그러나 사모펀드의 아파트 매입 소식이 전해지자 논란이 커졌다. 특히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이 본격 시행되는 7월 1일 전에 실거래가 이뤄진 점 등에 비춰 다주택자 규제를 회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대출규제 위반 의혹도 제기됐다. 사모펀드가 아파트 매입을 위해 새마을금고로부터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서 LTV(담보인정비율)에 따른 한도보다 100억원 가량 많은 270억여원을 빌렸다는 의혹이다.

이지스운용은 리모델링 등을 위한 시설자금대출이었기 때문에 LTV 규제를 위반한 게 아니라는 입장이었다. 반면 새마을금고는 이 대출이 사실상 주택보유 목적의 대출이었다고 보고 100억여원에 대한 회수에 나섰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이지스자산운용이 대출규제를 우회하려는 시도가 있었는지를, 국토부 한국감정원은 과세회피를 위한 저가거래가 이뤄졌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유력 인사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모펀드의 아파트 매입을 거론하며 “강남 한복판에서 금융과 부동산의 로맨스가 일어나고야 말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금부(금융과 부동산) 분리를 주장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한 방송에서 “뉴스를 보고 놀라웠다 (사모펀드를 통한) 가장 확실한 투자수단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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