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폭등하던 청주와 김포 이제는 다른길로.. "규제가 갈랐다"

유병훈 기자 2020. 7. 2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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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6월 뜨겁게 달아올랐던 경기도 김포와 충청북도 청주 부동산 시장이 주춤하고 있다. 정부가 규제 범위를 넓히고 강도를 높이면서 유동성이 다시 서울로 모이는 여파로 돈이 빠지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선방하고 있는 김포와 달리 청주는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침체 가능성도 거론된다.

2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청주는 지난 5월 이후 이목이 집중된 ‘핫 플레이스’였다. 지난 5월 약 1조원 규모의 방사광 가속기 사업 유치가 확정된 청주는 발표 전부터 법인 자금이 몰리면서 본격적인 상승세를 탔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청주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2017년 12월 4일 기준)는 지난 5월 셋째주 0.6%오르며 급등 기미가 보인 이후 6월 둘째주 0.84%, 셋째주 1.08%까지 치솟았다. 청주의 급등은 법인 거래에 힘입었다. 지난 5월 청주 전체 아파트 거래 5410건 중 1953건(36.09%)가 법인이 포함된 거래였다.

청주의 전성시대는 그러나 불과 한달 만에 6·17대책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6·17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으로 포함된 데 이어 법인의 부동산 투자 규제가 강화되자 된서리를 맞은 것이다. 6·17대책 직후 청주의 매매지수 상승률은 0.35%까지 떨어지더니 지난주에는 0.09%까지 주저앉았다.

청주의 대장주로 꼽히는 흥덕구 복대동 두산위브지웰시티2차의 80.135㎡는 지난 5월말 6억원(38층)까지 올랐지만, 지난 1일에는 3억8000만원(18층)까지 떨어졌다. 두 달도 안돼 2억2000만원이 낮아진 것이다.

청주 안에서도 가장 얼어붙은 곳은 상당구였다. 지난 5월 상당구의 법인 거래는 1255건으로 청주 전체 법인거래의 64.26%가 집중됐고, 상당구 전체 거래(2805건) 중에서도 44%나 차지했다. 지난주 상당구의 매매지수는 보합권까지 떨어졌다. 상당구의 아파트 거래건수는 지난 4월 533건에서 5월 2805건까지 폭증했지만, 6월 1024건까지 급감했다. 부동산 업계는 7월 아파트 거래건수는 6월보다도 훨씬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청주의 다음 타자였던 김포도 가라앉는 분위기다. 김포는 지난 6·17대책에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아 규제의 풍선효과로 급등했다. 6월 셋째주까지 약보합세를 면치 못했던 김포의 주간 아파트 매매지수 상승률은 6·17 직후인 넷째주 1.88% 폭등했다. 그러나 정부가 "이상 조짐이 보일 경우 김포도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하겠다"고 엄포를 놓자 7월 첫째주 0.9%, 둘째주 0.58%, 셋째주 0.38%로 진정되기 시작했다. 6월 2903건에 이른 아파트 거래량도 5월 이전의 1000건 내외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김포에서는 여전히 신고가가 드문드문 나타나고 있다. 운양동 e편한세상 121㎡(13층)은 지난 4일 기존 최고 가격(5억8000만원)보다 6500만원 오른 6억45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찍었다. 지난 18일 풍무동 푸르지오 84.9873㎡도 5억8000만원에서 6억1000만원으로 신고가를 갱신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청주의 경우, 상반기에 단타투자·갭투자 등 외지인에 의한 소액투자가 많다고 봤다. 해당지역의 아파트 수급 요인과 무관한 가격 상승이었기 때문에 정부의 규제로 가격 하락이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청주는 비규제지역의 풍선효과로 가격이 올랐던 것이 규제로 인해 수요가 끊겼다고 봐야한다"며 "단기간에 급격하게 수요가 몰렸던 만큼, 수요 유입 조정·거래량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포에 대해서는 "아직 하락세라고 판단하기 이르다"고 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김포는 여전히 비규제지역이기 때문에 수요가 미약하나마 계속 유입될 것"이라며 "또 서울 생활권이고 교통 호재도 예고돼있어 설령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더라도 가격하락까지 갈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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