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아파트 통매입 '토지 대출' 논란..대출금 회수 가능성은?
이지스자산운용 "리모델링 위한 시설자금 대출"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박응진 기자,김도엽 기자 = 새마을금고중앙회가 강남 한복판의 나홀로 아파트를 통째로 사들인 사모펀드에 집행한 대출금 270억 가운데 100억원가량에 대한 회수에 나섰다. 주택담보비율(LTV)을 위반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사모펀드 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은 땅을 담보로 한 대출이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23일 새마을금고중앙회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사모펀드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삼성월드타워' 한 동을 지난달 중순 약 410억원에 매입했다. 해당 사모펀드는 아파트 매입을 위해 서울과 경기도 등지에 있는 새마을금고 7곳에서 총 270억원을 대출받았다.
◇'아파트' 구입하는데 '토지' 담보 시설자금 대출했나?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대출을 해준 지역 금고에 확인을 해보니 아파트가 아닌 토지를 담보로 대출이 이뤄졌다. 이지스자산운용이 밝힌 내용이 맞았다.
그러나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대출을 해준 금고들이 아파트 한동을 통매입하는데 토지를 담보로 잡고 대출을 해준 점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대출 회수에 나선 것이다.
중앙회가 확인해본 결과 이지스자산운용이 대출을 받을 때 아파트 전체를 약 2년 후에 리모델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금고들에선 아파트가 아닌 땅을 담보로 대출을 집행해줬다. 1~2년 내에 해당 아파트 거주자들이 모두 퇴실, 사실상 공실이 될 것이라는 이지스자산운용의 설명에 따라 토지 담보로 시설자금 대출을 해줬다는 답이었다.
새마을금고 지점과 이지스자산운용이 체결한 대출 계약서에도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 계약서에 기입하는 특약사항에 '시설자금 대출 목적'이라고 명시됐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토지 담보 대출 '불법' 단정 어려워
토지를 담보로 한 대출이 불법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지스자산운용 역시 공식적으로는 상황 파악을 해보겠다는 입장이지만 대출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주택 보유목적의 일반 담보대출이 아니라 총 800억원 규모의 개발을 전제로 한 시설자금 대출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LTV 규제를 교묘히 피해간 방식에 대해선 비판이 제기된다. 새마을금고가 토지를 담보로 대출을 해주면서 LTV 적용률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의 LTV는 9억원 이하 주택은 40%, 9억원 초과 15억원 미만의 경우 20%를 적용받는다.
반면 새마을금고 업무방법서상 토지 담보 LTV 적용률은 금고마다 다르지만 서울 내 토지는 최대 80%까지 적용하고 있다. 다만 해당 토지의 평균 낙찰가율이 최대 한도이기에 적용률은 개별 토지마다 다르다. 예를 들어 해당 토지의 평균 낙찰가율이 70%라면 최대 한도는 80%가 아닌 70%만 적용할 수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용한 사모펀드는 아파트 한 동을 매입하는데 사용한 410억원의 매입금 중 새마을금고에서 대출받은 금액은 270억원, 약 65%에 달한다. 대출해준 금고들이 토지 담보 LTV를 적용했기 때문에 이런 규모의 대출이 이뤄질 수 있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100억원 대출금 회수 가능하나?
LTV 논란이 일자 새마을금고중앙회는 100억원가량이 LTV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 회수에 나섰다. 아직 정확한 회수금액은 실사를 해봐야 집계되겠지만 산술적으로 계산했을 때 회수금액은 1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새마을금고는 설령 계약서상에 '시설자금 대출'이라고 명시됐더라도 해당 대출은 토지가 아닌 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로 봐야 하기에 회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에서도 이지스자산운용의 대출은 리모델링을 위한 자금이 아닌 주택구입을 위한 자금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일반적인 시각에서 봤을 때 (대출금은) 아파트 (매입) 자금으로 흘러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대출금 회수와 동시에 대출 과정을 들여다본 후 적절한 조치도 취할 계획이다. 혹시나 모를 짬짜미 의혹이 있는지 확인해 보겠다는 것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주택을 담보로 하는 것인데 왜 (LTV를) 40%로 적용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라며 "(이지스자산운용은) 시설자금 대출이라고 하는데 아파트는 토지와 건물의 일체형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대출) 과정에서 불법이 없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goodd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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