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해제 반대→검토→신중 오락가락..시장 대혼란 '맹탕 공급대책 되나'
당정청 입장 정리 안된 상황서 與 인사 '신중·불가론' 제기
일각선 "그린벨트 직권해제 사실상 물 건너갔다" 분석도
정부 재건축도 안풀어..자투리땅 개발 등 생색내기 그치나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의 그린벨트 면적은 150.25㎢가량 된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서초구가 23.89㎢로 가장 넓고 강서구(18.92㎢), 노원구(15.9㎢), 은평구(15.21㎢), 강북구(11.67㎢) 등의 순이다. 강북·은평구 등 서울 북부권은 경사도 측면을 고려하면 택지개발 가용면적이 넓지 않아 주택 대상지로는 부적합하다는 평가다. 강서구 그린벨트는 김포공항 인근에 자리하고 있는데 이 지역은 3기 신도시인 부천 대장지구 인접지역이어서 각종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결국 정부의 선택지는 강남구 세곡동과 서초구 내곡동 일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들 지역은 이명박 정부 당시 보금자리주택을 짓고 남은 땅으로 보존가치도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후 행정부 고위인사들이 연이어 ‘신중론’과 ‘불가론’을 제기하자 시장은 누구 말을 믿어야 하는지 혼란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당정청 모두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린벨트 해제와 관련해 유력 정치인들이 숟가락 얹듯이 각자 한마디씩 꺼내는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시장에 혼란을 낳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각에서는 정부의 그린벨트 직권해제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행법상 국토교통부는 주택공급 등을 위해 개발제한구역을 직권으로 해제할 수 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서울시의 반대 입장 고수를 고려해볼 때 정부가 직권해제 카드를 꺼낼 것으로 봤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심 교수는 “서울은 유휴부지가 많지 않은 만큼 대규모 공급을 위해서는 그린벨트 해제 등이 필요하다”며 “공급물량이 어느 정도 될지가 관건인데 시장의 예상 수준을 넘어서면 강남 3구의 집값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도 실효성 여부를 떠나 해제가 갖는 상징성에 주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현재의 논의상황을 볼 때 곧 나올 공급대책의 경우 시장에서 원하는 수준을 맞추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서울시는 그린벨트를 풀지 않는 대신 재건축 규제를 일부 완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결국 재건축 규제 완화도, 대규모 주택공급도 없고 자투리땅 개발 등 제한적 공급대책이 나올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 셈이다.
그린벨트는 도시의 무질서한 팽창을 막고 주변 녹지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법적으로 지정한 구역이다. 역대 정부마다 주택공급 등을 목적으로 그린벨트를 해제해왔다. 집값이 상승하자 노무현 정부 역시 국민임대주택 건립을 목적으로 약 3.47㎢의 서울 그린벨트를 해제했다. 세금과 거래제한으로 수요를 막고 재건축 규제를 강화하는 방식으로도 집값이 잡히지 않자 서울 지역의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대규모 공급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결국 이번 정부도 똑같은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문재인 정부가 ‘그린벨트 해제’를 둘러싸고 ‘자중지란’에 빠진 모양새”라며 “결국 재개발·재건축을 꽁꽁 묶고 풀지 않는 방향에서 새로운 대안을 찾다 보니 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권혁준·양지윤기자 awlkwon@se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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