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개벽하는 성남 구도심..산성역 일대 1만2천가구 아파트村 탈바꿈

정다운 2020. 7. 1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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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노후 주택촌이던 산성역 일대가 1만2000가구 규모 새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먼저 사업을 마친 아파트가 당장 7월 말 입주를 앞뒀고 사업 속도가 느렸던 재개발 구역은 정비사업 막바지 단계인 관리처분인가 총회를 마쳤다. 대규모 재개발·재건축이 잇따르면서 과거 노후 불량주택 밀집 지역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판교·분당신도시와 연계된 신흥 주거촌으로 떠오를지가 관심사다.

지하철 8호선 산성역 일대에서는 산성동삼거리를 가운데 두고 산성역포레스티아(신흥주공 재건축), 산성역자이푸르지오(신흥2구역), 산성구역 등 굵직한 정비사업이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옛 신흥주공을 재건축한 산성역포레스티아가 7월 말 집들이를 시작한다. HDC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을 맡은 이 아파트는 39개 동에 4089가구가 입주하는 매머드급 단지다. 단지가 지하철 8호선 산성역과 맞닿아 있는 데다 북쪽으로는 위례신도시와 접해 있어 수요자 관심을 모았던 곳이다. 2017년 8월 최초 분양 당시 1순위 청약 접수에서 평균 8.89 대 1 경쟁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산성역포레스티아 남쪽에서는 신흥2구역을 재개발하는 산성역자이푸르지오가 청약통장을 접수한다. 지난 2017년 6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후 3년 만에 분양에 돌입한다. 전용 51~84㎡ 총 4774가구 가운데 일반분양 물량만 1718가구에 달한다.

산성동삼거리 일대(신흥동) 사업 속도가 가장 느렸던 산성구역 재개발 역시 최근 분양을 위한 마지막 단계인 관리처분인가 총회를 마쳤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산성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 6월 23일 성남시 수정구 소재 창성중 운동장에서 관리처분계획인가(변경)를 위한 정기총회와 조합원 총회를 개최했다. 산성구역 재개발은 면적 15만2787㎡ 대지에 기반시설과 아파트를 새로 짓는 사업이다. 이곳에 지하 5층~지상 최고 29층, 43개 동 총 3372가구 규모 새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 시공은 GS건설·대우건설·SK건설이 맡았다. 앞으로 관할구청에서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으면 산성구역 조합은 이주와 철거 절차를 거쳐 일반분양에 돌입할 수 있다. 2022년께 일반분양에 나서는 게 조합 목표다.

▶성남 구도심 산성구역 관리처분 총회

포레스티아 25평 분양가 比 2배 뛰어

2025년까지 3개 단지가 모두 들어서면 산성역 일대는 1만2235가구 규모의 새 아파트촌으로 거듭난다.

노후 주택이 새 아파트로 탈바꿈하고 주거환경이 대폭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에 산성역포레스티아 분양권에는 현재 4억~5억원대 웃돈이 붙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정보에 따르면 전용 59㎡ 분양권 호가는 9억~10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지난 6월 한 달간 실거래 신고가 완료된 아파트만 7건. 이들 아파트는 모두 8억원 초중반대에 거래되다 6월 25일 8억9500만원에 신고가를 썼다. 최초 공급 당시 일반분양가가 4억1000만~4억7000만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전용 84㎡ 분양권 시세는 이미 1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3월 10억4500만원(6층)에 실거래된 이후 동·층에 따라 11억8000만~12억8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최초 분양 당시 5억8000만원대에 분양됐던 아파트다. 입주를 앞두고 저층 위주로 시세보다 낮은 급매물도 속속 나오고 있다.

산성동 A공인중개사사무소는 “신흥동은 지하철 8호선 산성역이 가까워 위례신도시 못지않게 서울 접근성이 좋다. 지하철로 잠실까지 15분, 강남까지 30분이면 닿을 수 있어 강남권 출퇴근 직장인과 투자자가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덕분에 신흥동이 위치한 성남시 수정구 아파트값도 전반적으로 상승세다. KB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성남시 수정구의 3.3㎡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967만원으로 올 초 대비 12.24% 올랐다. 중원구도 2116만원으로 11.13% 상승했다.

산성역 일대 아파트 분양권과 입주권 시세가 강세를 띠는 것은 산성역을 포함한 성남 구도심 지역 곳곳에 대규모 정비사업이 추진 중인 덕분도 있다. 성남 구도심에는 산성역 일대를 포함해 20개 구역이 각자 정비사업을 진행 중이거나 완료했다. 이 대목에서 성남 구도심 역사를 짚고 넘어가면 참고가 된다.

수정·중원구 일대 성남 구도심 지역은 1960년대 후반 서울의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조성됐다. 서울 철거민 이주지로 조성되면서 대지가 66㎡(20평) 안팎에 불과한 단독주택이 빽빽하게 들어섰다. 그러다 1990년대 후반 분당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이 지역이 성남시 ‘구도심’으로 분리됐다. 당시 40년이 다 돼가는 노후 주택은 많았는데 새 주택은 모자랐다. 2000~2015년 성남 구도심에서 16년 동안 재개발 또는 재건축으로 공급된 아파트는 8600가구로 이 중 일반분양 물량은 2359가구에 불과했다. 서울 송파구와 가까워 사실상 서울 생활권으로 불렸는데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이유다.

하지만 이후 2016년 들어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개발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2020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을 통해 단계별로 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성남 구도심 일대 도시정비사업지 20여개가 주로 지하철 8호선 신흥역~산성역 일대에 몰려 있다.

이들 구역이 모두 정비사업을 마치면 성남 구도심에 새 아파트 약 4만가구가 들어선다. 이들 아파트 입주가 끝나면 ‘미니 신도시’에 맞먹는 주거지가 탄생하는 셈이다. 택지지구와 달리 교통, 생활 인프라 등을 그대로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행정구역상 같은 성남이지만 구도심 집값은 분당·판교에 비해 3.3㎡당 1000만~1500만원 정도 낮은 것도 장점이다. 산성대로를 중심으로 성호시장 시설 현대화, 희망대공원 랜드마크 조성, 1공단 공원·문화시설 조성, 성남동 공영주차장 행복주택 조성, 중앙지하도상가 활성화 사업 등 대규모 도시재생사업이 추진 중인 점도 노후 주거지 이미지를 씻어낼 호재로 꼽힌다.

물론 성남 구도심 정비구역에 투자할 때도 주의할 점은 있다. 현재 구도심에서 추진되고 있는 10여개의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외에도 2030 성남시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에 포함된 신흥1·3구역과 상대원3구역, 태평3구역 등 구역별로 사업 속도가 제각각인 때문이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성남 구도심에 공급되는 단지는 노후 주택이 많은 성남과 용인의 새 아파트 수요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면서도 “다만 뜨겁던 분양 시장 열기가 최근 다소 가라앉았고, 성남 구도심은 대지지분이 작은 빌라가 많고 구역 간 사업성 편차가 커 사업이 과도하게 지연되면 투자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여느 정비사업지가 그렇듯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다운 기자 jeongdw@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67호 (2020.07.15~07.2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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