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집 아니면 팔라던 청와대의 내로남불 "아쉽다"는 김현미

박상길 2020. 6. 2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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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사진) 국토교통부 장관.<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6·17 대책으로 논란이 불거진 전세자금 대출 규제와 관련해 갭투자를 겨냥한 규제일뿐, 실수요자에게는 전혀 피해가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실수요자들은 전세대출이 없어도 정책금융과 신혼희망타운 등 여러 제도를 활용해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현미 장관은 26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김 장관은 "전세자금 대출은 집 없는 서민이 전세를 얻을 때 자금이 부족해서 집을 얻지 못하는 문제를 지원해주기 위한 것"이라며 "이것이 갭투자로 집을 사는 데 이용되는 것으로 변질하고 있는데, 무주택자들이 전세자금을 이용해 갭투자를 하는 비율이 43%라는 통계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전세대출 제한이 서민의 주거사다리를 걷어찼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실제로 서민이 집을 사려 한다면 주택담보대출도 있지만 보금자리대출이나 디딤돌대출 등 정책금융도 있고 실수요자를 위한 주택 특별공급, 신혼희망타운 등 다양한 제도들이 있다"며 "이 때문에 주택을 구입하는 사다리를 걷어찼다는 표현은 맞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책에서 현금 부자의 갭투자에 대한 내용이 없어 불만이 많으신 것으로 안다"며 "정부로서도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미 작년 12·16 대책에서 고가의 다주택을 많이 가진 분들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김현미 장관은 이번 대책에서 수도권 조정대상지역에서 빠진 김포 등지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과 관련해 "이들 지역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고, 시장 이상징후가 나타나면 언제든 추가 조치를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대책을 내놓을 때도 김포와 파주에 대해선 고민을 좀 했지만 이들 지역은 규제지역 지정을 위한 정량적 기준을 충족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라디오프로그램 진행자가 주택 보유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소개하자 김 장관은 "이 역시 작년 12·16 대책에서 고가의 다주택자에 대해 종부세를 인상하는 방안을 담았다"며 "최근 국토연구원이 해외 주요 국가의 부동산 조세제도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이를 심도 있게 검토해서 보완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검토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작년 12·16 대책 때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집을 2채 이상 가진 참모들은 집을 팔라고 했지만 다주택 참모 중 한명만 집을 팔았다는 보도에 대한 생각을 묻자 김 장관은 "집을 팔았으면 좋았겠는데, 그런 점은 저도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라디오프로그램 진행자가 "참모들이 이 권고를 따르지 않는다는 것은 '집을 갖고 있어야 이득이 된다'는 것을 역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고 이렇다면 국토부가 아무리 대책을 내놔도 시장에 시그널이 가겠느냐"고 하자 김 장관은 "충분히 공감한다"며 "고가 주택을 여러채 가진 것이 부담된다고 생각될 만큼 환수시스템이나 조세제도 등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재건축 조합원에 2년 의무거주 기간을 부여한 데 대해선 "재건축이나 재개발 같은 정비사업은 그곳에 사는 분들의 주거 환경을 개선해주는 것이 본래 취지"라며 "언제부턴가 재건축이 투자의 수단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재건축 조합이 결성되기까지 시간이 꽤 걸리니 조합원들이 입주하시든지 하는 결정을 내릴 시간적 여유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취임한 지 3년을 넘긴 김 장관은 "이러다 문재인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면 제가 벌을 받는 것 같다"는 농담으로 넘겼다.

그는 지난 3년을 돌아보며 "국토부 업무에는 부동산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교통, 건설도 있고 모든 안전과 관련되는 일들도 많아서 하루도 편할 날이 없는 살얼음판 같은 날들의 연속이었다"고 덧붙였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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