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라 먹는 재미 배스킨라빈스, 31가지 맛의 비밀[히든業스토리]

허미담 2020. 6. 2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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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31' 의미는? "한 달 내내 새로운 맛 선보이겠다"
배스킨라빈스, 유독 한국서 잘 나가는 기업..미국 이어 점포수 2위
2016년 국내서 배달 서비스 시작..매출 급증
배스킨라빈스 매장.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국내 진출 35주년을 맞은 아이스크림 브랜드 '배스킨라빈스'는 유난히 한국인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브랜드 중 하나다.

1985년 한국에 론칭된 배스킨라빈스는 당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다양한 맛이 담긴 아이스크림을 선보였다. 그러나 보통 아이스크림 가격보다 2~3배 높았기 때문에 쉽사리 사지 못하는 이들이 많았다.

30년이 지난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한국에서 아이스크림 업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배스킨라빈스는 전 세계 해외 매출의 30% 이상을 한국에서 얻고 있다. 한국인의 미각을 사로잡은 '배스킨라빈스', 어떻게 탄생했을까.

배스킨라빈스 상징 숫자 '31', 의미는?
배스킨라빈스 로고. 사진=배스킨라빈스

1930년대 미국, 어브 라빈스(Ernie Robbins)와 그의 사촌인 버트 배스킨(Borton Baskin)은 각자의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일을 했다. 얼마 후, 이들은 군입대를 하게 되고, 곧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다.

두 청년은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일하던 경험을 살려 동료 병사들에게 여러 과일을 이용한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줬다. 이는 병사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었고, 전쟁이 끝나자 두 청년은 힘을 모아 자신들의 이름을 딴 아이스크림 가게를 설립한다. 이 가게가 배스킨라빈스의 시초다.

이와 함께 설립 초기부터 배스킨라빈스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숫자가 있다. 바로 '31'이다. '31'이란 숫자는 브랜드 로고에도 들어가는데 'B'와 'R'에서 각각 '3'과 '1'을 찾아볼 수 있다.

항간에서는 매장에서 판매되는 아이스크림의 가짓수가 '31개'이기 때문에 이 숫자를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배스킨라빈스가 꼭 31개의 메뉴만을 고집하는 건 아니다. 아이스크림 종류는 매장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28~32개 사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31'이란 숫자가 나왔을까. 여기서 '31'의 의미는 '한 달'을 뜻하며 '한 달 동안 매일매일 새로운 아이스크림을 선보여 고객들에게 골라 먹는 재미를 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즉 이들은 '31'이라는 숫자를 통해 한 달 내내 새로운 맛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것이다.

배스킨라빈스, 한국서 유독 잘 나가는 기업
배스킨라빈스의 아이스크림 조각 케이크 '와츄원'. 사진=배스킨라빈스

배스킨라빈스는 한국에서 유독 잘나가는 기업 중 하나다. 국내 배스킨라빈스 매장은 약 1499개로, 약 1100개의 매장을 보유한 일본보다 매장이 400개가량 많다. 이는 약 2500개 매장을 보유한 미국 다음으로 많은 점포를 보유한 것이다.

특히 국가별 인구로 매장 수를 나눠보면 한국이 얼마나 배스킨라빈스를 사랑하는지를 알 수 있다. 미국은 13만 명당 1개, 일본은 11만 명당 1개의 매장이 있는 데 반해 한국에는 3만7000명당 1개씩의 배스킨라빈스 매장이 존재한다.

그러나 처음부터 배스킨라빈스가 인기를 끈 건 아니었다. 배스킨라빈스는 지난 1985년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직접 들여와 1986년 8월 명동에 1호점을 낸 것이 시초다.

당시 배스킨라빈스는 슈퍼에서 판매되던 아이스크림에 비해 2~3배 높은 가격이었기에 소비자들의 반발을 불러오기도 했다. 이때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가격은 싱글콘 900원, 쿼터 3000원이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은 배스킨라빈스는 철저한 품질관리와 다양한 맛의 아이스크림을 선보이며, 고객에게 '프리미엄 이미지'를 쌓아 나갔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기존 아이스크림과 차별화된 맛에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내맘대로, 내 기호에 맞게" 다양한 아이스크림 종류에 소비자 '환호'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사진=배스킨라빈스

배스킨라빈스가 한국에서 이토록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로 '다양한 아이스크림의 맛'을 꼽을 수 있다. 배스킨라빈스는 매달 1일 '이달의 맛'을 출시해 골라 먹는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이달의 맛'으로 출시된 '아빠는 딸바봉'은 출시 2주 만에 100만 개 판매를 하는 등의 기염을 토했다.

'이달의 맛'이 배스킨라빈스만의 '아이덴티티'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또다른 원인 중 하나로는 '개성 있는 제품명'이 꼽히고 있다. '엄마는 외계인'을 비롯해 '너는 참 달고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은 스테디셀러로 널리 알려진 제품 중 하나다. 특히, '아빠는 딸바봉'은 네이밍 공모 이벤트를 통해 채택된 제품명으로, 당시 약 4만2000표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다양한 색을 아이스크림에 사용한 것도 인기 요소 중 하나다. 아이스크림도 콘도 모두 검은색인 탓에 일명 '연탄 아이스크림'으로도 유명한 '블랙소르베' 제품은 지난해 6월 '이달의 맛'으로 꼽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인기를 얻기도 했다.

이외에도 인절미맛의 '쫀떡궁합'을 비롯해 '아이스 바나나킥', '아이스 레모나' 등의 다양한 맛들의 아이스크림은 배스킨라빈스의 마니아층을 형성하기에 충분했다.

배스킨라빈스, 늘어나는 배달 매출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사진=배스킨라빈스

최근에는 배스킨라빈스의 '배달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2016년부터 국내서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배스킨라빈스는 이후 연평균 배달 매출이 300%가량 성장하고 있다.

국내서 처음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을 무렵에는 서울 일부 지역에서만 배달 서비스가 가능했지만, 현재는 전국 1400여개 매장에서 해당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배스킨라빈스는 배달 서비스 시작 3년여 만인 지난해 1월 누적 배달 건수 100만 건을 넘어섰고, 전체 매출 중 배달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약 3%에서 올해 10%대로 늘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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