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의 행복' 다이소, 생활용품 대명사 되기까지 [히든業스토리]

김수완 2020. 6. 17.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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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생활용품기업 아성다이소
상품종류 3만 여개, 전국 매장수 1350개
지난해 매출 2조원 돌파..저렴한 상품으로 인기
다이소 매장 전경./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이른바 '1000원 숍'으로 불리며 싼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브랜드가 있다. 바로 국내 최초 균일가숍으로 알려진 다이소가 그 주인공이다. 5000원이 넘지 않는 저가의 생활용품을 팔던 다이소는 하루 평균 100만 명이 이용하는 국민가게로 자리매김했다. 현재는 매출 2조2362억 원, 연간 팔리는 상품 수 10억 개, 상품종류 3만 여개, 전국 매장수 1350개에 달한다. 단 13평짜리 가게에서 시작된 다이소. 이 기업은 어떻게 국민 브랜드가 될 수 있었을까.

식료품·세제·학용품에 이르기까지…'가성비'로 소비자에게 다가간 다이소

다이소는 당초 샐러리맨 출신의 박정부 아성다이소 대표가 1997년 5월 서울 천호동에서 '아스코이븐프라자'라는 생활용품 가게를 열면서 출발했다. 단 13평짜리 1호점을 시작으로 다이소는 생활용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는 균일가 판매를 도입했다. 당시 경제 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됐음에도 천 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유통업계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박 대표는 한양대 공업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구로공단(현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전구를 생산하는 풍우실업에 입사했다. 15년을 근무한 뒤 무역회사인 한일맨파워를 창업해 세계 각국의 생활용품을 일본에 수출했다.

이후 2001년 9월에 일본의 다이소 산업에서 아성HMP(전 한일맨파워)에 독점계약을 요청하였고, 아성다이소는 일본 대창산업(일본 다이소)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다이소아성산업으로 명칭을 바꾸고 대한민국 내에 다이소 매장을 오픈하였다. 2018년 1월에는 아성다이소로 기업명을 변경하면서 본격적인 국내 사업이 시작됐다.

사업 확장 이후 다이소는 매월 600여개의 신상품을 출시하면서 가격대는 △500원 △1000원 △1500원 △2000원 △3000원 △5000원으로 유지하고 있다. 특히 2000원 이하 상품의 비중이 80% 이상으로 부담없는 가격으로 승부했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소비자 의심불식…제품 다양화 품질향상
다이소 매장./사진=연합뉴스

다이소는 식료품과 세제, 학용품, 각종 식기에 이르기까지 3만 여개가 넘는 상품을 판매하면서 소비자들의 일상에 없어서는 안 될 브랜드로 거듭났다. 여기에는 △고품질 △저가격 △다품종이라는 운영 철칙의 영향이 컸다.

1000원 상품 50% 이상, 국산 상품 50% 이상, 5000원이 넘는 상품은 취급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며 외환위기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성장했다. 박 회장은 다이소의 성장 비결을 "철저하게 균일가숍을 고수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물건이 너무 싼 것 아니냐'는 소비자의 의문에 다이소는 품질로 답했다. 다이소는 모든 품목에 대한 엄격한 품질검사 및 안전성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고객안전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제품 안전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다이소 프로슈머 모니터제도'를 도입해 매장 환경 및 상품의 안전도를 점검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다이소는 지난 2015년 한국제품안전협회,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공동 주최한 '대한민국 제품안전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다이소의 성장 요인은 이뿐만이 아니다. 품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10년전 만 해도 절반 이상에 이르던 중국 수입제품의 비중을 30%까지 줄이고 국산제품의 비중은 70%로 늘렸다.

다이소만의 시그니쳐 상품도 한몫했다. 일명 '똥퍼프'로 불리는 화장퍼프는 한때 품절사태를 빚으며 인기를 끌었다. 현재는 브랜드와 합작한 다양한 상품을 시도하며 대중들에 다가가고 있다. 필기구·노트 등 학용품, 컴퍼스세트·줄넘기 등 학교 준비물에 다양한 캐릭터를 넣는 등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구매욕을 자극하는 시리즈물을 매 시즌마다 출시하고 있다.

독도후원자, 소외계층 지원 사업 등 다양한 사회공헌 진행
다이소 사회공헌 담당자(좌)과 홍원표 대한사회복지회 부장(우)이 행복박스 후원을 약속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아성다이소 제공

다이소는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다이소는 지난 2014년부터 독도사랑운동본부와 협약을 맺고 독도사랑운동 및 사회공헌에 대한 후원을 이어오고 있다. 2017년에는 수색역광장에서 진행된 대한민국독도사랑협회 독도계몽행사에서는 독도사랑 바자회를 열고 수익금 전액을 기부한 바 있다.

소외계층을 위해 매년 행복박스 지원 사업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다이소는 지난 2010년부터 매년 '행복박스' 지원 사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행복박스는 지방자치단체와 각 기관을 통해 다문화가정, 독거노인, 저소득 결손 청소년 가정에 전달된다. 이 행복박스에는 욕실화, 수저세트, 식기 및 주방용품 등 생활용품 30여개의 물품이 담겼다. 총 3만여종에 달하는 생활용품 관련 상품을 보유하고 있는 강점을 살린 것이다.

언어적·문화적 차이로 적응을 어려워하는 다문화가정 지원도 나서고 있다. 다이소는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에 대한 공감과 이를 위로하기 위해 다문화가정 추석 행사인 '다(多) 어울림 한마당 축제'를 후원했다. 바자회에서 다이소의 물품을 판매해 얻은 수익금도 다문화 가족에 지원했다.

매장 대형화로 소비자 선택권 강화 주력

다이소는 지난 2017년 강남 고속터미널역 지하 1층에 700평 규모의 대형 매장을 내는 것을 시작으로 점포 대형화를 추진했다. 상품가짓수를 늘려 소비자 선택권을 강화하고, 쾌적한 쇼핑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지난 3년(2016~2019년)간 매출을 71%(1조3056억원→2조2362억원)로 늘리는데 큰 도움을 줬다.

실제로 다이소는 지난해 이미 매출액 2조원을 돌파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이소는 지난해 매출액 2조2362억원, 영업이익은 767억 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5년 1조 원을 돌파한 지 4년 만이다. 양극화와 합리적 소비 형태가 자리잡으면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라는게 다이소 측의 설명이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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