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원 165명이 10년 모은 '2억 장학금'

최모란 2020. 6. 17.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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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국제대, 월급서 1만원씩 기부
코로나 어려움 겪는 학생에 지급
지난 4일 10년간 모은 장학금을 학생들에게 전달한 경기 평택시 국제대 교직원. [사진 국제대]

경기도 평택시 국제대학교 교수와 교직원 165명의 급여명세서에는 ‘장학기부금’이라는 항목이 있다. 매달 1만원씩 빠져나간다. 2011년 5월, 전 직원이 가입한 상조회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교직원들이 장학금을 주면 어떻겠냐”는 제안이 나왔다. 만장일치로, 다음 달부터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하지만 보따리를 풀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국제대는 성적·국제인재·지역인재·어학·봉사 등 다양한 교내 장학금과 외부 단체가 지원하는 교외 장학금, 근로 장학금 등을 통해 연간 125억원 상당을 장학금으로 사용한다. 학생 1인당 약 320만원의 장학금을 받는 셈이다.

교직원들이 모은 장학금이 올해까지 1억9700만원으로 불어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여파로 아르바이트 자리를 잃거나, 가정 형편이 어려워져 휴학 등을 결정하는 학생들이 늘어났다.

이에 교직원 상조회는 긴급회의를 열고 “지금까지 모은 장학금을 학생들에게 주자”고 건의했다. 지난달 22일부터 28일까지 7일간 진행된 투표에서 교직원 77%가 찬성했다. 김방 총장이 300만원을 추가로 기부해 상조회 장학금은 2억원으로 늘었다.

국제대는 지난 4일 교직원들이 조성한 장학금 기탁식을 열었다. 기탁식에는 손신영 이사장과 김 총장, 교직원 상조회 대표(박재원 아동보육학과 교수) 및 운영위원, 학생 대표(서동준 총학생회장, 세무회계과) 등이 참석했다.

이 장학금은 교내 장학금 심의위원회를 거쳐 올해 1학기 정규학기 등록생 중 부모님이 폐·휴업 등으로 일자리를 잃거나, 부모님이 소상공인 또는 급여생활자로 소득감소가 발생한 경우, 학생이 일자리를 잃은 경우 해당 재학생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국제대 교직원들의 장학금 기탁이 처음은 아니다. 한봉희 사무처장은 지난해와 올해 각 1000만원을 장학금으로 냈고, 올해 이사장으로 취임한 손신영 이사장은 1200만원을 기탁했다. 김방 총장은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지만, 교직원들의 자발적 기부 릴레이에 학교 미래가 더 밝다고 느껴진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평택=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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