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청년들, 7억 아파트 1억으로 살 수 있는 '웃픈' 현실

박미주 기자 2020. 6. 14.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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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부동산 대책이 나온지 반년이다.

무섭게 오르던 서울 아파트값을 잡는가 싶더니 반년도 안돼 다시 상승세다.

14일 국토교통부가 국회에 제출한 '아파트 입주계획서'에 따르면 올해 1~4월 투기과열지구 내 3억원 이상 아파트 갭투자자(임대목적 거래)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 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줍줍'으로 불리는 아파트 미계약분 청약 참여자 상당수도 20·30대가 주를 이루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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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고삐풀린 갭투자③

[편집자주] 12·16 부동산 대책이 나온지 반년이다. 무섭게 오르던 서울 아파트값을 잡는가 싶더니 반년도 안돼 다시 상승세다. 다주택자, 고가 아파트에 융단폭격식으로 초강력 대출규제와 보유세 강화를 내놨는데 결국 안 먹혔다. 시장에 풀린 많은 돈과 함께 '묻지마' 갭투자를 못 잡아서다. 서민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전세제도가 부동산 투기 지렛대로 변질된 '웃픈' 현실이다. 고삐풀린 갭투자의 실상을 들여다봤다. 

서울 아파트 전경./사진= 김창현 기자

#아직 결혼하지 않은 직장인 이모씨(33·남)는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7억원짜리 아파트 '갭투자'를 알아보고 있다. 전세보증금이 4억8000만원이라 2억2000만원만 있으면 매입할 수 있는 셈이다. 손에 쥔 현금 1억2000만원에 1억원은 대출 받아 매입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집값이 계속 오르면서 투자용으로 미리 사두는 동시에 결혼했을 때 신혼집으로 쓸 생각에서다.

#무주택자에 어린 아이가 있는 서울 거주 외벌이 이모씨(37·남)는 6개월 전 현금 없이 수원시 영통구 광교 내 4억5000만원짜리 아파트를 샀다. 전세보증금이 3억1000만원이었고 나머지 1억4000만원은 전세대출로 마련했다. 주변에서 갭투자 성공 사례를 본 뒤 투자용으로 매수했다. 향후 둘째 아이가 태어날 경우 실거주도 고려하고 있다. 최근 이 아파트 실거래가는 약 6억원으로 올랐다.

20·30대 젊은이들이 갭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동학개미운동'의 주역인 이들이 부동산도 쇼핑하듯 사들이며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간 집값 급등에 월급만으로 집을 사지 못할까 하는 불안감과 추가 가격 상승으로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높아진 대출 문턱과 전세보증금 가격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올해 20대 갭투자 전년比 3배로 급증… '줍줍'도 젊은층이 쓸어가
투기과열지구 내 3억원 이상 아파트 연령대별 갭투자자 비율

14일 국토교통부가 국회에 제출한 '아파트 입주계획서'에 따르면 올해 1~4월 투기과열지구 내 3억원 이상 아파트 갭투자자(임대목적 거래)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 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1~4월 9386명에서 올해 1~4월 2만1096명으로 124.8% 늘었다. 전체 거래에서 갭투자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지난해 27.1%에서 올해 39.4%로 10%P(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젊은 세대의 갭투자가 크게 늘었다. 20대 임대목적 거래 건수는 지난해 416건에서 올해 1199건으로 3배가량이 됐다. 30대는 올해 6297건으로 2.7배, 40대는 5931건으로 2.1배가 됐다.

특히 20대는 갭투자 비율이 50%를 넘어섰다. 지난해 48%에서 올해 54%로 늘어났다. △30대는 26%에서 37% △40대는 27%에서 40% △50대는 27%에서 41% △60대는 24%에서 36%로 각각 비중이 커졌다.

'줍줍'으로 불리는 아파트 미계약분 청약 참여자 상당수도 20·30대가 주를 이루는 모양새다. 지난 2월 경기도 수원의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 미계약분 무순위 청약 당첨자 중 20·30대라 할 수 있는 1980~1990년대생 당첨자가 34명으로 전체의 80.1%에 달했다.

높아진 전세가율에 갭투자 용이해져… 불나방 갭투자에 서울 중저가주택 가격 상승 악순환

자금 동원력이 크지 않은 젊은층들이 청약할 수 있던 이유는 전세보증금이다. 실제 직방에 따르면 올해 서울 입주1년차 이하 아파트의 분양가 대비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86.3%다. 집값의 13.7%만 현금으로 쥐고 있으면 아파트 매입이 가능하단 얘기다. 청약 대기수요 등으로 전셋값이 오르며 전세가율은 2018년 84.6% 대비 1.7%p 올랐다. 갭투자 여건이 좋아진 셈이다.

지방에까지 갭투자가 몰리면서 서울 중저가 주택 가격은 상승세다. 지난달 3분위 평균 주택가격은 8억1294만원으로 지난해 12월 이후 7.08% 상승했다. 1분위와 2분위 역시 같은 기간 3억9776만원, 6억3773만원으로 7.44%, 8.27% 올랐다. 고가 아파트인 4분위(6.22%)와 5분위(2.36%)보다 높은 상승률이다. 그러면서 서민들의 내집마련은 더 어려워졌고 자금력이 부족한 젊은층은 또 갭투자 요인이 커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젊은 층이 갭투자에 뛰어드는 현상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그 자체에 투기라는 프레임을 씌워 그들을 매도하기는 어렵다"며 "급격하게 오르는 국내 물가 등 현상의 근본적 원인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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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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