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외곽까지 집값 치솟자.. 홍남기 "여차하면 조치"
보유세 과세 기준일(6월 1일)과 다(多)주택자 양도세 중과(重課) 유예 기간(6월 말) 종료를 앞두고 나온 절세(節稅)용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서울과 수도권 지역 집값이 다시 들썩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1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02% 올랐다. 정부 규제와 코로나발(發) 경기 침체 영향으로 3월부터 계속되던 하락세가 멈추고 13주 만에 상승한 것이다. 그러자 정부는 이날 추가 부동산 대책 발표 가능성을 시사했다. 추가 대책이 나오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2번째 부동산 대책이 된다.
◇정부, 추가 부동산 대책 발표 시사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날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주택시장에서 불안 조짐이 나타날 경우 언제든지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 주저 없이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집값이 다시 상승할 기미가 보이자 '언제든 추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경고를 한 것이다. 홍 부총리는 "최근 서울·수도권 규제 지역의 주택 가격 하락세가 주춤하고, 비(非)규제지역의 가격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어 정부는 경각심을 갖고 예의 점검 중"이라고 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중앙대책본부 회의가 끝난 후 가진 브리핑에서 "정부는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한 다양한 가용 수단을 가지고 있다"며 "규제지역 지정이나 대출 규제 강화, 세제 보완이나 강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추가 대책 여부나 시기,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시장 상황을 봐가며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날 발표한 한국감정원의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서울은 이번 주 0.02% 올랐다. 서울 25구 가운데 중구(-0.01%)를 제외한 모든 구에서 가격이 보합 또는 상승했다. 서울 집값 하락의 진원지였던 강남구는 0.02% 오르며 지난 1월 둘째 주 이후 5개월 만에 가격이 올랐다. 수도권에선 비규제지역인 인천 아파트값이 0.21% 올랐고, 경기도는 안산(0.51%)과 평택(0.37%) 등 비규제지역 위주로 가격이 뛰며 전체적으로 0.19% 상승했다. 서울 전셋값도 5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규제지역 추가 지정할 수도
국토교통부는 최근 집값이 들썩이고 있는 수도권 비규제지역의 주택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비규제지역 가운데 최근 3개월간 주택 가격 상승률 1위는 군포시로, 3개월 새 9.44% 올랐다. 안산(3.97%), 인천(3.28%) 등도 집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집값이 급등할 우려가 있는 곳은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앞서 2월 수원시 영통구·권선구·장안구, 안양시 만안구, 의왕시 등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추가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할 곳을 결정한 바 없다"며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가 추가로 내놓을 수 있는 규제책은 주택담보대출 금지 기준(15억원 초과) 강화나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비율(LTV·40%) 축소를 꼽을 수 있다. 정부는 종합부동산세 세율을 인상하겠다고 이미 밝힌 바 있고, 공시가격 현실화율(공시가격과 시세 간 격차 해소)을 높여 보유세를 높일 수도 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9억원 이하 주택의 LTV를 줄이거나, 다주택자의 보유세·양도세 등을 올리면 단기적인 효과는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집값을 올리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것)를 막기 위해 전세보증금에 과세하는 방안 등도 나올 수 있다"며 "다만 집값이 조금씩 오를 때마다 계속해서 규제를 내놓다 보니 시장에서 규제에 대한 내성(耐性)이 생겨나고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속보] 김태년 "부동산 투기 강경 대처" 민주당 '부동산 규제법 패키지' 쏟아낸다
- 국민의힘·새미래민주, 연대 협약 “이재명 독재 정권 탄생 저지”
- 트럼프 “캐나다, 51번째州 되면 골든돔 공짜…아니면 84조 내야”
- ‘故 박원순 피해자 신원 노출’ 정철승 징역 1년…법정구속은 안해
- 카리나 ‘빨간 2번 점퍼’ 브랜드 뭐길래…온라인서 품귀 현상
- ‘No EVs Allowed’: Parking bans spread across S. Korea after fire scares
- ‘캡틴 아메리카’ 복장 尹지지자, 1심서 징역 1년 6개월
- 부산·창원 시내버스 파업…출근길 시민들은 지각할까 발동동
- 국내 최대 코카인 약 1.7t 해양 밀반입 선원 4명 구속 송치
- Olive Young draws more tourists than major Seoul department stor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