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人]변창흠 LH사장, '한국형 그린뉴딜' 전도사 행보

유인호 2020. 6. 3.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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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최근 한 민간연구소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화제가 됐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난 3개월간 주요 공기업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정보량 기준으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에 대한 관심도가 이처럼 높아진 배경은 정부가 한국형 뉴딜의 일환으로 제시한 '그린 뉴딜'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그는 지난달 29일 19개 건설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고 "올해 공공 부문 최대 규모인 23조70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하고 한국판 뉴딜 정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아직 정부 차원에서조차 그린 뉴딜의 구체적 그림도 그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개별 공기업이 보이는 행보로는 이례적이다.

최근 변 사장의 행보는 '뉴딜' '그린 뉴딜' 전도사를 떠올리게 한다. 최근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가 개최한 '건축물 그린리모델링과 한국판 뉴딜'을 주제로 한 공동 토론회에서 그린 뉴딜의 정의를 강조하기도 했다.

변 사장은 그린 뉴딜을 실현하기 위해서 정부가 적극적 지원과 공공의 선도적 역할을 통해 민간 부문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는 지론을 편다.

변 사장은 이를 위해 노후 건축물에 대한 대대적 개ㆍ보수 사업 등 그린리모델링을 통해 공공 투자가 민간 투자를 이끌어내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친환경적 도시 재생과 주거 복지 사업을 통해 동전의 양면 같은 '그린'과 '뉴딜'을 조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변 사장의 이 같은 자신감은 풍부한 도시 행정 분야 경험에서 나온다는 것이 주변의 전언이다. 그는 도시ㆍ주거 분야 양대 공기업으로 꼽히는 SH공사와 LH의 수장을 모두 역임할 만큼 국내 도시 재생ㆍ주거 복지 전문가로 평가 받는 인물이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도시재생, 주거복지 관련 분야에서 이력을 쌓았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도시계획학 석사와 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서울시도시 개발공사 선임연구원과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부연구위원을 지내며 도시 행정과 인연을 맺었다.

이 기간 서울 상암DMC 토지 이용 계획과 마곡지구 설계 등에 참여했고 이후 세종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로 자리를 옮겨 주거 복지와 도시 개발, 부동산 정책 분야에서 각종 모델을 제시하는 전문가로 활동하다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을 지냈다.

2011년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뒤 희망서울 정책자문단에서 활동한 그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2년간 SH공사 사장을 맡으며 보존형 재생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서울시 도시 재생 정책의 틀을 주도한 인물로 꼽힌다. 당시 서울연구원장을 맡아 변 사장과 도시 재생 사업의 정책적 틀을 만든 인물이 바로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다.

변 사장은 정책 집행이라는 공기업 고유의 영역을 넘어 주요 정책 과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택 공급과 도시 재생은 물론 주거 복지 로드맵, 3기 신도시 건설, 스마트시티 등 굵직한 정책 현안에 관여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LH의 역할도 변화시키고 있다. 단순 택지ㆍ주택 공급자를 넘어 도시 재생 사업에서 '공공 디벨로퍼' 역할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LH는 지난해 기준 47개 도시 재생 뉴딜 사업에 참여한다.

하지만 그에게 놓인 과제도 만만치 않다. 공공임대 사업 확대와 경기 회복을 위한 대대적 공공 발주 증가가 가뜩이나 취약한 LH의 재무 건전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은 변 사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LH가 주승용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LH 임대주택 사업은 9848억원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408%에 달하던 부채 비율이 지난해 254.2%로 크게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부채 규모는 126조6800억원에 달한다.

변 사장은 취임 2년째를 맞아 그의 좌우명인 '항심(恒心ㆍ항상 변하지 않는 마음)'처럼 도시 재생, 주거 복지, 그린 뉴딜에 매진할 방침이다. 그가 이끄는 LH가 그린 뉴딜 정책에서 어떤 성과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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