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광 가속기 주변 청주 아파트 매물 '광속 실종'

임온유 2020. 5. 1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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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6시부터 전화에 불이 났어요. 매물은 이미 다 빠졌고 좀 더 지켜보겠다며 매도를 철회한 집주인도 많아요."

충북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이 국비 1조원이 투입되는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 부지로 선정되자 인근 아파트 매물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청주 아파트값은 지난 1월 1주부터 18주 연속 상승(1월 2주 보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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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오창읍 부지 선정에 인근 아파트 품귀
수도권 부동산규제 풍선효과로 인한 집값 상승세에 불지펴
단 외지인 주도 집값 상승이라 실수요자 피해 우려도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새벽 6시부터 전화에 불이 났어요. 매물은 이미 다 빠졌고 좀 더 지켜보겠다며 매도를 철회한 집주인도 많아요."

충북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이 국비 1조원이 투입되는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 부지로 선정되자 인근 아파트 매물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가뜩이나 올 들어 꾸준히 이어지던 이 일대 집값 상승세에 불을 지피는 모양새다. 11일 오창읍 롯데캐슬하이스트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물건이 없다"면서 "청주가 방사광 가속기 부지로 유력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발표 전날 이미 전국 각지에서 매물을 사들였다"고 말했다.

이 지역 아파트에 집중된 관심은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정보제공 애플리케이션인 '호갱노노'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정부 발표 직후 롯데캐슬하이스트, 한신더휴센트럴파크, 오창반도유보라 등 오창읍 내 주요 단지들은 물론 청주시내 흥덕구 일대 단지들이 일제히 실시간 검색 순위 20위 안에 올랐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에 따르면 청주는 이번 방사광 가속기 유치로 6조7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 2조4000억원의 부가가치유발 효과, 13만7000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2ㆍ16 대책, 지난 2ㆍ20 대책 등 수도권 부동산 규제에 대한 풍선효과로 올해 초부터 청주 아파트 값이 급상승한 터여서 이번 소식은 '불난 데 기름 부은 격'이 됐다.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청주 아파트값은 지난 1월 1주부터 18주 연속 상승(1월 2주 보합)했다. 청주 일대 대장주로 불리는 흥덕구 복대동 두산위브지웰시티 2차의 경우 80㎡(전용면적) 기준 월별 최고 매매가가 지난해 10월 3억9900만원에서 지난달 5억원으로 6개월 만에 30% 가까이 뛰었다.

외지인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세종ㆍ대전시와 가까우면서도 미분양 관리지역이어서 규제가 거의 없는 데다 매매가가 낮아 전세가와 차이가 적어 갭투자에 용이하다는 측면 때문이다. 실제로 흥덕구 복대동 신영지웰시티1차 99㎡의 매매가는 4억2500만~5억1000만원으로 전세가(3억~3억5000만원)와의 차이가 1억원 안팎에 불과하다. 이 지역 A공인 관계자는 "부동산 규제 강화로 수도권 투자가 어려워진 외지인들이 청주에 몰리면서 매도인과 매수인이 모두 외지인인 거래도 빈번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3월 청주 아파트 매매 거래는 1843건으로 전월의 2682건 대비 840건 줄었지만 같은 기간 서울 거주자의 매입은 114건에서 126건으로 오히려 늘었다.

청주 아파트 투자 열기는 분양권으로도 확산된 상태다. 상당구 탑동2구역을 재개발한 힐데스하임의 분양권은 129㎡ 기준 저층임에도 5500만원으로 치솟았다. 오는 15일 전매금지 제한이 풀리는 서원구 모충동 LH트릴로채의 프리미엄도 대형 평수 기준 6000만원 이상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대량 미분양 사태를 맞은 단지였다.

다만 외지인 주도로 아파트값이 급상승하자 실수요자들의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흥덕구 가경동 아이파크 인근 공인 관계자는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졌지만 가격이 너무 올라 거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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