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급 강풍 부는데 산불나면 어쩌나..4월 대형 산불 많은 강원도 바짝 긴장

박진호 2020. 4. 25.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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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117km, 미시령 111km 강풍 불어
강릉·동해·고성 '대형 산불 위험주의보'
지난 24일 오후 3시40분쯤 경북 안동시 풍천면 인금리 산 109번지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뉴스1


강원지역에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강한 바람까지 불면서 산림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25일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강원 산지와 동해안에 이날 오후까지 시속 35∼60㎞(초속 10∼16m)의 강한 바람이 이어질 전망이다.

최대순간풍속은 동해안이 시속 90㎞(초속 25m) 이상, 산지는 시속 100㎞(초속 30m) 이상이다. 실제 이날 오전 설악산에는 117㎞, 미시령 111㎞의 강풍이 불었다. 그 밖의 지역에서도 시속 30∼50㎞(초속 9∼14m), 최대순간풍속 시속 55㎞(초속 15m) 이상의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 있겠다고 기상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앞서 지난 24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예측·분석센터는 25일까지 강원 영동 북부와 경남 해안에 강풍이 예상됨에 따라 이 지역에 ‘대형 산불 위험주의보’를 발령했다. 대형 산불 위험주의보 발령 지역은 강릉과 고성(강원)·동해·부산·울산·여수·남해·경주·포항 등이다. 산불예측·분석센터가 단기 지역별 산불 위험지수를 예측한 결과 24~25일은 전국의 최고 기온이 25도까지 상승하고 건조한 북서풍의 영향으로 산불 발생 위험이 ‘높음’(100점 중 66~85점)으로 나타났다.


산불 발생 위험 ‘높음’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공중진화대원들이 25일 경북 안동시 풍천면 인금리 산불현장에서 진화작업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자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지난 24일 오후 3시39분쯤 경북 안동시 풍천면 인금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밤새 계속돼 100㏊가량의 산림을 태웠다. 산림당국은 이날 거센 바람 탓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고 인근 주민 30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산림당국은 날이 밝자 산불 진화 헬기 24대와 1100여명의 진화인력을 현장에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다행히 이날 오전 11시 기준 진화율은 90%로 시설물과 인명피해는 없는 상황이다. 뜬눈으로 밤을 보낸 주민들도 모두 귀가했다.

부산 사하구 아미산에서도 지난 24일 오후 4시43분쯤 산불이 발생해 산림 100㎡를 태우고 40분 만에 진화됐다. 불이 나자 현장에 소방청 헬기 1대를 비롯해 진화인력 150명이 투입돼 진화작업을 했다. 강원도 춘천과 철원에서도 잇따라 산불이 났다. 지난 24일 오후 1시7분쯤 춘천시 남면 관천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1시간여 만에 꺼졌다. 산림당국은 헬기 2대와 진화인력 75명을 투입했다. 같은 날 오전 11시42분쯤 철원군 갈말읍 문혜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도 2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4월 건조한 날씨 양간지풍 만나면 대형 산불

지난 22일 오후 강원 강릉시 성산면 보광리의 사유림에서 불이 나 헬기가 진화작업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강원 동해안의 경우 4월 건조한 날씨와 ‘양간지풍(襄杆之風)’, ‘양강지풍(襄江之風)’이 만나 대형산불이 된 사례가 있어 더욱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4월 3명의 사상자와 함께 2832㏊의 산림이 불에 탄 강원 산불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밖에도 강원도 대형 산불은 주로 4월에 많이 발생했다. 1996년 4월 23일에 발생한 고성군 죽왕면 마좌리 산불의 경우 사흘간 3762㏊의 산림을 태웠다. 2000년 4월 7일 발생한 동해안 산불은 강릉과 동해·삼척·고성 4개 시·군의 산림 2만3138㏊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또 2005년 4월엔 양양에서 두 차례나 대형 산불이 발생해 973㏊와 168㏊의 산림이 소실됐다.

춘천=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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