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은 영구임대주택, '임대+분양' 단지로 재건축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정부가 30년 이상 된 노후 영구임대주택단지를 기존 임대주택과 신규 분양주택이 혼합된 소셜믹스 단지로 재건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입지가 양호한 단지를 중심으로 종 상향을 통해 일반분양분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토대로 한 영구임대주택 재정비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토부는 2017년 '주거복지로드맵'에 이어 지난달 '주거복지 로드맵 2.0'을 통해 오는 11월까지 노후영구임대 재정비ㆍ리모델링 추진을 위한 시범 모델 마련과 선도지역 선정을 마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2022년까지 준공 후 30년이 넘는 영구임대주택단지는 서울 내에서만 19개 단지 3만여 가구로 추산된다.

국토부는 재정비를 통해 노후 영구임대주택을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시설이 갖춰져 청년ㆍ신혼부부 등도 함께 거주하는 유형통합 단지로 재생하겠다는 계획이다. 국토부는 기존 공공임대형 외에도 공공분양분을 더한 혼합형, 주거와 업무 복합개발형 등 3개 모델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공공임대에 더해 공공분양분을 추가 공급하는 혼합형이다.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기존 단지 중 입지가 좋고 사업성이 높은 단지는 종 상향을 통해 혼합형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종 상향을 통해 용적률과 건폐율이 추가되면서 늘어난 공간에는 공공분양분을 넣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새로 짓는 임대주택은 모두 영구ㆍ국민임대주택, 행복주택이 결합된 '통합형'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된다.

업계에서는 노원구 일대 영구임대주택 중 시범 단지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LH가 중계1단지 재건축을 시뮬레이션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882가구인 이 단지는 재건축을 통해 공공분양 236가구가 더해진 1118가구로 재탄생하게 된다. 용적률이 현재 137%에서 300%로 높아진 결과다.

국토부는 오는 11월까지 3개 모델의 시범단지를 선정하고 단계적으로 영구임대주택 재정비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거주민 전원 재정착 원칙을 세워 인근 공공임대주택을 이주지로 제공하고 추후 완공 후 재입주하는 순환형 이주를 지원할 방침이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