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국에 냅다 올렸다..화장지·비누·즉석밥·라면·칼국수 죄다 들썩

이선애 2020. 3. 2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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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실제 구매하는 가격 "생활필수품 죄다 올라"
코로나19 영향..꼼수 가격 인상 논란, 소비자 부담 전가
외식 메뉴도 들썩..자장면·김밥·비빔밥 등 1년새 올라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위생용품을 구매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생활필수품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원자재 값 급등, 제품 수급 불균형, 유통 마진 확대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했지만 이와는 무관하게 경기 침체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수익 보전을 위해 가격을 조정한 품목도 많아 얌체 상혼이라는 지적이 거세다.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외식 메뉴 역시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부담이 증폭되고 있다.

◆건전지·부탄가스는 왜?…소비자 부담 전가= 21일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가격정보 종합 포털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일반공산품, 가공식품 등 주요 제품의 3월 판매 가격(둘째주 기준)이 지난달과 비교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참가격은 전국 단위 유통업체(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 백화점, 전통시장,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제품 판매 가격을 조사해 제공하는 것으로, 업체들의 인상 여부와 상관없이 소비자가 실제 구매하는 가격이다. 펜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이 되면서 원자재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품목의 경우 생산업체들이 출고가격을 올렸다. 사재기 열풍으로 수요가 많아진 반면 공급은 제한된 품목의 경우 유통업체들이 판매 가격을 조정했다. 불안한 시국을 틈탄 얌체 가격 인상 품목도 많아 결국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공산품 대부분의 판매 가격이 올랐다. 건전지 듀라셀 울트라 파워체크 AAA(2개입, 한국P&G)의 3월 가격은 3384원으로 2월 3019원 대비 10%가 넘게 올랐다. 같은 기간 고무장갑(중 사이즈, 크린랩)은 4410원에서 4880원, 부탄가스는 2403원에서 2563원으로 올랐다.

섬유탈취제와 세탁세제 역시 가격이 조정됐다. 샤프란 케어 은은한 향(900㎖, LG생활건강), 페브리즈 깨끗한 무향(37㎖, 한국P&G)은 각각 6777원, 5374원에서 7430원, 5423원으로 올랐다. 위생백과 키친타월도 올랐다. 크린백(100매, 크린랩)은 2590원에서 2607원, 디럭스키친타올(540매, 유한킴벌리)은 7716원에서 8240원으로 조정됐다.

곽티슈와 두루마리화장지, 물티슈 가격도 들썩였다. 잘풀리는집 보습미용티슈(3개입, 미래생활)는 9199원에서 9545원으로, 크리넥스 디럭스(3개입, 유한킴벌리)는 7438원에서 7719원으로 올랐다. 크리넥스 데코 소프트3겹(24롤, 유한킴벌리)은 2만1075원에서 2만1282원으로 조정됐다. 물티슈 크리넥스 수앤수(캡형, 70매, 6개입, 유한킴벌리)는 1만1649원에서 1만2096원으로 올랐다.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 기사와는 상관없음./강진형 기자aymsdream@

◆제품 수요 폭증…많이 팔린 가공식품 중심으로 가격↑= 수요가 많았던 가공식품 가격도 들썩였다. 사재기 현상이 벌어졌던 라면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삼양라면(5개입, 삼양식품)은 3422원에서 3495원으로, 신라면(5개입, 농심)은 3630원에서 3660원으로, 진라면(순한맛, 5개입, 오뚜기)는 2972원에서 3012원으로 소폭 올랐다. 즉석밥 가격도 상승세다. 맛있는 오뚜기밥(210g, 3개입, 오뚜기)은 3798원에서 3997원으로, CJ 햇반 컵반 미역국밥(167g, CJ제일제당)은 2950원에서 3096원으로 올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많이 팔렸던 품목으로 꼽힌 시리얼도 올랐다. 스페셜K오리지널(480g, 농심켈로그)은 6566원에서 7183원으로, 켈로그 콘푸로스트(600g, 농심켈로그)는 5358원에서 5511원으로 조정됐다.

주부 강진희(29) 씨는 "코로나19로 수요가 많은 제품 가격이 오른 것은 그렇다 쳐도 왜 건전지와 부탄가스 등 가격이 올랐는지 모르겠고, 불안한 시국을 틈탄 얌체 상혼과 다름없다"면서 "물티슈와 비누, 바디워시, 즉석식품 등을 샀는데 10만원 훌쩍 넘어 허리가 휠 지경"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실제 판매하는 가격 기준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3월 들어 많은 품목의 가격이 오른 것은 사실이다"면서 "다만 인상 요인은 복합적"이라고 설명했다.

◆외식비 죄다 올랐다…칼국수 7천원·냉면 9천원=외식 메뉴 가격도 들썩인다. 서울 지역에서 소비자들이 즐겨 찾은 대표 외식품목 8개 가운데 7개 가격이 1년 사이에 올랐다.

참가격에 따르면 우선 지난해 12월 그릇당 평균 8962원이었던 냉면은 1월 9000원으로 올랐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8846원에서 1.7% 올랐다. 지난해 12월 7000원을 돌파했던 칼국수는 1월에도 소폭 올라 7077원이 됐다. 지난해 같은 달(6769원)에 비해서는 4.6%나 급증했다.

지난해 10월부터 5000원을 돌파했던 자장면 가격은 1월에 소폭 올라 5154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4808원보다 7.2%나 올라 가장 가파르게 상승한 품목으로 꼽혔다.

김밥 한 줄 가격도 2408원으로 1년 전 2369원에서 1.6%, 삼계탕은 1만4462원으로 전달과 비교해 가격 변동이 없지만 1년 전 1만4308원과 비교하면 1.1% 소폭 증가했다. 김치찌개 백반과 비빔밥은 각각 6462원, 8769원으로 1년 전 6269원, 8731원보다 3.1%, 0.4% 올랐다

삼겹살(200g)은 1만6701원으로 지난해 12월 1만6235원보다 올랐고 다만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1만6865원에서 0.9% 떨어졌다. 이는 돼지 사육량이 증가한 데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영향으로 삼겹살 가격이 내림세를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 같은 흐름이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다. 2월·3월 외식비 메뉴에는 코로나19 영향이 반영될 것으로 보여 계속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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