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염병 대통령' "독감사망 0.1%, 코로나가 10배 치명적"

정효식 2020. 3. 12.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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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파우치 국립 전염병연구소장
"신종 코로나 치사율 최소 독감 10배,
상황 더 악화할 것..다음 달이 고비"
또 200명↑ 감염 1258명, 사망 38명


"WHO 신종 코로나 치사율 3.4%→추정환자 포함시 1%"

미국의 신종 코로나 대응의 실질적 사령탑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이 11일 하원 정부감독위원회에 출석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올해 독감 사망자만 8000명"이라고 한 다음 날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이 "신종 코로나 치사율이 최소 10배는 높다"고 밝혔다. 파우치 소장은 1984년 레이건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뒤 36년간 에이즈(HIV)·에볼라 등 방역을 책임져 온 미국 최고의 전염병 전문가다.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 19) 백악관 태스크포스팀의 실질적 사령탑이기도 하다.

파우치 박사는 이날 하원 정부감독위원회에 출석해 미국 내 감염자가 1200명을 넘어선 데 "앞으로 더 많은 감염자가 발생하고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이라며 "신종 코로나는 계절성 독감보다 최소 10배는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은 치사율이 9~10%"라며 "신종 코로나는 분명 사스보다 치명적이지 않지만, 더 잘 확산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WHO는 신종 코로나 치사율을 2%에서 출발해 사망자가 늘자 지금은 3.4%로 올렸다"며 "감염은 됐지만, 진단을 받지 않은 추정 환자를 포함할 경우 최종적으론 1%에 근접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 치사율이 계절성 독감 치사율 0.1%보다 10배는 더 치명적이란 뜻"이라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 치사율은 현재 이탈리아가 6.6%로 가장 높고, 중국·이란 3.9%, 미국 3.0%, 스페인 2.4%, 프랑스 2.1%, 일본 1.6%, 한국 0.8%, 스위스 0.6%, 독일 0.2%로 국가별로 큰 차이가 난다. 한국처럼 대량 검사로 감염자를 찾아내면 치사율은 내려갈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최악의 상황은 아직 안 와…백신 몇달 내 못 나온다"

11일 미 하원 정부감독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하는 앤서니 파우치 전염병 연구소장.[AP=연합뉴스]

파우치 박사는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며 "얼마나 악화할지는 다른 나라에서 감염자 유입을 봉쇄하고, 역내 확산을 억제할 수 있느냐 두 가지에 달렸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반 감기 코로나바이러스나 독감은 3~5월 날씨가 따뜻해지면 잦아들지만, 신종 코로나도 그럴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상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다음 달이 고비냐는 질문에 "국가적으로 훨씬 더 심각해졌기 때문에 그렇다"며 "이제는 두세건밖에 없으니 괜찮다고 넘길 수 없게 됐다"고 했다. 백신이 수개월 내 시판될 수 있느냐에도 "아니다"라고 분명히 했다. 인체 안전성과 효능을 시험하는 임상시험에 1년~1년 6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파우치 박사의 경고는 트럼프 대통령이 계절성 독감 사망자와 비교해 신종 코로나 위험성이 낮다고 한 발언을 정면으로 부정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올해 독감 사망자는 8000명인데 신종 코로나 사망자 26명"이라고 했다. 지난 6일에도 "4~5주 전 매년 2만 7000명~7만명이 독감으로 죽는다는 말에 충격을 받기도 했다"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를 대유행병(팬데믹)으로 지정한 이날 미국 내 감염자는 1258명으로 늘었다. CNN 방송은 이날 오후 10시 현재 미국 내 감염자는 42개 주와 워싱턴DC에서 하루 200명 이상 늘어 최소 1258명이라고 집계했다. 사망자도 7명이 추가돼 38명이 됐다.

미국 최대 감염 지역인 워싱턴주 감염자는 전날대비 95명 늘어 373명, 사망자도 30명으로 늘었다. 신종 코로나 진앙인 맨해튼 동북부 교외 도시 뉴로셸을 봉쇄한 뉴욕주도 감염자가 216명으로 늘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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