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신종코로나' 사망 900명 돌파..베이징 등 '봉쇄식 관리' 착수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2020. 2. 1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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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제 연휴 끝나자 '단지내 외부인 출입금지' 등 조치.."날씨 풀리면 감염 확산 진정" 전망도
우한의 의료진.신화연합뉴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으로 인한 사망자가 900명을 넘어섰고, 누적 확진자 수가 4만 명을 돌파하는 등 맹위를 떨치고 있다.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가 끝나고 직장인들이 복귀하자 베이징시 등 주요 도시는 아파트 단지 등 거주지 이동을 철저히 통제하는 ‘봉쇄식 관리’에 들어갔다.

일각에선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외 다른 지역의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하는 데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예상보다 조기에 확산세가 꺾일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10일 0시 현재 전국 31개 성·시에서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가 4만171명, 사망자는 908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확진자는 하루 전보다 3062명, 사망자는 97명 각각 늘었다.

발병지 우한을 포함한 후베이성은 누적 확진자가 전날보다 2618명 늘어난 2만9631명에 달했고, 사망자는 91명 증가한 871명이었다. 중국 내 신종코로나 의심 환자는 2만3589명이다.

하지만 후베이성을 제외한 중국 내 신규 확진자는 지난 3일 890명을 기록한 이후 4일 731명, 6일 696명, 8일 509명, 9일 444명으로 6일째 감소세를 보였다.

중국 전체 일일 확진자 수도 3000명 안팎에서 정체를 보여 후베이성 봉쇄 등 중국 정부의 통제 조치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감염병 전문가인 이안 립킨 컬럼비아대 교수는 “봄이 오면 신종코로나 감염률에 극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기온이 상승하는 2월 말이면 확산세가 한풀 꺾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베이징의 아파트 단지 입구에 설치된 소독실.신경보캡처

춘제 연휴가 끝나자 수도 베이징을 비롯해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중국 1선 도시 4곳이 신종 코로나의 지역사회 전파를 막기 위해 수도 주거단지의 ‘봉쇄식 관리’에 들어갔다.

베이징시는 아파트 등 주거단지 거주민과 차량은 증명서가 있어야 진입할 수 있고, 외래 인원과 차량은 원칙적으로 단지 내에 출입할 수 없도록 했다.

단지에 들어오는 사람은 모두 마스크를 써야 하고 체온 측정도 응해야 한다. 택배와 음식 배달 서비스는 지정 구역에 배송하면 고객이 스스로 찾아가야 한다. 지역사회 전염이 발생하면 아파트 라인 출입구 등을 폐쇄하는 식의 조치를 할 수도 있다.

신종코로나 위험지역을 14알 이내에 방문한 사람은 자택에서 외출할 수 없다. 베이징의 많은 아파트 단지들은 이미 출입문을 하나만 남기고 폐쇄한 뒤 사람들의 체온을 측정해왔다.

광둥성 광저우와 선전은 지난 7일 모든 아파트 단지의 봉쇄식 관리 조치를 발표했다. 상하이도 대부분 지역을 준 봉쇄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또 인구 3100만명의 충칭시와 1560만명의 톈진시를 비롯해 광둥성, 장시성, 장쑤성, 랴오닝성, 안후이성 등도 비슷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후베이성 황강과 저장성 항저우, 원저우, 헤이룽장성 하얼빈 등은 이틀마다 가구당 1명씩만 외출해서 필요한 물품을 사도록 하는 ‘외출 금지령’도 내렸다. 허난성의 주마뎬은 5일마다 가구당 1차례 외출만 허용하고 있다.

중국 우한에서 문화센터를 개조해 만든 경증환자 수용 병원.신화연합뉴스

중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 확산 방치에 총력을 기울이면서도 핵심 산업의 가동 재개를 서두르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8일 공고를 통해 “국가 계획 및 민생과 직결된 산업이나 중대한 공정과 핵심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조속히 재가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관영 CCTV는 이날 “중국핵공업그룹 산하 400여개 생산형 기업이 조업을 재개했고 국가급 프로젝트도 다시 시작됐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닛산자동차 등 중국에 진출한 일본의 제조업체들이 후베이성을 제외한 중국 내 공장에서 10일 조업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다만 완전한 생산 재개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도요타자동차는 톈진과 청두 등 중국 4개 지역 완성자 공장의 조업 재개를 17일 이후로 정했다.

신종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중국에서 또다시 조류 인플루엔자(AI) 피해가 발생해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중국 농업농촌부판공실은 9일 쓰촨성 난충시 시충현의 한 농가에서 기르던 가금류에서 H5N6형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해당 농가에서 키우던 가금류 2497마리 가운데 1840마리가 폐사했다. 당국은 주변 가금류 2261마리도 살처분했다.

앞서 지난 1일 후베이성 남부에 위치한 후난성 사오시 솽칭구의 한 농장에서도 AI가 발생했다. 당시 보고된 AI는 쓰촨성 농가와 달리 H5N1형이었고, 지난달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는 4차례 H5N6형 AI가 발생하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20일 넘게 체온 변화 등 특별한 증상이 없는 무증상 신종 코로나 환자가 나와 주목된다. 관영 CCTV에 따르면, 쓰촨성 서훙시가 고향인 이모(35)씨는 우한에 거주하다 지난달 16일 가족과 함께 고향에 갔다가 지난 8일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고향에 뒤에도 여러 차례 체온 측정을 했으나 발열 등 증상이 없다가 지난 7일 첫 증상이 나타났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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