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쥐의 해, 서른일곱 맞은 LG 송은범의 활약 기대되네

양형석 2020. 1. 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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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건재 및 부활 노리는 1984년생과 잠재력 폭발 꿈꾸는 1996년생

[오마이뉴스 양형석 기자]

연도별 갑자와 띠를 따지는 한국에서는 12년에 한 번씩 자신의 띠와 일치하는 해가 돌아온다. 한국 나이로 13세, 25세, 37세, 49세, 61세, 73세, 85세가 되는 해다. 사실 12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별 거 아닌 1년이라고 무심하게 넘어가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띠와 일치하는 해가 돌아오면 더욱 의미 있는 1년을 보내기 위해 마음을 새롭게 다잡는다.

2020년 '하얀 쥐의 해'가 밝았다. 물론 2020년을 상상하고 제작된 애니메이션 <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 >와는 조금 다르지만 각 분야에서 많은 쥐띠들이 2020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기 위해 원대한 꿈을 꾸고 있다. 특히 스포츠에서는 1984년생과 1996년생 선수들이 쥐띠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물론 선수 생명이 긴 일부 종목에서는 1972년생 현역 선수도 종종 있고 2008년생 스포츠 꿈나무들도 훗날 프로 선수나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꿈꿀 것이다).

KBO리그에서도 많은 돼지띠 선수들이 있다. 물론 한국 나이로 37세가 된 1984년생 선수들은 이제 팀 내에서 노장으로 분류되고 이미 현역 생활을 마감한 선수들도 적지 않다. 25세가 된 1996년생 중에서도 아직 학창 시절에 보여준 잠재력을 완전히 폭발시키지 못한 선수가 더 많다. 하지만 쥐띠를 맞는 선수들은 저마다 격자년을 부활(혹은 건재)과 도약의 해로 만들기 위한 의지가 대단하다.

17년 전의 괴물신인 박경수-송은범, 이젠 '노익장' 발휘한다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송은범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19.8.4
ⓒ 연합뉴스
 
1984년생 쥐띠 선수들이 대거 프로에 입성한 200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투타 최대어로 꼽혔던 선수는 성남고의 천재 유격수 박경수(kt 위즈)와 동산고 에이스 송은범(LG트윈스)이었다(또 한 명의 최대어였던 광주일고의 김대우는 대학 진학을 선택했다). 프로 입단 당시만 해도 최대 이종범, 최소 박진만(삼성 라이온즈 작전코치)급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 속에 LG 유니폼을 입은 박경수는 잦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평범한 선수로 전락하고 말았다.

하지만 2015 시즌을 앞두고 4년 18억2000만 원에 kt로 신생팀 이적한 박경수는 kt에서 장타력을 부쩍 끌어 올리면서 4년 동안 82홈런 293타점을 터트렸다. 박경수가 군복무 기간을 포함해 LG에서 보낸 12년 동안 43홈런 246타점을 기록했음을 고려하면 kt 이적 후 그야말로 엄청난 발전을 이룬 셈이다. 박경수는 작년 시즌 타율 .247 10홈런 65타점으로 주춤했지만 여전히 kt 타선과 내야에서는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선수다.

SK 시절 리그 최고의 스윙맨으로 명성을 떨치던 송은범은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를 거쳐 LG 유니폼을 입기까지 꽤나 파란만장한 선수 생활을 보냈다. 2013년 KIA로 트레이드된 후 2년 연속 7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부진했던 송은범은 2015 시즌을 앞두고 4년 34억 원에 한화와 FA 계약을 체결한 후에도 3년 동안 4승 24패에 머물며 SK 시절의 위력을 전혀 되찾지 못했다.

하지만 2018년 투심 패스트볼을 장착한 송은범은 그 해 68경기에서 7승 4패 1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하며 특급 불펜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작년 7월 신정락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LG로 팀을 옮긴 송은범은 이적 후 26경기에서 2승 3패 5홀드를 기록하며 LG의 가을야구 진출에 기여했고 시즌 후 2년 10억 원의 두 번째 FA 계약을 따냈다. 송은범은 최소 2021년까지 LG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서 '노장의 힘'을 보여줄 예정이다.

송은범이 프로 입단 후 4개의 유니폼을 수집한 것에 비해 2003년 한화의 1차 지명 선수 안영명은 2010년 KIA로 잠시 '단기 유학'을 다녀온 것을 제외하면 꾸준히 한화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하고 있다. 2009년과 2015년에는 선발 투수로 두 자리 승수를 따내기도 했던 안영명은 2018년부터 전문 불펜 투수로 나서며 한화의 필승조로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4년 연속 10승 노리는 최원태와 마법사들의 에이스로 성장한 배제성
 
  2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인천 SK 와이번스와 서울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1회말 키움 선발투수 최원태가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25세가 되는 젊은 쥐띠 선수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한 선수는 단연 키움 히어로즈의 토종 에이스 최원태다. 1997년 1월생이지만 음력으로는 1996년 11월에 태어난 '쥐띠스타' 최원태는 서울고 시절부터 황금사자기와 대통령배 우승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최대어로 주목 받았다. 최원태는 프로 첫 시즌 어깨 통증으로 한 번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지만 2017년부터 10승 투수로 성장해 작년까지 3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올리고 있다.

가장 고무적인 사실은 2017년 4.46이었던 평균자책점을 2018년 3.95에 이어 작년엔 3.38까지 낮췄다는 점이다. 작년 리그에서 두 자리 승수와 3.50이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토종 우완 투수는 최원태가 유일했다. 물론 가을야구 3경기에서 7이닝 12실점을 기록했을 만큼 '큰 경기 울렁증'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단점은 있지만 최원태는 분명 두산의 이영하와 함께 한국야구의 미래를 이끌어 갈 우완 원투펀치인 것은 분명하다.

최원태가 고교 시절부터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성장한 경우라면 성남고 시절 공식대회 등판이 9이닝이 채 되지 않았던 배제성은 그야말로 '대기만성'의 모범을 보인 경우라 할 수 있다. 배제성은 2017년 4월 kt와 롯데의 트레이드를 통해 kt 유니폼을 입게 됐을 때도 함께 kt로 이적한 내야수 오태곤의 '옵션' 정도로 밖에 인정 받지 못했다. 하지만 배제성은 팀을 옮긴 지 2년 만에 자신을 향한 야구 팬들의 평가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이적 후 2년 동안 1군에서 24경기 동안 36이닝을 던지는데 그쳤던 배제성은 작년 5월 말부터 kt의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해 10승 10패 ERA 3.76의 뛰어난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배제성은 2015년부터 1군 경기에 참가한 kt가 5년 만에 배출한 최초의 토종 10승 투수가 됐다. 작년 시즌이 시작될 때만 해도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것에 만족했던 배제성이 2020년에는 당당히 kt의 토종 에이스로 시즌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밖에 작년 시즌 kt의 마무리와 좌완 셋업맨을 오가며 8세이브 11홀드를 기록했던 정성곤과 내년 시즌 김태훈과 함께 SK의 불펜을 이끌 좌완 파이어볼러 김택형도 1996년에 태어난 쥐띠선수들이다.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던지는 사이드암 투수 엄상백은 끝내 1군에서 잠재력을 폭발시키지 못한 채 올해부터 2년 간 상무 야구단에서 병역 의무를 이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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