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 '수포자' 될라"..중학 수학 '후행학습'‧연산교재 뜬다
전민희 2019. 12. 17. 05:01
고민 끝에 김씨는 이번 겨울방학에 학원을 그만두고 집에서 공부시킬 계획을 세웠다. 초등학교와 중1에서 배운 내용 중 부족한 부분이 뭔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특히 풀이 과정에서 계산 실수를 줄일 수 있게 연산 능력을 키우려 한다. 김씨는 “고교 때 문과를 선택하더라도 수학을 포기하면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에 진학하기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이번이 수학의 기초를 튼튼히 할 마지막 기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중학교의 후행학습은 주로 연산 위주다. 덧셈‧뺄셈‧곱셈‧나눗셈처럼 수나 식을 일정한 규칙에 따라 계산하는 방법을 모르면 새로 배운 개념을 알아도 문제 풀이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고교 때 학업성취도가 낮은 학생이 ‘수와 연산’ ‘문자와 식’을 어려워한다는 연구 결과도 이어진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달 발표한 ‘2010-2014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나타난 고등학생의 수학 학업 특성 분석’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우수한 학생의 99.3%는 수와 연산 관련 문항에서 정답을 찾았지만, 기초학력수준 학생들의 정답률은 28.8%에 그쳤다. 연산에 대한 이해도가 고교 때 수학 실력을 판가름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수포자’가 늘고 연산의 중요성이 커지자 참고서 시장의 지형도 바뀌고 있다. 대부분 출판사에서 초등학생 대상으로 출간했던 연산 교재를 중학생 대상으로 확대했다.
강남 교보문고는 지난달 말 참고서 진열대에서 중학생 연산교재 코너를 따로 마련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최근 교재의 종류가 다양해졌고, 해당 교재를 찾는 고객의 문의도 늘었다”며 “학생·학부모가 좀 더 수월하게 교재를 찾을 수 있게 배치를 바꿨다”고 설명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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