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났다'.. 동탄더샵레이크에듀타운, 국내 최초 라돈안심공간 '인증'

화성=강희청 기자 2019. 12. 1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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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아요. 어린이집과 노인정, 헬스클럽 등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아파트 공용공간과 일부 샘플세대가 라돈안심공간으로 인증됐다는 소식을 듣고 눈물이 나더라고요”
‘라돈 아파트’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처음으로 라돈안심공간인증을 받은 아파트가 나타났다.

지난 14일 오전 10시쯤 경기도 화성시 동탄더샵레이크에듀타운 정문 근처 광장에는 아파트 주민 500여명이 임시무대 앞으로 모여들었다. 추운 날씨지만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나온 가족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의 눈길이 쏠린 무대에는 ‘제1호 라돈안심공간 인증식’이라는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라돈은 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로 흡연 다음으로 암을 가장 많이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4월 입주를 시작한 이 아파트 주민들이 라돈의 심각성을 처음 인식하게 된 것은 지난해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입주하기 7개월 전부터 ‘입주민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라돈이 건축자재에서도 많이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이 정보를 공유했다. 주민들이 연세대 라돈안전센터 등의 자문을 구해 측정한 결과 현관과 욕실에 깔린 화강석 마감재에서 환경부의 당시 권고치인 200베크렐(Bq/㎥)를 훨씬 초과하는 라돈이 검출됐다.

주민들은 화성시와 지역구 국회의원 등의 중재로 시행사로부터 라돈 검출 자재를 교체하는 보상을 받아냈다.

그러나 주민들의 라돈 불안은 가시지 않았다. 송도와 세종시 등 라돈이 검출되는 아파트가 전국에서 속출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자신들의 노력으로 라돈저감 아파트를 만들었다고 자부했지만 객관적인 검증을 받고 싶었다. 그러나 공신력있는 기관 중 선뜻 라돈인증 요청을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주민들은 마침 라돈안전진단 전문가 양성을 운영하고 있던 국민일보에 라돈진단을 의뢰했다.

국민일보는 라돈프로텍 등의 자문을 받아 라돈인증 기준을 100베크렐로 정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고 있는 기준치로 지난 7월부터 강화된 한국 환경부의 기준(148베크렐)보다 높은 수준이다.

측정 기준은 좌식생활을 하는 한국식 주거환경의 특성을 감안해 WHO 방식과 다르게 설계됐고, 측정 지점 수도 늘렸다.

이후 국민일보는 라돈안전진단사 자격증을 가진 측정 전문가들을 투입해 정밀진단을 실시했다.

국민일보는 입주자대표회의(입대의)의 요구대로 지하주차장과 어린이집, 헬스클럽, 맘스카페, 샤워실 등 공용공간에 대한 라돈측정에 착수했다.

1차 조사 결과 대부분의 공간에서는 기준치를 충족했다. 그러나 일부 공간에서는 측정대상의 평균치를 웃도는 라돈이 검출됐다. 이에 주민들은 라돈프로텍의 조언을 받아들여 환기시스템을 강화한 뒤 재축정을 실시했다. 그 결과 모든 공용공간이 인증기준을 통과했다.

변재운 국민일보 사장은 인증식에서 “라돈실태를 정확히 알면 올바른 대처방법도 찾을 수 있다”며 “정부와 국회는 국민들의 라돈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기준 마련과 법제화를 서둘러달라”고 제안했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축사를 통해 “라돈침대 문제가 불거졌을 때만 해도 라돈문제가 아파트로까지 확대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동탄더샵레이크에듀타운 주민들이 생활공간을 위협하는 라돈의 관리강화 필요성을 일깨워 줬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중국에서 수입되는 대리석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생산되는 건축자재까지 라돈 측정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국회 차원에서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다.

서철모 화성시장은 “라돈아파트를 해결하지 못하면 친환경 도시를 건설할 수 없다”며 “라돈 불안감에서 벗어나 어린아이들도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주거공간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영근 입대의 회장은 “입주민들이 한 마음이 되지 못했다면 이루지 못했을 성과”라며 주민들에게 공을 돌렸다. 김 회장은 “그러나 1538세대 중 미입주 세대를 포함한 모든 세대주들의 동의를 구하기가 어려워 공용공간부터 먼저 진단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인증식에서는 자발적으로 라돈진단을 요청해 기준을 통과한 대표 세대들에 대해서도 라돈안심공간 인증서가 수여됐다.

박정규 라돈프로텍 공동대표는 “아파트를 설계하는 단계에서부터 라돈차단공법을 적용하면 라돈저감효과가 크고 비용도 적게 든다”며 “창문을 자주 열거나 환기장치만 잘 가동시켜도 라돈 수치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화성=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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