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재 핸드폰사진관] 12월의 은행잎
권혁재 2019. 12. 1. 23:12
어찌 이리도 시간이 빨리 흐를까요.
그런데 올해 은행잎의 시간은 유독 더디 가는 듯합니다.
12월인데도 노란 잎을 그득 매단 나무가 숱합니다.
겨울 속 저 홀로 가을 풍경입니다.
날씨 마저 차니 속절없이 은행잎이 지기도 합니다.
오색 파라솔 위에 툭 툭 한 잎씩 떨어집니다.
세상이 무채색으로 물들어갈수록
은행잎은 샛노랗게 물들어갑니다.
더 샛노랗습니다.
12월의 노랑이라 더 도드라집니다.
샛노란 나무가 한두 그루가 아닙니다.
남대문, 서소문, 약수동, 압구정동 등의 도심에서도 샛노란 나무가 숱했습니다.
노란 그들, 여태 가을인가 봅니다.
그래서 휴대폰을 흔들며 사진을 찍어 보았습니다.
나무, 자전거, 길바닥, 화단의 은행잎들이 빙글빙글 찍혔습니다.
‘은행잎 요지경’ 입니다.
휴대폰 카메라를 흔들며 사진 찍는 법은 이렇습니다.
우선 설정에서 흔들림 보정 혹은 흔들림 방지 기능을 해제하십시오.
가급적 어두운 피사체를 찾습니다.
촬영 모드를 전문가 모드로 설정합니다.
ISO를 50으로 맞춥니다.
셔터스피드를 조절하여 적당한 노출이 되게끔 합니다.
양손으로 휴대폰 귀퉁이를 잡습니다.
찍을 대상과 휴대폰이 수평이 되게끔 합니다.
엄지로 셔터를 누릅니다.
(연속촬영 모드가 해제되어 있어야 합니다.
휴대폰 셔터는 손가락을 뗀 후에 비로소 사진이 찍힙니다.
손가락을 떼는 게 익숙지 않으면 음성촬영 모드로 촬영해도 됩니다.)
그 상태로 휴대폰을
위, 아래 45도 정도 수평 회전시킵니다.
수평 회전을 하면서 셔터 누른 손가락을 뗍니다.
이러면 빙글빙글 도는 요지경 사진이 액정에 담기게 됩니다.
대상과 셔터스피드, 흔드는 속도에 따라
천양지차의 결과가 나옵니다.
놀이 삼아, 재미 삼아 요지경 세상을 찍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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