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해결점 보이지 않아" 홍콩 거주 학자가 밝힌 홍콩의 '현재'
15일 서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홍지연 홍콩과학기술대 사회과학부 교수의 말이다.
‘홍콩의 반송법 시위-현장에서의 다양한 관점’을 주제로 열린 포럼의 발표자로 나선 홍 교수는 “홍콩 시민들 사이에서도, 그리고 홍콩인과 중국 본토인 사이에서도 시위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 나뉘어져 있다”며 “시위대의 시위 방식과 경찰의 대응 방식이 모두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어 단기적인 예측은 물론 장기적으로 진단하는 것도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홍콩인, '제도권 정치, 희망 없다' 깨달아"
하지만 이번 시위는 ‘평화롭지만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한’ 우산혁명을 반면교사라도 삼은 듯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산발적 집회가 이어지고 있으며, 홍콩 경찰과 정부의 강한 제재에도 오히려 더 결집하고 확산하는 모양새다. 홍콩 경찰들과 친중파로 여겨지는 용역들의 시위대 폭행은 그 강도가 점점 더 세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80일이 넘는 기간 동안 홍콩 민주화 시위가 지속될 수 있는 동력 중 하나로 홍 교수는 “제도권 정치에서 희망이 없다는 것을 홍콩인들이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산혁명 이후 제도권 정치 안에서 변화를 만들어보려 했던 젊은 정치인들은 2016~2017년 반중 발언을 했다는 이유 같은 것 때문에 결국 모두 의원 자격을 박탈당했다. 홍 교수는 “정부가 홍콩 자치가 아닌 ‘중국 대변인’으로 전락했다는 인식이 홍콩 사람들에게 생겼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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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홍콩 시위 배후로 '서방 국가' 꼽아"
반면 중국인들이 홍콩 시위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홍콩이 ‘민주화’가 아닌 ‘중국 분열’을 위해 시위를 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일부 홍콩 시위대가 ‘중국에 대적할 만한 국가는 미국 뿐’이라는 생각으로 성조기를 들고 나왔는데, 이를 두고 중국 정부와 언론들은 홍콩 시위의 배후에 서방 국가들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 교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서구의 개입이 홍콩 사태의 원인이라는 주장이 중국의 주요 언론에 더 자주 보도되고 있는데, 시위가 지속된다면 향후 중국의 외교 방향이 ‘매파(hawks)’로 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매파란 외교정책에서 ‘강경론자’를 뜻하는 표현으로, 온건파나 평화주의자를 일컫는 ‘비둘기파(Doves)’의 반대말이다.
"'중국=야만' 비난만 하면 문제 해결 안 돼"
하지만 장 교수는 “홍콩 사태에 대해 마냥 중국만 비난하는 것도 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안이한 답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중국은 야만’이라며 비난만 하면 서로 도저히 대화를 할 수가 없는데, 다음 걸음을 내딛기 위해서는 ‘이제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토론하고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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