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칼럼] 4차 산업혁명 성공 요건 최적 '디지털 템포(drumbeat)' 찾아라

2019. 11. 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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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시대, TV가 5000만대 보급되는 데 약 13년이 소요됐다. 반면 디지털 시대 페이스북이 5000만명 가입자를 확보하는 데 1년, 유튜브에서 BTS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뮤직비디오가 1억뷰를 달성하기까지는 단 37시간이 걸렸다. 디지털은 ‘속도(speed)’, 그리고 기존 아날로그 시대가 가졌던 수요와 공급의 제약 ‘와해(disruption)’라는 두 가지 특성을 갖는다.

‘디지털 속도로 변화하라’는 조언이 넘쳐난다. 최고경영진은 디지털 시대에 우리 회사가 뒤처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기만 하다. 기업을 운영하고 개혁하는 속도가 과연 얼마나 빨라야 성공할 수 있을까. 아직도 많은 기업이 1년에 한 번 연간 경영 계획을 수립하고 성과평가를 한다. 대규모 전략은 통상 3~5년 단위로 수립한다. 과연 이것이 디지털 시대에 맞는 경영 속도일까.

최근 맥킨지가 전 세계 경영진 15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글로벌 디지털 선도 기업들은 일반 기업에 비해 4배 빠르고 2배 더 강력한 ‘디지털 템포(drumbeat)’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 맥박에 해당하는 조직의 일상적인 학습·참여·공유 등의 업무 템포부터 빠르다. 새로운 디지털 기술과 기능을 이해시키는 교육 횟수는 분기별에서 월별로 빨라진다. 고객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마케팅에 활용하는 주기도 다르다. 다수의 일반 기업이 월간인 반면, 디지털 리더의 거의 절반(44%)은 매주 혹은 더 짧게 한다.

디지털 선도 기업은 조직 성과를 리뷰하고, 향후 나아갈 방향을 수정, 재조정(realignment)하는 전략적 행동에서도 빠르게 움직인다. 통상 분기별 진행하던 ‘결과 공유’는 월별 또는 매주 이뤄진다. 성공 사례뿐 아니라 실패 사례도 공유하도록 적극 장려한다. 일반 기업 대비 매주 이렇게 사례를 공유할 확률이 5배 더 높다.

인재 재배치도 일반 회사는 연간 순환 제도를 통해 1년 이상 기다려야 하지만 선도 회사는 디지털 인재를 5배 이상 빠르게, 즉 분기별 또는 더 짧은 주기로 신속하게 재배치한다. 네덜란드 금융그룹인 ING는 기민한(agile) 조직으로 전환했다. 1년에 4번 고객 관련 소프트웨어·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던 주기를 한 달에 2만개 소규모 서비스와 제품을 출시하는 것으로 바꿔 디지털 리더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디지털 선도 기업들은 M&A와 자본 지출 등 대규모 경영 전략도 2배 더 강력하게 추진한다. 일반 기업은 연간 매출 9%를 m&a 비용에 지출한다. 반면 디지털 리더들은 매출의 27%, 즉 3배 더 많이 투자한다. 특히, M&A 중 디지털 역량 비중이 일반 기업 1.5배에 달한다. 또한 디지털 리더는 디지털 전환을 위해 자본 지출의 9%를 할당하지만 경쟁자는 절반 수준인 4.5%에 그친다. 이같이 빠르고 강력한 디지털 템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우선 경영진은 디지털 기술과 수단이 가진 전략적 의미를 실시간으로 학습하고 파악해야 한다. 많은 기업이 부서 간 장벽(silo)과 독립적인 조직 운영 때문에 제품 개발-마케팅-채널-판매로 이어지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통찰력으로 바꾸는 데 실패했다.

민첩한 디지털 인재 배치와 유연한 자원 배분도 요구된다. 1년에 한 번 배분 현황을 살피고 각 부서장에게 한정된 범위에서만 재배분을 보장하는 방식으로는 디지털 환경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 조직문화를 바꾸는 것은 결국 리더 몫이다.

기업 리더가 어떻게 비용을 절감하고 새롭고 향상된 고객 여정을 만들었는지 정확히 인식할 때, 더 크게 베팅하고 더 신속하게 인력과 자원을 재배분할 수 있다.

[임정수 맥킨지 한국사무소 파트너]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32호 (2019.11.06~2019.11.1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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