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 '불의 고리'된 분양가 상한제..서울 아파트값 1년來 최고

박상길 2019. 11. 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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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서울 집값 안정은커녕 집값을 더 올리는 '불의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재시행을 공론화한것도 모자라 고강도 실거래가 및 중개업소 합동조사까지 총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집값은 오히려 1년여 만에 최대치로 치솟았다.

지난달 말 상한제 개정안이 본격 시행되고 국토교통부가 6일 분양가 상한제 대상 지역을 선정할 예정이지만 아직 통계상 안정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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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열린 국토교통위 전체회의에서 회의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서울 집값 안정은커녕 집값을 더 올리는 '불의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재시행을 공론화한것도 모자라 고강도 실거래가 및 중개업소 합동조사까지 총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집값은 오히려 1년여 만에 최대치로 치솟았다. 분양가상한제 첫 적용이 유력한 강남 아파트값은 올해 연초보다 가격이 더 가파르게 올랐다.

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값은 9월 대비 0.60% 상승했다. 7월 이후 4개월째 상승한 것이면서 월간 단위로는 9·13대책이 발표된 작년 9월(1.84%) 이후 1년여만에 최대 상승이다.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 장세 속 상한제 시행으로 신축 아파트 희소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일부 '유튜브 전문가'들의 불안 심리 조장이 시장에 먹혀들면서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는 중소형 아파트 거래가격이 3.3㎡당 1억원을 넘어섰다. 일부 한강 조망이 좋고 인기가 높은 주택형에 한정된 수치지만 최근 새 아파트 선호도가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보여준다.

상한제 시행의 직접적인 타깃이 될 재건축 단지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12% 올랐다. 일반아파트값이 0.07% 오른 것과 비교해 되레 오름폭이 확대됐다.

지난달 말 상한제 개정안이 본격 시행되고 국토교통부가 6일 분양가 상한제 대상 지역을 선정할 예정이지만 아직 통계상 안정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는 지난 7월 17억∼17억5000만원에 팔렸던 것들이 지난달 19억6000만원에 거래되며 석 달 새 2억원 이상 올랐다. 이 아파트의 전용 84㎡도 7월 19억4000만∼20억원 선에 거래됐으나, 최근 거래가가 22억50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 선포에 따른 역풍도 예상보다 덜했다. 부동산114 통계에서 상한제 시행 예고 이후 재건축 아파트값이 하락한 것은 8월 23일과 30일 딱 2주 뿐이다.

지난달부터 시행된 정부의 합동 단속도 집값 안정에 가시적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지난달 정부 합동 현장단속의 첫 타깃이었던 마포구 일대 래미안푸르지오(마래푸) 전용 84.89㎡는 지난달 말 15억5000만원에 팔렸다. 9월 초 국토부 실거래가시스템에 올라온 14억3000만원과 비교하면 불과 한달 새 1억2000만원이 뛰었다.

용산구 일대는 '한남3구역' 재개발 과열 수주전까지 겹치며 호가가 강세다. 용산 한강로 벽산메가트리움 전용 84.97㎡는 지난달 초 11억5000만원에 계약된 이후 지난달 말 3000만원이 더 오른 11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분양가상한제가 동(洞)별 핀셋 규제이기 때문에 상한제에서 벗어난 곳에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상한제에서 벗어난 지역들의 풍선 효과로 서울 집값 상승세가 지속할 경우, 결국 정부가 추가 대책 카드를 꺼내 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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