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추워지는데 연탄기부 찬바람"..12장이면 어르신 3일 따뜻
올해 첫 재개식 지난 17일 원주 학성동서 진행
18일엔 속초, 19일엔 서울 연탄은행 재개식 열어
“연탄 사용 세대는 대부분 저소득층이라 추워지면 도움이 절실한데 연탄기부가 줄어드는 추세라 걱정입니다.”
지난 17일 강원도 원주시 학성동에서 밥상연탄나눔 재개식을 연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이하 연탄은행) 대표 허기복(62) 목사가 한 말이다. 허 목사는 “날씨가 추워졌으니 이제 연탄 지원을 시작한다”며 “우리를 기다리는 에너지 빈곤층이 많다”고 말했다.
재개식이 끝난 뒤 구도심인 학성동 일대에서는 올해 첫 연탄 나눔 봉사활동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엔 남원주중, 반곡중, 대성고 등 원주지역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과 직장인 등 8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저소득층 5가구에 연탄 2000장을 배달했다. 자원봉사자 이연수(25·여))씨는 “지금도 연탄을 사용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며 “앞으로 더 많은 분이 함께해 추운 겨울 소외되는 이웃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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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 가격 동결 청와대 32일간 1인 릴레이 시위
연탄은행은 최근 3년간 연탄 가격이 매년 오르면서 에너지 빈곤층의 난방비 부담이 커지자 연탄은행전국협의회와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지난 1월 31일까지 32일간 청와대 앞에서 가격 동결을 위한 1인 릴레이 시위를 했다. 이와 함께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 동안 전국 17개 시·도를 직접 돌며 전국 연탄사용가구를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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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연탄 사용 가구 5만~7만 가구로 줄어
연탄은행 측은 추세를 고려할 때 연탄사용가구가 내년에는 8만 가구, 2025년 이후에는 5만∼7만 가구 미만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2006년에 27만 가구에 달하던 연탄사용 가정은 매년 감소 추세를 보이며 2017년에 절반 이하인 13만 가구까지 줄었다. 연탄은행 관계자는 “연탄사용가구가 큰 폭으로 줄면 정부보조금이나 생산단가대비 낮은 판매가 문제는 자연적으로 해소될 것”이라며 “연탄은 서민 연료인 만큼 연탄 가격 인상으로 모든 것을 해소하려는 정책을 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20일 최근 3년간 매년 인상해 온 국내산 석탄과 연탄 가격을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정부 고시 가격이 석탄(4급 기준)은 t당 18만6540원, 연탄(공장도가격 기준)은 1장당 639원으로 지난해와 같다. 앞서 2015∼2018년 석탄 가격은 약 14만8000원에서 18만6540원, 연탄 가격은 374원에서 639원으로 각각 26.1%와 70.9% 올랐다.
허 목사는 “아직 지역별로 많은 곳이 2~3만장이라 기부하는 사람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소액기부 운동(3일을 따뜻하게)을 하고 있다”며 “연탄 한장이 평균 800원이니 1만원으로 연탄 12장을 살 수 있다. 하루에 4장 정도 필요하니 1만원이면 어르신들이 3일은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고 말했다.
원주=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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